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두차례 강도 피해에도 "그들이 행복해지길 기도"
리우의 고질적인 치안문제 도마 위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가톨릭 리우데자네이루 대교구장인 오라니 템페스타 추기경이 '거리의 무법자'인 무장강도들 때문에 잇따라 수난을 겪고도 용서의 기도를 해 감동을 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오라니 추기경은 지난 5일 리우 시 서부지역에 있는 캄푸 그란지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이탈리아 친구 부부와 함께 돌아가던 길에 4명의 괴한을 만났다.
괴한들은 오라니 추기경이 탄 승용차를 둘러싼 채 위협을 가했으며 휴대전화와 시계, 지갑, 미사에 사용되는 도구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오라니 추기경은 성직자다운 태도로 무장 강도들을 용서했다.
오라니 추기경은 "내가 겪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추기경이라는 사실 때문에 강도들의 주목을 끈 것 같다"면서 "그들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족과 이웃을 만나 행복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라니 추기경은 지난해 9월에도 리우 시내 산타 테레자 지역에서 3명의 무장강도를 만나 반지와 장신구, 십자가 등을 강탈당했다.
그러나 강도 가운데 한 명은 범행 대상이 오라니 추기경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곧바로 강탈한 물건을 돌려주며 용서를 구해 화제가 됐다.
오라니 추기경은 지난해 2월 염수정 추기경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80세 이하 교황 선출권을 보유한 16명의 추기경으로 서임 받았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리우의 치안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리우 시는 2016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치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치안불안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적된다.
오라니 템페스타 추기경(출처:브라질 뉴스포털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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