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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판이 7년만에 격변을 맞고 있다. 프로야구의 어른이자 얼굴격인 KBO 총재가 바뀌는 대 지각변동이다. 야구계와 네티즌은 또다시 정치권에서 내려보낸 새 총재 내정자에 반감을 표시하는가 하면 힘있는 정치권 실세에 대한 기대로 양분되고 있다. 총재는 도대체 어떤 자리며, 선출 절차는 어떻게 될까. 야구계를 들끓게 만들고 있는 총재 교체의 안팎을 분석했다. | ||
"정치인? 생뚱맞죠"
네티즌들 "또 낙하산인가" 비난 봇물
"코드인사 지겹다"…신상우 반대 릴레이도 |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
"정부는 KBO 총재를 인사청문회 통해서 임명하라!"
KBO 차기총재에 정치인 출신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사진)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이다. 정치인이 최고 인기스포츠인 야구계의 수장에 오르는 것에 대한 반대의 표시다. 또 KBO총재가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임명된다'는 사실에 분노한 것이다. KBO차기 총재에 신상우씨 내정설이 나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KBO 홈페이지에는 '신상우 반대 릴레이' 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의 비난은 낙하산 인사에 초점이 모아졌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kuwataisuki'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또 정계 인물이군. 지겹다. 초기엔 군장성 출신으로 나가다가 언제부터인가 정계인물들이 거쳐가는 정거장 쯤으로 전락해버린 자리가 되었군요'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youngsui76'은 '정치인에게 KBO 총재 자리는 넘봐서는 안될 과분한 자리다'라며 거물급 정치인이 생뚱맞게 스포츠계 수장에 오르는 것을 비판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은 현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필명이 'yagktop'는 '대통령이면 민생을 챙겨야지 선후배나 챙기고 있으니 코드인사 지겹다. 정치권을 벗어나 이제는 스포츠계까지 야욕을 뻗치나? 어쩜 그렇게 국민들에게 절망만 안겨주나?'고 성토했다. 또 'fhkk'이란 네티즌은 '정말 할말이 없다…. 대~ 한민국….'이라고 써 허탈함을 표시했다. KBO 홈페이지에는 지난 25일부터 '신상우 반대 릴레이' 글이 올라오기 시작해 지지를 얻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거물급 정치인이 오면 돔구장 건설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박용오 전 총재도 거물급 경제인이었다'는 말에 곧바로 힘을 잃고 말았다.
KBO 총재는 세가지 단계를 거쳐 선출된다.
우선 8개구단 사장들로 이뤄진 이사회의 재적 4분의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천되면 구단주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3 이상의 찬성을 얻어 선출된다. 그 다음으로 감독청(문화관광부)의 승인을 얻어 취임한다.
최종 단계인 '감독청 승인'은 모든 사단법인의 장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므로 KBO도 예외일 수 없다. 그때문에 '정치적인 입김' 역시 늘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사회 멤버인 8개구단 사장들은 역대로 자율적으로 후보를 선출한 적이 거의 없다. 정치권에서 낙점한 인사를 추대하는 형식적인 역할만 했을 뿐이다. 이런 분위기는 과거 숱한 '밀실 총재' 양산으로 이어졌다. 박용오 총재의 후임으로 이미 정치권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을 내정한 상태였지만 지난 25일 골프모임에 참석한 대다수의 사장들은 "(신상우씨 내정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애당초 실질적인 추천권이 없는 사장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정권이 결심했기 때문에 신상우씨는 사실상 제15대 KBO 총재로 임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세단계를 거쳐야 한다. 박용오 총재가 일단 골든글러브까지는 끝내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총재 추대를 위한 이사회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는 12월11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유력한 이사회 날짜는 12월20일 전후. 이 자리에서 8개구단 사장들이 신씨를 새 총재로 추천하면 선출권을 갖는 구단주총회는 올연말 혹은 내년초에 열릴 것으로 보여 새 총재는 내년 1월 문광부의 승인을 얻어 정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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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총재의 사임 표명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표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인 신상우씨의 내성설이 유력한 가운데 야구인 출신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프로야구 8개구단 사장단 회의 때의 모습. |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고, 이를 관리통할한다.' '결정하는 지시, 재정, 재결및 제재는 최종결정이 된다.' '선수권대회와 한국시리즈및 올스타전을 관리하고 위원회로 하여금 주최케 한다.'
야구규약은 KBO 총재의 직무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프로야구 행정의 수장'이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의 일반 행정상 규칙 제정은 8개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의결된다. 그러나 구단의 가입, 양도 등 중대 현안은 구단주들의 모임인 구단주총회에서 의결한다. 총재는 이 구단주총회의 의장이 된다.
총재는 프로야구의 각종 행사에 가장 큰 어른이자 호스트로 참석한다. 프로야구 개막전과 올스타전, 한국시리즈, 골든글러브 등 전국 단위의 중계방송이 따르는 간판 이벤트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언론 노출 빈도수로 따지면 웬만한 정치인이나 행정 부서의 장이 부럽지 않다. 대대로 정치인 출신의 인사들이 이 자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다.
총재의 역할은 '얼굴' 노릇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돔구장 포함 신축 전용구장 건립, 병역 문제, 야구 국제화 등 프로야구의 굵직한 현안들은 하나같이 정치권의 원만한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불가능한 것들이다. 총재 인선때마다 '낙하산'을 배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힘있는 정치권 인사를 은근히 기다리는 이율배반이 그래서 존재한다.
명예와 힘만 따르는 것이 아니다. 직무 수행에 따른 보수도 상당하다. 박용오 총재는 지난 98년 12월 취임 이후 봉급을 받은 적이 없다. 재벌기업의 회장으로서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봉급 수령을 거절해 왔다. 그러나 전임 정대철 총재까지 받은 연봉은 판공비 포함 1억원 이상이었다.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신임 총재는 순수 연봉만 1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 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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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야구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야구계가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의 '싹쓸이 무대'로 변질돼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내정된데 이어 새 사무총장마저 부산상고 출신의 K씨가 거명되고 있다. '자기들'끼리 물밑에서 이미 사무총장 인선작업까지 끝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부산상고 동창회가 얼마나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으며, 야구계에선 부산상고 출신 중 도대체 누가 '총대'를 매고 각종 인사를 배후에서 지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정권의 PK 인사 챙기기는 "누가 뭐라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막가파식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정부산하기관 도처에 낙하산 인사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야구계도 '정치판'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신상우씨 건 뿐만 아니다. 부산상고 출신의 김용철 감독이 '사전에 내정돼 있었다'는 설을 뒷받침하듯 경찰청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되었는가 하면, 롯데 감독으로 역시 의외의 인물인 부산상고 출신의 강병철 감독이 임명돼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야구인들 사이에 "5공 시절의 군부독재 때보다도 더 심한 것 아니냐"는 말이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야구계의 부산상고 출신중 '좌장'격인 삼성 김응용 사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금 야구계에선 김응용 사장이 신상우씨를 KBO 총재로 추천하고, 김용철 감독이 경찰청 사령탑을 맡도록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