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디자이너는 자연에서 보는 꽃, 나비, 곤충, 동물 등 명확한 형태를 지닌 사물에서 모티브를 잡아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파도, 바람 등 보이거나 느낄 수 있지만 뚜렷한 형태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서도 디자인꺼리를 찾곤 한다. 형태의 유무를 구분 짓지 않아야 더욱 더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고, 형태의 유무가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모티브를 설정하고 아이디어 스케치하는 과정에서의 라인감이다. 특히 선적인 느낌이 강한 주얼리 제품에서의 라인감은 제품을 살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얼리 디자이너가 그어버린 라인 하나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아닌지가 결정된다는 의미! 이런 라인감을 금속 두께의 강약으로 충분히 살려 선(線)의 느낌을 살아있게 표현한 LINE 주얼리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대중이 선호하는 라인이 있을 것이다.
이청웅 기자
골든듀는 진주를 메인스톤으로 하는 브로치들 중에 라인감을 살려 디자인한 제품들이 많다. 금속의 두께감을 조절해 딱딱함보다는 섬세한 느낌의 디자인을 주로 선보이는 골든듀는 반지에서도 특유의 라인감을 자랑하고 있다. 악보의 선율을 연상케하는 금속의 꼬임이 매력적인 칸타빌레 컬렉션은 하나의 선이 3개의 원을 만들며 끝없이 이어지는 디자인과 리드미컬하게 꼬인 금속 사이사이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렉스 다이아몬드는 부드러운 곡선의 라인감이 풍부한 제품이 상당히 많다. 중량을 줄이면서도 볼륨감 있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선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좋아 보인다. 렉스의 다수 제품들이 이 방법을 택해 라인감과 볼륨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베르나 컬렉션은 장미꽃의 라인을 선택해 섬세하게 표현한 디자인으로 멜레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를 활용해 선명한 컬러감이 한층 돋보인다. 그린컬러계열인 페리도트, 그린 토파즈와 블루토파즈의 유색석을 활용한 그린가든은 싱그러운 여름날을 연상케하는 정원을 표현한 디자인으로 화사한 그린의 컬러감과 곡선의 라인감을 잘 살렸다.
de Grisogono의 CHIOCCIOLA과 CHIOCCIOLINA 컬렉션은 면과 선적인 느낌을 동시에 살리면서 컬러스톤을 활용한 디자인이지만 CHIOCCIOLA는 심플한 라인감을, CHIOCCIOLINA은 리드미컬한 라인감으로 서로 다른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출처 : 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