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건희 회장이
동아일보에 칼럼으로 연재해 온
자신의 생각들을 한권에 모았다
이 회장이 쓴 유일한 책으로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다행히 도서관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서문에서 그는
21세기를 준비해 가려는
뜻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1997년 이후, 삼성이 보여준 성장은
그의 생각이 적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현재 시점에서 쓴, 결과론적인 성공담이 아닌
그 당시 21세기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썼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꽤 많은 유명인들이
언론에 이름을 오르내린 뒤,
성공담을 쓰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각색을 하기도 한다
반면, 성과를 이루기 전에
'미래는 이렇게 될 것이니, 방향을 이렇게 잡아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기업의 수장인 자신이
그 결과를 앞으로 증명해 보여야 하기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17년이 지난 지금
그 성과는 확실히 보여주었지만
2005년도에 한 변호사가 밝혔듯
세계적인 그룹이 되기까지
어두운 그림자도 분명 존재한다
로비와 비자금 없이
일류기업의 자리를 지킬수 있다고 말한다면
이 회장은 세상물정 모른다고 여길까?
세상의 모든 기업들은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곳이 없는데
그 비리 정도가 심하거나
정치권에 밉보였을 때
검찰이 손을 봐준다는 생각이 든다
만 72세, 아직 작고하기에는 이르다
사람이 죽었다 살아나면
새 사람이 된다고 하는데
이 회장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책이나 방송을 통해 나누어 주며
사회에 공헌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힐링캠프에 출연해서
워렌버핏 할배처럼 구수하게 농담도 던지면서
털털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기를 희망해 본다.
----------------< 인간 이건희 회장 어록 >------------------
나는 살아오면서 두분의 스승을 모셨다.
선친이신 이병철 회장은
항상 경영 일선에 나를 동반하셨는데,
어떤 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고
많은 일을 스스로 익히도록 했다.
그리고 장인이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은
경영상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정치, 경제, 법률, 행정등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셨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힘을 기르고
세상 돌아가는 지식을 습득할 것!
세간에서는 삼성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고 하지만,
나는 임직원들에게 돌다리는 커녕
나무다리라도 있으면 건너 가라고 한다.
위험을 각오하고 선두에서 달려 가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딛을 줄 알 것"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내게는 비용과 효용을 따져 보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나는 일하고 챙기는 데
내 나름의 몇 가지 원칙과 습관이 있다.
일단 목적을 명확히 한다.
다음은 일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한다.
본질을 모르고는 어떤 결정도 하지 않는다.
본질이 파악될 때까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물어보고 연구한다.
그리고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본다.
그후, 대소완급의 판단 아래
관련 정보까지 활용하여 최종 결심을 했다면,
다음은 일이 되도록 진행시켜야 한다.
목적 설정 -> 일의 본질 파악 -> 거시적 관점 -> 미시적 관점
-> 대소완급(우선순위 설정) -> 관련정보 분석 -> 실행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해 보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장래성 없는 사업을 끌어안고 있다가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벌여놓은 모든 사업에서 최강자가 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좋은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자신의 강약점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약점을 버리고 강점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약점을 개선시켜서는
그것을 강점으로 타고난 이들에게 승리할 수 없다.
"나의 타고난 강점에 올인하여
그것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
9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업 한두 개를 잃는 것이 아니라
삼성 전체가 사그라들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해, LA와 도쿄에서 세계 일류 제품과 삼성 제품을 비교했다.
일본, 미국의 선진기업부터 샅샅이 둘러보라고 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최고 기업을 목표로 설정하고 그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했다.
신라호텔의 요리사에게
세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분위기를 맛보도록 권하는 것도
최고를 모르고서는 최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임없이 좋은 것을 접하고 안목을 길러나갈 것"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록을 잘 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이가 일류다.
정보화 시대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샐활 주변의 사소한 것이라도 챙겨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실과 생각을 정리해서, 메모하는 습관"
이제는 사물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
미래는
'자꾸 없애고 줄여서 새로운 것을 맞이할 여유를 확보하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있지 말고,
필요한 것만 둘 것"
꼭 원리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를 응용하는 단계로 발전시켜야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법이다.
우선 원리를 알고 나서
원리에 의문을 갖고 실제에 응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힘,
즉 창조력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어떤 방법으로 기술을 도입하든 명심해야 할 것은
그저 돈 주고 물건 사오듯 할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익혀서 내것으로 만들겠다는 진지한 자세와
열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크라는 제약회사의 연구원이
자메이카의 소수 인종에만 나타나는 유전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연구끝에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를 개발하였다.
이 치료제로 엄청난 돈을 벌여들었는데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그 치료제 개발로 얻은 이익보다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 동기다.
머크는 단순한 기업 이익보다
인류 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에서
치료제를 개발했고 이익은 거기에 뒤따른 것이었다.
돈이란
일의 성과에 대한 부산물이지
목적 그 자체가 될 순 없다.
세계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개발하고, 먼저 판매하고, 먼저 철수한다'는
선발자의 논리에 충실해야 한다.
즉 남보다 먼저 개발해 판매하고
후발자들이 많아져 시장이 포화 상태다 싶을 때
미련없이 빠져나오는
'히트 앤드 런'식의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
기업이 돈을 버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용을 줄이는 분모 경영과
파이를 키우는 분자 경영이 그것이다 .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적고
단시일 내에 성과를 얻는 분모 경영을 선호하고 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막대한 돈을 쓰는 분자 경영을 하고 있었다.
비록 100건의 투자 중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두세 건에 불과하더라도
일단 성공을 거두기만 하면,
투자의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이익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황이면 비용을 줄여
분모를 작게하는 소극적인 전략을 택하기 쉽지만,
실리콘밸리의 경우에서 보듯이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당장 오늘이 어렵다고 내일의 희망마저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출처] '이건희 에세이 - 1997년 이 회장의 생각'
작성자 하루미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
첫댓글 하하하하하하! 위인은 무언가 다릅니다.
그 다른 점을 배워야 하겠네요! 하하하하하하하!
아우..이건희회장의 장인 홍진기님 얘기가 나오니 밝히네만 졸업 당시 TBC 에 쇼무대 디자인직에 응시해 홍진기 사장의 면접을 바로 앞에서 보았다네..얼마나 풍채가 근사하고 좋으시던지..그리고 합격했지만 방송일이라는게 날밤새고 그런 일들이라 포기하고 한국 디자인 포장센터 연구원으로 가 이화동에서 근무했다네..당시 이사장이 김희덕이라고 박정희대통과 고향 동기 삼성장군 출신인데..내가 시라큐스 대학원에 국비 유학생으로 발탁..정경원씨 후차로 가게 되고 ..전처가ㅣ 임신하는 통에 혼자가서 산업다지인 석사 학위를 삼사년 걸쳐 따야 하는 유학에 결사 반대 김희덕 이사장에게 찍혀 매일 불려가다 결국 처가 장인이 당시 사장
으로 계시던 용산 태평양화학 개발부 주임으로 자리를 옮겨 개발과장까지 하다 처남이 부도내어 엄청난 재산 다 날리는 통에 개인사업자로 무역업을 하게 되었던 것이라네..ㅎㅎ왜 하필 어려운 무대 디자인직을 지원했냐고 물으시던 홍진기 사장님의 따님이 바로 홍라희 여사님 일줄 누가 알았겠나..ㅎㅎㅎ 참 인생이란....,요기까지....^^
역시 남다른 식견이 풍부하신 분이었군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감사합니다.
이건희 회장님의 쾌유를 빕니다.
인문.과학.지리.역사.그리고 깨달음.
사업을 수행으로 삼으셨으니,
타의 추종을 불허 하셨겠네요.
모든 일에 흑과백이 깃들지만,
삼성이 일군 지난 시간은,
대한민국의 저력임은 부인할수 없는 현재인것 같습니다.
고 이병철회장 께서 차기 후계자로 이건희씨를
삼으신데는 이러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신가 봅니다.
점을 선명히 보고 난후 움직인다.
잘 보고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