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이가식당.’
장거리 산행에 있어 먹거리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우리들의 지리산 종주산행에 있어 최소한 먹고자는 문제 하나 만은 믿는 구석이 있다.
중산리를 기점으로 했을 때, 아니면 구례를 출발점으로 했을 경우에 대비한 방안이
경험을 축적으로 마련돼있기 때문이다.
이번 3박4일 간의 종주산행은 10번 째로, 구례에서 일박 후 출발했다.
구례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식사를 해결한 곳이 바로 구례의 ‘이가식당’이다.
이 집 아주머니는 우리와 아주 친숙하다. 수년 째 지리산을 갈 적마다 들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례에 도착한 3일 저녁을 여기서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산행에 무리가 가지않는 범위 내에서 술도 한잔들 마셨다.
내려가기 전 미리 주문한 음식은 민물매운탕과 묵은지닭볶음, 그리고 돼지고기 수육이었다.
아주머니는 같이 일하는 시누이와 함께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같이 어울렸다.
우리들 경상도 식성을 잘 알고있는 아주머니는 동자개매운탕에 방아를 듬뿍 넣어줘 입맛을 한층 돋우게 했다.
촌돼지 수육은 우리가 평소에 먹던 수육과 달리 아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었다.
다음 날 새벽에는 시원한 명태코다리 국이었다.
이 국은 우리들로서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기에 기대하던 아침 해장국이다.
오로지 명태코다리와 무우, 대파 만을 넣고 끓인 이 국은 맑고 간간한 국물이 시원하면서
코다리의 풍성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한편으로 포만감을 준다.
우리들로서는 거나한 아침밥이었고,
그랬기에 이날 벽소령까지의 긴 산행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한 힘이 됐다고 믿고있다.
우리들이 이 집을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물론 앞으로도 지리산을 구례에서 오른다면 분명 이 집을 찾게될 것이지만,
종주산행을 계속할지의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할 사안이라 뭐라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니 일말의 아쉬움을 진즉 이제부터라도 새겨가고있는 중이기는 하다.
참고로 ‘이가식당’은 홀로 계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성이 李 씨여서
’李家’를 옥호로 삼고있다는 걸 이번에 알 수 있었다.
‘이가식당’은 지리산을 구례에서 오르는 산꾼들 사이에서는 구례의 맛집,
나아가 '지리산의 맛집'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산행 마지막 날, 하산 길에 로타리 산장에서 만난 부부산행객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중에
‘이가식당’이 나왔는데, 그들도 이구동성으로 거기를 잘 알고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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