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4 - 비와호수 이시야마데라 절에서 빨갛게 물든 단풍을 구경하다!
2024년 11월 20일 207번 버스로 시조가라스마 정류소에서 내려 6블럭을 걸어 가라스마오이케역 (烏丸御池
조환어지) 에 도착해 원데이 패스로 도자이센(東西線) 지하철을 타고 미사사기(御陵 어릉) 역
에서 내려 이코카 패스로 게이한게이신선 (京阪京津線) 전철을 타고 비와호 하마오쓰(浜大津) 에 도착합니다.
다시 게이한 이시야마 사카모토선 (石山坂本線) 을 타고 종점인 이시야마데라역 (石山寺駅) 에 도착해
절로 가는중에 역과 도로변에 깃발이 연이어 서 있는데, 여인의 얼굴이 낯이 익어 자세히 보니
겐지이야기를 쓴 무라사키 시키부로 NHK 에 금년 대하드라마가 겐지이야기인 光の君(광노군) 입니다.
10여분을 걸어서 이시야마데라 (石山寺 ) 에 도착해서는 500엔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
가는데 길 양 옆에 등이 설치되어 있으니..... 그림과 글자를 보니 모두 겐지
이야기에 나오는 한장씩으로 살펴보고 700엔 추가 요금으로 光の君(광노군) 을 구경합니다.
이시야마데라 (石山寺 ) 는 11세기초 무라사키 시키부의 장편 소설 '겐지 이야기' 에 나오는
꽃 사찰로 2,000 그루의 단풍나무가 있어 라이트업을 하니..... "이시야마데라" 의
"아타라요모미지" 로 단풍만이 아니라 본당과 타호토 등의 역사건물도 아름답게 변신합니다.
여기 이시야마데라 절은 비와코 호수에서 나오는 게타가와 강변에 있어, 일본 역사
에서 유명한 가객 "무라사키시키부(紫式部)" 가 이시야마데라를 찾아
왔을때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라는 유명한 소설의 구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시야마데라 (石山寺 ) 는 "안산, 액막이, 행복, 인연" 에도 효험이 있어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위해 찾아오는 곳이며 "꽃의 사찰이라.... 겨울에는
모란과 매실꽃,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진달래와 붓꽃, 가을에는 단풍이 좋습니다.
특히 가을 단풍의 명소로도 유명해 규회석과 잘 어울리는 단풍은 일본다운 풍경을 연출해 준다는
데.... 금년은 늦더위로 인해 단풍이 덜 든 것이 아쉬운데, 12월 초쯤이면 절정일 것이라?
이야기의 주인공인 겐지(源氏) 는 타이라(平), 후지와라(藤原), 타치바나(橘) 와 함께 4대
본성으로 원래는 일왕(천황) 의 아들이나 손자가 신적강하할 때
주어지던 씨(氏, 우지) 로,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성씨는 타이라와 타치바나가 있습니다.
겐지(源氏) 중에서도 일파가 나뉘어 하위로 21류파가 존재하며, 그중에서도 세이와 겐지 (清和 源氏,
청화 원씨) 계열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니 세이와 겐지는 제56대 덴노 세이와왕의 자손들 입니다.
그중에 카와치 겐지(河内 源氏, 하내 원씨) 는 가마쿠라 막부를 창건한 정이대장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있고,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가인
아시카가 가문과 에도 막부의 쇼군가인 도쿠가와 가문도 카와치 겐지의 분파입니다.
가문에서는 내분이 심했으니 겐페이 전쟁 후반기에 카와치 겐지 가문이 이세 헤이시 가문(헤이케) 을 몰아
붙이는 시점에서도 내전이 일어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친동생 요시츠네를 보내 사촌 미나모토노
요시나카(키소 요시나카) 를 토벌한 사건이 있었고, 나중에는 동생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까지 숙청합니다.
겐페이 전쟁전 카와치 겐지가 약해지고, 이세 헤이시가 득세하게 된건 제4대 당주 미나모토노 요시타다
의 암살 및 잇따른 내분으로 가문의 유력자들 상당수가 사라진 것이 원인이었는데, 모든 참극이
당주 자리를 빼앗으려던 요시타다의 숙부 신라사부로 요시미츠의 간계 때문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요시미츠와 대립한 인물중 요시타다의 동생이자 요시미츠의 또 다른 조카인 미나모토노 요시쿠니가
있었는데, 요시쿠니의 장남은 이후 닛타 가문의 시조가 되었고, 차남은 아시카가 가문의
시조가 되어 훗날 후손인 아시카가 다카우지의 대에 일본의 2번째 막부인 무로마치 막부를 건립합니다.
그런데 아시카가 다카우지에게 있어 덴노파인 구스노키 마사시게와 더불어 일생의 숙적 중 하나가
큰집인 닛타 요시사다 였으며, 센고쿠 시대 미나모토 가문의 분파 후예들간의
내분을 보면 겐지 일족 간의 내분이 중세 부터 근대 까지의 일본 역사를 이어왔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그러고는 이시야마데라 (石山寺 ) 절을 나오니 사하촌이랄까....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데, 문 앞에 있는 일본 전통 과자집 "사죠토손(茶丈藤村)" 를 찾습니다.
일본에서 유명한 시인 겸 소설가의 시마자키토손(島崎藤村) 의 연고지이기도 하는 이 집의 명물은
"타시바루" 라고 하는 팥떡인데.... 수제로 만든 이 떡은 우아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끝내준답니다.
하지만 울 마눌은 자기가 가져온게 있다면서 빵과 과자등을 먼저 먹자고 해서
앉을 곳을 찾다가...... 건너편에 넓은 평상이 보여 다가가서 앉습니다.
한참 먹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놀라서 뒤돌아 보니 돌담
위에 옛날 일본 전통 복장을 한 왠 남자가 앉아서 우릴 내려다 봅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람.... 2~3분 전에 우리가 다가올 때는 분명히 저 돌담 위에는 아무도 없기로 여기
평상에 편하게 앉았는데..... 해서 조금전에 우리가 여기 절 입구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이
생각나니, 일본에는 “ 만자이 漫才(まんざい)” 라고 해서 옛날부터 이야기꾼이라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어 이런 관광지에 오면 돈을 받고 사람들을 작은 의자에 앉히고는
만담을 늘어놓는 것인데 저걸 돈을 내고 쭈그리고 앉아 재미있게 듣고 있는 일본인들이 놀랍습니다.
기원은 나라 시대의 "萬歳" (숫자의 "만", 나이의 "세".) 에 있으니 신년에 천수만세(千秋萬歲) 를 기리며,
악기 연주와 노래를 하는 공연을 했던 것이니, 음양사의 일종으로서 11세기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예능인인 "千秋萬歳法師 "(천수만세법사) 가 등장할 정도로 전문 예능으로 자리잡습니다.
귀족층의 문화였으나 권력이 귀족에서 무사로 바뀌는 가마쿠라 시대부터는 무사의 귀족화와 동시에
귀족문화 또한 무사 계급으로 전파되었으며, 기존의 전문직업예능인의 몰락으로 생계를
위해서 일반 백성의 마을이나 집들을 돌면서 공연을 펼치 "声聞師"(성문사)로서 재탄생하게 됩니다.
전국(戰國)시대에 오면서 만세(萬歳)의 문화는 전국적으로 유행하였고, 에도 시대에는 음양사가 금지
되면서 그를 대신할 신도적 요소를 추가하며 살아 남아, 전용공연장이 만들어져서 공연을
펼칠 정도로 크게 유행하였으며... 18세기말에는 오사카와 교토의 상설 전용공연장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유행한 만세(萬歳)는 이전시대의 음악과 연주 중심의 만세와 다른 것으로 2인조로 서도 대화
를 주고 받고 하는 "軽口" (카루쿠치 뜻: 가벼운 말), 길거리 나 극장에서 즉흥적으로
연주나 극을 시작하는 "俄"(니와카) 의 두 부류이며, 이것들이 현대 만세의 직계 조상에 해당됩니다.
18세기 말에 에도에서 만담이나 이야기/ 썰을 푸는 형식인 신생 예능인 "落語" (라쿠고) 의
등장으로 만세는 주류 예능에서 퇴출되었고, 그 흐름은 근대화에 들어가면서 가속
되어, 라쿠고 극장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여 관객을 모으는 용도나, 휴식 시간에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노래나 연주를 하는 하류의 부속품 예능으로 전락됩니다.
NHK 대하드라마 중 “군사 간베에” 라는게 있는데 거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규슈를 정복해 사실상
일본 통일을 이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다도의 대가 센노 리큐의 소개로 구로다 간베에를 만납니다.
여기서 도쿠가와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히데요시가 만담꾼(萬歳)들 앞에서 말하길 내가 죽으면 누가 일본을
차지할 것 같으냐고 물으니 도쿠가와 이에야스, 마에다 도시이에, 모리 데루모토등 이름이 나옵니다.
히데요시는 틀렸다면서 그건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탁월한 "군사 칸베에!" 라고 말했다는
것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서 전해 듣고 놀란 구로다 칸베에는 밤새
고민하던 끝에 규슈 비젠의 영주직을 아들 나가마사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내가 어렸을적에 라디오에서 남녀 두사람이 하는 만담 (漫談 )” 을 들은 적이 있으니, 이름이 장소팔(장세건.
2002년 사망) · 고춘자(고임득. 1995년 사망) 콤비가 만담의 전설로 일컬어지는데 일제 강점기에는
신불출이 있어 독보적인 존재였는데 그가 북한으로 간 후에는 70년대까지 저 두 사람이 활동했던 것입니다.
그러고는 오른쪽에 강을 끼고는 왔던길 800 미터를 다시 되짚어 걸어서 10여분만에
이시야마데라에키 (石山寺駅 ) 에 도착해 히에이산의 연력사로 가려고 합니다.
내가 적어온 여행계획서에는 이시야마데라에키 (石山寺駅) 에서 12시 28분(330엔) 열차를
타면.... 하마오쓰(浜大津) 를 지나 13시 01분에 8번째역으로 종점인 사카모토
히에이잔구치 (坂本比叡山口) 에 도착하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