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대로 경기가 끝날거라 생각했다.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역전에 성공한 삼성. 그리고 마운드엔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오승환이 서 있었다. 2아웃 이후 타석에 들어선 이진영은 볼카운트 2-1으로 몰린 상황. 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이진영이 오승환을 두들겨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결국 이 경기는 기세를 탄 LG가 연장 접전 끝에 7-5로 이겼다. 오승환도 홈런을 맞을 수 있는 일이다. 반대로 이진영 역시 언제든 한방을 기대해볼 수 있는 타자다. 이 순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진영이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이다. 이진영은 2스트라이크 이후엔 타격폼이 바뀐다. 마지막 SK 시절인 지난 2008년부터 시도했던 방식이다. 원래 타격폼은 하체 중심이 뒤에서 앞으로 흐르듯 나오는 스타일이다. LG 이병규나 두산 김현수를 떠올리면 정확하다. 그러나 2스트라이크 이후엔 달라진다. 왼 다리에 중심을 실어두고 체중 이동을 최소화 한다. 아래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투수들이 이런 유형의 변화구에 강점을 보이며 변화를 택한 것이다. 김용달 전 LG 코치는 “내 타격 이론과는 다른 선택이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자구책인 만큼 간섭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진영은 2스트라이크 이후 변형 타격폼을 장착하며 삼진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허벅지 부상 탓에 경기 출장수가 적었던 2007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50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로는 30개가 최다 기록이다. 문제는 중심을 뒤에 남겨 놓는 타격폼에서 장타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한 것이지 좋은 타구를 만드는데는 모자람이 있었다.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진 그랬다. 그러나 변신 3년차에 접어들며 업그레이드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개막전서 최강 마무리 오승환의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낸 것이 증거다. 이날 오승환의 공은 절대 나쁜 편이 아니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나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 모두 “오승환의 구위 문제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이진영은 2008년 2스트라이크 이후 2개였던 홈런이 2009년엔 4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이 페이스에 좀 더 힘이 붙을 전망이다. 이진영은 “처음엔 최소한 삼진만 면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점차 적응이 되고 있다. 삼진 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막전 홈런이 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드디어 첫 선을 보이는 프로야구 에이스들. KIA 윤석민, LG 봉중근, 한화 류현진이 이번 주 올시즌 첫 등판을 한다. (사진=연합) *개막 2주차 프리뷰 KIA - 4월 승부의 고빗길. 어깨 통증 탓에 주춤하고 있는 에이스 윤석민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로드리게스가 조기 퇴출된 상황에서 윤석민까지 제 몫을 못할 경우 힘겨운 스타트가 불가피하다. 윤석민이 예정대로 등판할 수 있을지, 나온다 해도 정상 구위를 보여줄지, 던진 후 통증은 없을지가 체크 포인트. KIA에 운이 따라준다면 예보대로 수요일과 목요일에 비가 올 수도... 경기가 취소되면 윤석민에게 좀 더 휴식을 줄 수 있기에 금상첨화다. 상대팀: 삼성(광주: 3월30일~4월1일), 롯데(광주: 4월2일~4일) SK - KIA 못지 않게 선발 구멍이 났지만 복귀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30일 잠실 LG전 등판 예정인 송은범과 팔꿈치 통증을 털어낸 글로버 역시 이번주 등판이 유력하다. 둘 모두 지난해의 구위를 보여준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전력을 추스릴 수 있게 된다. 단, 정대현 채병룡 윤길현의 이탈로 구멍이 생긴 불펜이 제대로 된 수능을 치르는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LG와 두산을 상대로 새 불펜이 어느정도 힘을 보여줄지가 체크 포인트. 상대팀: LG(잠실: 3월30일~4월1일), 두산(문학: 4월2일~4일) 두산 - 두산은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 보강. 개막 2연전서 히메네스는 합격점, 이현승은 낙제점을 받았지만 둘 모두 여전히 신뢰를 받고 있다. 더 큰 숙제는 다음 부터다. 김선우 이재우 등 뒤를 받혀 줄 선발 투수들이 어느정도 몫을 해주는지가 관건. 왈론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면 두산 불펜은 올해도 잦은 호출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유망주 껍질을 조금씩 깨나가고 있는 이성렬이 또 한번 자신감 획득 기회를 갖게 될지도 관심. 상대팀: 넥센(목동: 3월30일~4월1일), SK(문학: 4월2일~4일) 롯데 - 개막 2연전 전패의 충격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 특히 불펜 부활이 절실하다. 롯데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팀이다. 누군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줘야 하는 상황. 담대한 배짱이 필요한 불펜 투수에게 자신감을 1번 무기다. 그러나 팀의 패배가 길어지고 그 부담이 불펜에 모이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이야기한다는 건 객기일 뿐이다. 일단 연패를 끊고 타선의 지원을 받아 힘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상대팀: 한화(대전: 3월30일~4월1일), KIA(광주: 4월2일~4일) 삼성 - 에이스와 마무리의 자존심 회복이 최우선 포인트. 윤성환은 개막전서 LG 타선을 압도하지 못했다. 6이닝 4실점(3자책). 에이스 몫을 해줘야 하는 투수이기에 좀 더 힘을 내줘야 하는 것이 삼성의 현실. 구위는 좋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던 오승환도 부담 탈출에 나선다. 타선에선 여전히 이영욱이 키를 쥐고 있다. 이영욱이 톱타자라는 부담을 덜고 팀 공격에 윤활유가 돼 줄 수 있을지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박한이 활용법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대타에 묶여 있지만 보다 넓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는 것도 한 방법. 상대팀: KIA(광주: 3월30일~4월1일), 한화(대전: 4월2일~4일) 넥센 - 개막전의 기운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 실력을 떠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날 선 기운이 느껴졌던 개막 2연전이었다. 다음 상대는 두산과 LG다. 각각 이현승과 이택근을 현금트레이드 하며 전력을 보강했던 팀. 필승 의지만으로 이기기 힘든 것이 야구지만 두산이나 LG 입장에선 넥센의 상승세가 부담스러운 것 역시 사실이다. 넥센 역시 마운드가 이미 페이스를 찾은 막강 LG,두산 타선을 어떻게 막아내는지가 숙제다. 특히 마무리 손승락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주간이기도 하다. 상대팀: 두산(목동: 3월30일~4월1일), LG(잠실: 4월2일~4일) LG - 개막 2연전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맛봤다. 타선은 강하다. 이름값과 기량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톱클래스 선수들이 많은 팀은 뭔가 느슨한 느낌을 줄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LG 타선은 매섭게 상대를 압박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적어도 삼성과 2경기서는 그랬다. 다만 마운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불펜 투수 중 좀 더 확실한 믿음을 안겨줄 투수가 나와줘야 한다. 또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서 부진했던 봉중근이 첫 선을 보이게 된다. 그는 ‘에이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는 투수다. 상대팀: SK(잠실: 3월30일~4월1일), 넥센(잠실: 4월2일~4일) 한화 - 류현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올시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강도 높은 러닝 훈련을 통해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까지 잡혔다. 더 강해진 투수가 될 거란 기대가 높다. 이제 확인만 남았다. 류현진이 좋은 페이스를 보이게 되면 카페얀과 함께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원.투 펀치가 된다. 로테이션이 걸리는 팀에는 절대적 부담이다. 하지만 허술한 외야 수비와 짜임새, 이미 크게 드러난 김태균 이범호의 공백은 한숨이 먼저 나오는 대목이다. 유망주들의 설익은 출장은 경험을 주는 대신 자신감을 앗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수단 전체에 깔려 있는 부담과 패배의식을 씻어줄 깜짝 스타의 등장이 필요하다. 상대팀: 롯데(대전: 3월30일~4월1일), 삼성(대전: 4월2일~4일) *빅매치 - SK-두산 주말 3연전 SK와 두산은 최근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치열하게 싸운만큼 서로를 통해 많은 진화도 이뤘다. 두 팀의 대결이 흥미로운 이유는 패배 속에서 교훈을 찾는 능력이 빠르다는 점이다. 일방적으로 밀고 밀리는 시리즈가 많았던 것이 증거다. 두 팀 대결에선 3연승과 3연패가 유독 많다. 연패를 당하며 얻은 교훈을 언젠가 되갚아주는 것이 두 팀의 특징. 이번 3연전에선 누가 먼저 웃을까. 또 패한 팀은 어떤 교훈을 얻게 될까. 흥미로운 대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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