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밥상엔 자연식이 오른다,현미떡국,강된장,비름나물
박정희 - 곰탕,비빔밥,
전두환 - 갈비
김영삼 - 생선머리, 김대중 - 생선몸통 좋아해
식습관은 어릴 적 입맛에 길들여진 경우가 많아 쉽게 바꾸기 힘들다.

사진은 홍어회 마니아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먹었던 밥상.
말 한마디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대통령. 대통령 밥상에는 어떤 음식이 오를까.
대통령도 직장인들이 점심 때 즐겨 먹는 국밥, 김치찌개, 매운탕을 드실까.
MBN이 개국 기념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했던 `청와대 밥상`을 보면,
인터뷰한 시청자 대부분이 `최고 요리사를 두고 최고급 식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은 어릴 적부터 익숙한 입맛을 잊지 못해
대통령이 되기 전의 밥상이 그대로 청와대 밥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전속 요리사였던 문문술 씨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요리사 4명과
보조 2명 등 총 6명이 청와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입맛과 건강을 염두에 두고 식단을 짰다"고 소개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광복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물에 부풀려먹는 식단`을 좋아했다.
그가 즐겨 먹었던 음식은 현미떡국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싫어해 `맛없는 떡국`으로 낙인(?) 찍힌 현미떡국은 황태머리와 껍질로 국물을 우려내 끓여낸 떡국이다.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고추장 닭볶음`으로 대통령의 기력을 보충했다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곰탕을 먹을 때 깍두기를 넣어 먹을 정도로 격식 없이 소탈하게 식사하는 습관을 가졌다.
그는 특히 자연식 밥상을 좋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요리사였던 손성실 씨가 들려준 일화에서 그런 면을 읽을 수 있다.
손씨가 어느 날 직원들과 비름나물 비빔밥을 먹는 것을 보고 당시 박 대통령은 "내가 좋아하는 건데 왜 나는 안 주느냐"고 말해
그 뒤로 자주 진상했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비름나물이 담겨 있는 바가지에 보리밥과 된장,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서 막걸리와 함께 즐겨 먹었다고 한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식탐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꽁치에 라면을 아주 잘 먹었다고 말할 정도로 소박하고 검소했다.
그가 즐겨 먹은 음식은 국수, 콩자반, 꽁치, 냉면 같은 서민적인 식단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갈비 등 육식을 좋아했다.
지리산 주변 산청 출신인 그는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대신 소고기갈비를 즐겼다.
또 여러 가지 요리에 강된장을 넣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강된장에 시래깃국을 넣어 끓인 음식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별미로 생각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콩나물 국밥과 아욱국을 즐겼다.
콩나물 국밥은 멸치와 함께 숭숭 썰어넣은 김치와 흰떡을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또한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잘게 다진 떡갈비를 즐겼고 소화가 잘되고 속이 든든한 아욱국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바닷가 출신이어서 그런지 생선요리를 좋아했다.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워낙 좋아해 `칼국수 대통령`으로 알려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생선미역국을 즐겨 먹었다.
생선미역국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 대구나 도미를 넣어 요리한 미역국이다.
김 전 대통령은 도미찜도 좋아했는데, 특히 머리 부위를 좋아했다.
청와대 요리사들이 몸통의 살코기를 드시라고 머리를 빼고 밥상을 올렸는데,
"대가리 어디 있노?"라며 호통을 쳐 그 뒤로 머리 부위를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어회 마니아였다.
다른 반찬 없이 된장에 홍어회 한 접시를 모두 먹을 정도로 홍어회를 좋아했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었던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달리 생선의 몸통을 좋아했다.
당시 청와대 요리사였던 문문술 씨가 민어매운탕을 끓여 몸통 살코기 부위를 빼고 맛있는 머리 부위로 밥상을 차렸는데,
식사를 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 국장(당시 청와대 요리사)! 살덩어리를 네가 먹었지"라고 말해
그 뒤로는 몸통을 빼놓지 않고 올렸다고 한다. 그는 또 된장과 고추장이 들어가는 국과 찌개도 모두 좋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상도 시골장터 같은 음식점에서 만든 쇠고기 국밥을 좋아했다.
얼큰한 쇠고기 국물에 각종 채소를 넣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내는 음식을 즐긴 것이다.
또 마늘 넣고 계란 노른자위를 입혀 노릇노릇하게 구운 굴을 별식으로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