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를 따는 즐거움은 잠시, 며칠 전에 감나무에 생겨 애를 먹이던 깍지벌레가 제거되었는지 확인하여 보았더니 절망감이 앞을 막는다. 제거는 커녕 더 빽빽하게 붙어 있고, 잎사귀마저 검게 변하고 떨어져 앙상한 가지가 보인다.
작년에도 깍지벌레가 생긴 감나무가 결국 여름이 가기 전에 잎이 다 떨어지더니만 올해 봄에 기어이 새잎이 나지 않아 영결하고 말았는데, 올해는 두 그루가 심각하다. 오늘보니 또 한 그루에도 벌레가 생겼다. 이러다가 감나무 몰사할까 걱정이 앞선다.
준비해간 소주와 족발을 들고 농사 전문가인 안 노인을 찾았다. 근방에서 예초기로 풀베고 있던 안 노인을 찾아 자문을 구하니 겨울에나 초봄에 일찍 약을 쳐야 한다고 하며, 며칠 전에 친 농약을 너무 연하게 썼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다소 강하게 약을 또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다가 내가 농약에 쓰러지거나 나무가 약화를 입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아내는 성능 좋은 인간제초기답게 역시 부추밭과 옥수수밭에 난 잡초를 제거한다. 미리 거름을 충분히 넣고 옥수수를 심었어야 했는데 엉겹결에 씨를 얻어 먼저 심고, 나중에 거름을 써서 그런지 아무래도 성장이 느리다. 남은 거름을 또 추가로 뿌려 주고 흙과 잘 섞어 주었다. 호박에도 작년만치 거름을 쓰지 않았더니 역시 성장이 느리다. 다음에 올 때 거름과 비료를 준비해야 하겠다.
< 거름과 비료, 농약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동부산 농협 구판장.
기장 시장 의 서쪽, 기장 톱마트 입구 주변에 있습니다. >
작두콩이 무성한 순을 뻗어 옥수수를 기어 오르려고 하여 새로운 기둥을 받쳐 주었다. 고추도 이제는 열리기 시작하나 다음 주가 되어야 본격적으로 딸 수 있을 만하고, 감자도 자꾸 하늘이 보고 싶은지 흙을 박차고 나온다. 보름 뒤에 실컷 보자고 다독거리며 흙을 북돋워 준다.
마칠 때쯤 아내는 옮겨 이식하였던 머구(머위)잎을 꺾는다. 잎은 억세어서 못먹지만 대는 요리할 수 있다고 한다.
다했다고 집에 가자는 아내의 재촉 속에도 감나무의 깍지벌레를 직접 손으로 잡아 보았다. 약 친 지 얼마 안되어 약이 손에 묻기도 하였지만 이번에도 제거 못하면 어린 자식들 황천에 보내는 느낌이 들어 도저히 내버려 두고 그냥 올 수가 없다. 몇 개의 감나무는 감도 조그맣게 달려 있는데 벌레 붙은 나무는 열매는 커냥 자꾸만 앙상하게 여위어 가니 앓는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심정과 같다.
첫댓글 깍지벌레로 마음고생이 심하십니다....^^ 근데...농장을 둘러봐도 비닐 멀칭은 하지 않았는데.. 작물들 사이에 풀은 하나두 없네요???? 인간 제초기(죄송) 사모님 덕인듯한데...너무 혹사 시키는듯하여...마음아픔니다..ㅎㅎㅎ
그리고 동부산 농협구판장 약도 우리 농부님들 많이 도움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샘물님....^^** 휴일 즐거운날 되세요~!! 사랑방은 오전에 회사 행사로 오늘도 오후늦게나 농장갈듯합니다...^^
깍지벌레 때문에 환장할 노릇이네요. 그 집이나 우리 집이나 마찬가지네요. 이 놈들이 감나무를 다 꺾어 버리니 우짜모 좋을지 모르겠네요. 화난 김에 감나무 밑둥에서 베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든지 무슨 수를 내어야지.....농약 연달아 시키는 대로 3번 쳤지만 끄덕도 않으니 참 문제가 심각하네요. 우짜모 좋을란가?
샘물님 천성산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도감(홍시)만 7그루심어두었는데 1그루는 올해 열매를 달기 시작합니다. 숫자가 적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깍지벌레가 생기지 않았읍니다. 더운날씨에 잡초와의 전쟁에 다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건강하십시요
어느 글을 보니까 깍지벌레에는 하이타이를 풀어서 잎에다 뿌리라고 하는군요. 줄기에는 흰페인트를 칠하라구요. 장난칠 사람은 아닌데...... 일단 하이타이나 풀어서 뿌려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