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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불행(多倖不幸)
요행이 많은 것은 불행하다는 뜻으로, 나라에 훌륭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多 : 많을 다(夕/3)
倖 : 요행 행(亻/8)
不 : 아닐 불(一/3)
幸 : 다행 행(干/5)
출전 : 춘추좌전(春秋左氏傳) 선공 16년(宣公十六年)
춘추좌전(春秋左氏傳) 선공 16년(宣公十六年) 봄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十六年春, 晉士會帥, 師滅赤狄甲氏, 及留吁鐸辰.
노(魯)나라 선공(宣公) 16년 봄에, 진(晉)나라의 사회(會帥)는, 군대를 거느리고 적적(赤狄; 오랑캐)의 별종인 갑씨(甲氏)와 유우(留吁) 그리고 탁진(鐸辰)을 멸망시켰다.
三月, 獻狄俘. 晉侯請于王.
3월에, 적(狄)의 포로를 주(周)나라에 바쳤다. 진후(晉侯)는 주(周)나라 정왕(于王)에게 사회를 진나라의 경에 임명해 주기를 청하였다.
戊申, 以黻冕命士會將中軍, 且為大傅.
그래서 무신일에, 불면을 입게 하여 사회를 중군의 대장으로 명하고, 또 태부를 겸하게 하였다.
於是晉國之盜, 逃奔于秦.
이에 진나라의 도적들은, 사회를 두려워하여 진나라로 달아나 버렸다.
羊舌職曰 : 吾聞之, 禹稱善人, 不善人遠, 此之謂也. 夫詩曰;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冰, 善人在上也. 善人在上, 則國無幸民. 諺曰; 民之多幸, 國之不幸也. 是無善人之謂也.
양설직은 이에 대하여, "내가 들은 바로는 '우임금이 훌륭한 사람을 등용하자 악인은 스스로 멀리 떠나 버렸다'고 하는데 그것은 이러한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시경(詩經)에 '조심하고 조심하여 깊은 연못을 내려다보듯 살얼음을 밟듯 하여라'라고 한 것은 훌륭한 사람이 위에 있기 때문에 아랫사람들은 두려워하며 조심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위에 있으면 그 나라에는 요행을 바라는 백성들이 없게 된다. 속담에 '백성들에게 요행심이 많은 것은 나라의 불행'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훌륭한 사람이 정치를 말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라고 하였다.
참고로 이어지는 기록이다.
夏成周宣榭火, 人火之也. 凡火, 人火曰火, 天火曰災.
여름에 성주의 연무당에 화재가 일어난 것은, 사람이 화제를 낸 것이다. 대체로 화재는, 사람이 불을 낸 것을 화(火)라고 하고, 자연히 불이 나는 것은 재(災)라고 하는 것이다.
秋郯伯姬來歸, 出也. 為毛召之難, 故王室復亂. 王孫蘇奔晉, 晉人復之.
가을에 담나라로 시집간 백희가 노나라에 돌아왔다고 한 것은 쫓겨난 것이다. 모씨와 소씨의 난 때문에 왕실은 다시 어지러웠다. 왕손소는 두려워하여 진나라로 달아났지만 진나라 사람들은 그를 주나라에 보내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였다.
冬晉侯使士會平王室. 定王享之.
겨울에 진후는 사뢰에게 명하여 왕실을 평정하게 하였다. 진왕은 그에게 연희를 베풀어 대접하였다.
原襄公相禮, 殽烝.
그때 주나라의 대부인 원이 양공의 향례 접대를 맡았는데 뼈가 붙은 채로 자른 돼지고기를 담아서 내놓았다.
武子私問其故, 王聞之, 召武子曰; 季氏, 而弗聞乎. 王享有體薦, 晏有折俎, 公當享, 卿當宴, 王室之禮也.
계무자는 가만히 그 까닭을 물었으나 정왕은 그 말을 듣고 무자를 불러서 "계씨는 듣지 못했는가. 왕은 향례에는 커다랗게 자른 돼지고기를 권하고 연례에는 먹기 쉽도록 잘 게 자른 고기를 담아서 내어놓는데 제후에게는 향예를 쓰고 경에 대해서는 연례를 써서 대접하는 것이 왕실의 예법이다."라고 하였다.
武子歸而講求典禮, 以脩晉國之法.
무자는 돌아와서 의식의 예법을 연구하고 조사하여, 진나라의 예법을 정리하였다.
▣ 다행불행(多倖不幸)
위백규(魏伯珪)가 1796년에 올린 '만언봉사(萬言封事)'를 읽는데 자꾸 지금이 겹쳐 보인다.
백성의 뜻이 안정되지 않음이 오늘날보다 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등급이 무너지고 품은 뜻은 들떠 제멋대로입니다. 망령되이 넘치는 것을 바라고, 흩어져 음일(淫溢)함이 가득합니다. 사양하는 마음은 찾아볼 수가 없고, 겸손한 뜻은 자취도 없습니다.
조정에 덕으로 겸양하는 풍조가 없고 보니 관리들은 모두 손을 놓고 있고, 마을에 스스로를 낮추는 풍속이 없는지라 위의 명령을 모두 거스릅니다. 본분을 어기고 윗사람을 범하여 불의가 풍속을 이루고, 함부로 나아가면서 욕심이 끝도 없어 염치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예의염치의 네 바탕이 사라지면 크고 작은 일이 엉망이 되어 마치 썩고 망가진 그물처럼 됩니다. 사람이 저마다 자신만을 위한다면 그 마음이 억만이 되어, 온 나라 사람이 모두 행민(倖民)이 되고, 온 나라 재물은 전부 뇌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위로는 조정 백관부터 아래로 마을 이장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사람도 공정한 방법으로 얻는 자가 없고, 크게는 군대와 세금과 형법부터 작게는 송사와 심문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도 공도(公道)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소의 관원들은 편안하게 놀면서 예삿일로 봅니다.
서두를 읽다 말고 간담이 서늘해진다. 글 속의 행민(倖民)은 요행을 바라고 살아가는 백성을 가리킨다. 춘추좌씨전의 풀이에 '훌륭한 사람이 윗자리에 있으면 나라에 요행을 바라는 백성이 없고, 상을 주는 것이 어긋나지 않고, 형벌을 시행함에 넘치지 않는다'고 했다. 속담에서 '백성에게 요행이 많은 것은 나라의 불행이다(民之多倖 國之不幸也)'라 한 것도 같은 뜻이다.
김장생(金長生)은 가져서는 안 될 것을 얻은 자가 행민이니, 일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백성을 뜻한다고 풀이한 바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니 요행을 꿈꾼다. 정도(正道)가 행해지지 않아 꼼수가 횡행한다. 예의도 없고 염치도 모른다. 로또에 인생을 걸고, 수단을 부려 얻는 것을 능력으로 안다. 원칙이 사라진 세상 풍경이다. 요행이 많으면 국가가 불행하다.
●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자(字)는 자화(子華), 호(號)는 존재(存齋), 계항(桂巷)이다. 영이재 위문덕(魏文德) 선생과 평해 오씨(吳氏) 사이에서 오자(五子)중, 장자(長子)로 태어났다. 1751년부터 병계 윤봉구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천문(天文), 지리, 율력(律曆), 복서(卜筮), 산수 등에 통달하고 특히 역(易)에 정통하였다.
정조(正祖)때 公이 68세 되던 해 호남 위유사(慰諭使)로 내려온 서영보(徐榮輔, 달성人의 천거로 사용(司勇)에 제수된 후 선공감부봉사(繕工監副奉事)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나아가지 않았다. 명(命)이 거듭되어 입궐하여 정조대왕에게 만언봉사(萬言封事)를 올리고 옥과현감(玉果縣監)에 제수되어 1796년 3월~1797년 윤 6월간 1년4개월 재임하면서 선정을 베풀었다. 그 후 장원서별제(掌苑署別堤)와 경기전령(慶基殿令) 등에 임명되었으나, 노병(老病)으로 취임하지 못하고 72세로 종(終)하였다.
학통은 이이(李珥), 김장생(金長生), 송시열(宋時烈), 권상하(權尙夏), 윤봉구(尹鳳九), 위백규(魏伯珪), 홍직필(洪直弼)로 이어지는 노론계이나, 향촌생활을 통하여 형성된 강한 현실 비판 의식이 저술에 나타나고 있어 학문적 성격은 경세적 실학의 색채가 짙은 호남의 대표적 실학자이다. 정현신보(政絃新報) 등 9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 만언봉사(萬言封事)
만언봉사는 1796년(정조 20) 존재 위백규 선생이 정조대왕에게 올린 것으로, 입성지명성학(立聖志明聖學), 간보필거현능(簡輔弼擧賢能), 여염치진기강(勵廉恥振紀綱), 정사습억분경(正士習抑奔競), 율탐장금사치(律貪贓禁奢侈), 유구장혁폐정(由舊章革弊政) 등 6개 항목으로 나누어 논하였다.
성학(聖學)을 밝힘으로써 사도(邪道)를 물리치는 것을 근본 사상으로 하여 폐정을 광정(匡正)하고 정치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으로, 저자의 경세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대황사간봉사(代黃司諫封事)는 학교, 문체(文體), 용인(用人), 군현, 노비, 무선(武選), 관직 등의 폐단을 들어 시정을 확립할 것을 주장한 내용의 상소문(上疏文)이다.
● 정조대왕(正祖大王)이 위백규(魏伯珪) 만언봉사(萬言封事)에 ⒧비답(批答)
만언봉사(萬言封事)를 살펴보니 이미 원고(原稿)에 고징(考徵)한데로 다 갖추어져 그 존(存)한바를 얻었다. 또 대면(對面)을 내리어 그 포부를 두드렸다. 들으니 십년(十年)동안 연구(硏究)하여 만언봉사를 만들었다. 참으로 또한 ㈏대농(大農)에 명(命)하여 지필(紙筆)을 지급(支給)케 하였노라.
이제 그 문장(文章)을 보니 진실로 풍부하고 넉넉하다. 초장(初章)의 뜻을 세워 학문을 밝힌다는 아룀은 내가 가상히 여기노라. 내 뜻이 세워지지 않았으므로 백성의 뜻이 능히 한결같이 아니하고 올바른 학문이 밝혀지지 아니한지라. 그러므로 사학(邪學)이 능히 없어지지 아니하니 내가 반성(反省)할 곳이 아닌데가 없으니 마땅히 깊이 체념(體念)하리라.
그 이장 보필(輔弼)할 자를 가리되 어진 이를 등용(登用)하라는 아룀을 내가 가상하게 여기노라. 사람이 임금을 섬김은 대신(大臣)의 책임(責任)이다. 가리고 띠처럼 얽힌 것을 발라내고 뽑아 버리듯 임천(林泉)에 숨어 있는 어진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나 혼자 생각할 때 오늘의 조정대신들에게 희망이 있다.
삼장과 사장과 육장은 말마다 ㈐개절(剴切)하여 시폐(時弊)에 절실히 맞으며 ㈑사유(四維)의 펴지 못함도 근일(近日)과 같은 때가 없었고 ㈒국강(國綱)의 부진(不振)도 오직 지금일 것이다.
㈓조경(躁競)이 심하여 선비가 날마다 빨리 달려가고 사치가 너무 심하면 ㈔탐풍(貪風)이 날로 성하여 옛날의 떳떳한 법을 회복할 수가 없으니 정치를 비보(裨補)하고 법률을 비호(庇護)함이 손가락을 구부려도 다 헤아릴 수 없어 매양 밤중이면 생각하고 탑(榻)을 돌며 잠을 못자니 스스로 초지(初志)를 돌아보건데 얼굴이 붉어짐을 깨닫지 못하였다.
너는 먼 시골 왕래도 드문 곳에서 능히 이같이 이론을 다하니 들음을 구한 것은 이익됨을 구(求)하는 것이다. 삼년동안에 방백절도사(方伯節度使) 수령(首領)들의 천인(薦人)과 과거문체(科擧文體)가 법칙과 같지 아니하면 그 방목(榜目)을 삭제하는 일을 조정대신에게 자세하게 복명(復命)케 하여 실효성이 있는 말을 계도하게 하였다.
네 나이 칠십세로 부름을 받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단지 환향(還鄕)하기를 허락해 주기 원(願)하니 그 이른바 가고 오면서 듣고 보는바가 무엇이며 천천히 기다려 벼슬을 하라고 한다면 ㈕풍로(馮老)의 부장 벼슬을 끝으로 숨어버린 것 보다 심하므로 일읍(一邑)의 원으로 임명할 것이니 축적(蓄積)된 경륜을 시행하도록 하라.
㈎ 비답(批答) : 왕이 대신의 상주문에 의견을 써서 회답한 것임.
㈏ 대농(大農) : 관부의 명칭으로 장관을 말함. 당대 호조판서로 지금의 재무장관을 말함.
㈐ 개절(剴切) : 아주 알맞고 적절함.
㈑ 사유(四維) : 나라를 유지함에 필요한 네가지 수칙 즉 예의염치(禮義廉恥)
㈒ 국강(國綱) : 나라의 기강
㈓ 조경(躁競) : 마음이 거칠어 양보를 하지 않음.
㈔ 탐풍(貪風) : 욕심을 내는 풍속
㈕ 풍로(馮老) : 이름은 풍당(馮唐)으로 한나라 안능 사람으로, 관(官)은 문제(文帝) 때 중랑서장 이었는데 무제(武帝) 때 현랑(賢良)에 천거되었으나 나이가 구십세로 벼슬하지 못하고 그 아들에게 낭(郎)을 임명함.
▶️ 多(많을 다)는 ❶회의문자로 多는 夕(석; 저녁)을 겹친 모양이 아니고 신에게 바치는 고기를 쌓은 모양으로 물건이 많음을 나타낸다. 뒷날에 와서 夕(석;밤)이 거듭 쌓여서 多(다)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多자는 '많다'나 '낫다', '겹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多자는 夕(저녁 석)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肉(고기 육)자를 겹쳐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肉자가 서로 겹쳐진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지만, 금문에서는 夕자와 肉자가 매우 비슷하여 혼동이 있었다. 多자는 본래 고기가 쌓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많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多(다)는 ①많다 ②낫다, 더 좋다, 뛰어나다 ③아름답게 여기다 ④많게 하다 ⑤두텁다 ⑥붇다, 늘어나다 ⑦겹치다, 포개지다 ⑧도량이 넓다 ⑨중(重)히 여기다 ⑩크다 ⑪남다 ⑫공훈(功勳), 전공(戰功) ⑬나머지 ⑭단지(但只), 다만, 겨우 ⑮두터이 ⑯많이 ⑰때 마침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과(寡), 적을 소(少)이다. 용례로는 모양이나 양식이 여러 가지임을 다양(多樣), 운수가 좋음이나 일이 좋게 됨을 다행(多幸), 수효가 많음 또는 많은 수효를 다수(多數), 분량이나 정도의 많음과 적음을 다소(多少), 일이 바싹 닥쳐서 매우 급함을 다급(多急), 매우 바쁨이나 일이 매우 많음을 다망(多忙), 복이 많음 또는 많은 복을 다복(多福), 많은 분량을 다량(多量), 인정이 많음이나 교분이 두터움을 다정(多情),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울려 아름다움을 다채(多彩), 많이 읽음을 다독(多讀), 많이 발생함을 다발(多發), 근원이 많음 또는 많은 근원을 다원(多元), 많이 알고 있음으로 학식이 많음을 다식(多識), 많은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다중(多衆), 가장 많음을 최다(最多), 너무 많음을 과다(過多), 소문 따위가 어느 곳에 널리 알려진 상태에 있음을 파다(播多), 매우 많음을 허다(許多), 여러 가지가 뒤섞여서 갈피를 잡기 어려움을 잡다(雜多), 번거로울 정도로 많음을 번다(煩多),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다기망양(多岐亡羊),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말을 다다익선(多多益善), 정이 많고 느낌이 많다는 뜻으로 생각과 느낌이 섬세하고 풍부하다는 다정다감(多情多感),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을 다사다난(多事多難), 아들을 많이 두면 여러 가지로 두려움과 근심 걱정이 많다는 다남다구(多男多懼), 밑천이 많은 사람이 장사도 잘한다는 다전선고(多錢善賈), 수효나 양의 많고 적음을 헤아리지 아니함을 다소불계(多少不計), 재주와 능력이 많음을 다재다능(多才多能), 재주가 많은 사람은 흔히 약하고 잔병이 많다는 다재다병(多才多病), 보고 들은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을 다문박식(多聞博識) 등에 쓰인다.
▶️ 倖(요행 행)은 형성문자로 幸(행)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幸(행)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倖(행)은 ①요행(僥倖) ②괴다(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다) ③사랑하다 ④총애(寵愛)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요행을 바람을 행망(倖望), 죄나 벌을 요행히 피함을 행환(倖逭), 임금의 특별한 은총을 받는 정승을 행상(倖相), 거의 가능성이 없는 어려운 일이 우연히 잘 되어 다행함 또는 뜻밖에 얻는 행복을 요행(僥倖),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람을 사행(射倖),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사행심(射倖心), 요행이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행이득면(倖而得免), 요행으로 장원을 함으로 조선 중종 12년 과거에서 허관이 예전 사람의 문장을 훔쳐서 한 구절도 고치지 아니하고 베꼈는데도 장원이 되자 당시 사람들이 이를 기롱하여 이르던 말을 요행장원(僥倖壯元), 요행이 많은 것은 나라의 불행이라는 말을 다행불행(多倖不幸)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幸(다행 행)은 ❶회의문자로 夭(요; 일찍 죽다)와 屰(역; 거역하다)의 합자(合字)이다. 일찍 죽는 것을 면함을 좋은 일로 생각하여 다행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幸자는 '다행'이나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幸자는 干(방패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幸자를 보면 양손을 묶는 수갑과 벽에 고정하는 쇠사슬이 그려져 있었다. 수갑은 죄를 지은 사람의 신체를 구속하기 위한 도구이다. 그런데 왜 수갑을 그린 글자가 '다행'이나 '행복'을 뜻하게 된 것일까? 한자는 지배계층이 만든 문자다. 그들로서는 죄를 지은 사람을 잡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幸(행)은 ①다행(多幸), 행복(幸福), 좋은 운(運) ②요행(僥倖), 뜻하지 않은 좋은 운(運) ③거둥(擧動: 임금의 나들이) ④은총(恩寵), 베풀어 준 은혜(恩惠) ⑤오래 사는 일 ⑥다행히, 운좋게 ⑦다행하다, 운이 좋다 ⑧기뻐하다 ⑨임금이 사랑하다, 임금의 사랑을 받다 ⑩바라다, 희망하다 ⑪행복하게 하다 ⑫행복을 주다, 은혜를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⑬좋아하다, 즐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복된 좋은 운수로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행복(幸福), 행복한 운수나 좋은 운수를 행운(幸運), 사회가 어지럽게 되기를 바람을 행란(幸亂), 재앙이 일어나기를 바람을 행화(幸禍), 서로 사이가 벌어져서 틈이 생기기를 바람을 행흔(幸釁), 행복한 사람을 행인(幸人), 다행을 바람이나 행여나 하여 바람을 행기(幸冀), 운수가 좋음 또는 일이 좋게 됨이나 뜻밖에 잘 됨을 다행(多幸),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하늘이 준 다행을 천행(天幸), 기쁘고 다행함을 희행(喜幸), 감격하고 다행하게 여김을 감행(感幸), 마음에 잊혀지지 아니하는 다행한 일을 경행(耿幸), 더할 수 없이 다행함을 지행(至幸), 남에게 아첨하여 귀염을 받음을 폐행(嬖幸), 다시 더할 수 없이 다행하다는 말을 행막행의(幸莫幸矣), 남의 재난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은 어질지 못하다는 말을 행재불인(幸災不仁), 남이 재화를 입음을 보고 좋아한다는 말을 행재요화(幸災樂禍), 매우 다행함을 이르는 말을 천만다행(千萬多幸), 부귀 할지라도 검소하여 산간 수풀에서 편히 지내는 것도 다행한 일이라는 말을 임고행즉(林皐幸卽), 다행하여 썩 행복하다는 말을 다행다복(多幸多福), 요행을 노리는 화살은 자주 차질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사행심의 발동으로 하는 일은 성취하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행삭질(射幸數跌), 공교롭게 아주 못된 때를 만남을 이르는 말을 봉시불행(逢時不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