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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사는 공무원 정모(41세, 남)씨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설사가 며칠 째 계속됐다. 평소 테니스, 등산 등 운동을 즐기고 담배도 피지 않는 등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던 터라 상한 음식을 잘못 먹었다 생각하고 약국에서 간단히 지사제를 먹는 것으로 해결을 했다. 그래도 40대가 넘어가는 지라 이참에 건강검진을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대장암(직장암)'이었다. 먹어 온지라 40대 젊은 나이에 대장암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은 대장암 2기로 암세포가 장벽 외로 나오긴 했지만 림프절 전이가 일어나지 않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7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떡을 특별히 좋아했고, 육식을 즐겼다. 고된 농사일 때문인지 1주일에 3일 이상은 술을 마셨고, 담배도 하루 2갑 정도 피웠다. 부인은 남편의 건강을 염려해 건강검진을 독려해 봤지만, 대장내시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간단한 피검사를 포함한 검진만을 받아왔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받은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부터 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화장실을 가는 회수가 잦아졌다. 대장 검사를 받아보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옛날부터 가벼운 치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거라며 대장내시경 검사를 차일피일 미뤘다. 나중에는 참을 수 없는 복통까지 동반된 후에야 어쩔 수 없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대장암 4기, 그것도 이미 폐와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현재는 대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이다. ▲ 서양에 흔한 암인 대장암이 대한민국에도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육식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장암이 전체 암 발생의 12.3%(2005년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를 차지하며 2위에 올라서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정작 대장암의 발병률이 정체하거나 천천히 감소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는 급증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등 서울경기지역 6개 병원에서 1999년~2008년까지 10년 간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3만1천924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9년 1,923명이었던 대장암 수술 환자수가 2008년 4,791명 으로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60세 이상의 대장암 환자 비율은 48.4%에서 60.0%까지 크게 증가해 현재 상태라면 10년 후에는 고령 인구의 '대장암 쓰나미'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내 대장암 환자의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특히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대장암 환자의 발생 및 사망이 더욱 증가할 것을 대비해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 고 말했다 점에서 본인 뿐 아니라 가정 구성원 전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대장암의 발생원인 중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져 있으며, 전체 대장암의 약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나 형제 중 1명의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확률은 2~3배가 된다. 2명의 대장암환자가 있으면 그 확률은 4~6배로 높아진다. 즉 대장암은 본인 뿐 아니라 전체 가족과 대를 이어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족의 암'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예방과 조기검진 활동이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 외에 비만, 흡연, 음주, 부족한 섬유소 섭취, 고지방, 설탕 등과 같은 음식 등 식이요인, 가족적 성향과 관련이 있고 만성 궤양성대장염, 크론병등의 만성 염증성 질병이 있으면 더욱 대장암 발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50 세 이상의 연령, 고지방·고칼로리·부족한 섬유소의 섭취, 가공 정제된 식이, 알코올, 흡연, 10 년 이상 경과된 궤양성 대장염, 유전적 소인, 선종성 용종이나 대장암의 가족력 등을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
▲ 대장암은 비만, 흡연, 음주, 부족한 섬유소 섭취, 고지방, 설탕 등과 같은 음식 등 식이요인, 가족적 성향과 관련이 있다. 대장암의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변비는 환경적인 요인에 속한다. 변비로 인하여 장내의 독성물질이 대장점막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것이 대장암이 유발될 수 있는 환경적인 조건이다. 독성물질이 장내에서 많이 만들어져도 곧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어 버린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변비에 의해 대변이 장내에 오랫동안 머문다면 대변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의 양이 증가함은 물론이고 대장점막이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대장암의 발생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직업으로 육체활동이 부족한 경우에는 장운동의 부족을 그 원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햄버거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패스트푸드 식품이나 조리가 쉬운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며, 업무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에다 이로 인해 술, 담배를 과다하게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대장암에 걸릴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업의 경우에는 유산균 음료의 섭취나 틈틈이 걷는 운동을 하는 것 이 좋고, 서구화된 음식보다는 정성이 가득한 한국적인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방 및 당분의 섭취는 삼가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야채•과일 및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 칼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장암의 전구병변인 선종을 조기에 발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대장의 선종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쉽게 발견되며, 발견즉시 대장내시경을 통하여 대부분의 선종은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미 대장암으로 진행된 경우라도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대장암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1기에 발견된 대장암 환자는 치료 후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며, 2기의 경우에도 생존율은 70~80%에 이른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다. 평소에 야채를 많이 먹는 등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 하는 것이 좋다. 섬유소는 자체로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며 변비를 예방해 줘서 대장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줄여준다.
▲ 식이섬유 중에서도 사과의 펙틴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소와 과일에 많은 식이섬유는 지방분을 흡착 시켜 장내 환경을 정비하고 발암 물질이 장내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 중에서도 사과의 펙틴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연구팀의 연구결과 사과 속 펙틴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장내 지방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유가공 식품인 요구르트는 좋은 유산균을 장에 투입시켜 배변을 원활히 해주는 장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요구르트에 든 유산균은 장내에서 비피더스균 등 이로운 세균을 증가시키고 부패균 등 해로운 세균을 감소시킨다. 또한 장 속의 발암 물질을 빨리 배출시켜 암을 예방하고 쾌적한 장 환경을 만들어 준다. 아울러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등 서구 음식을 멀리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
우정헌 기자
2009.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