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 젓갈. 요즘은 쓰는 양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젓갈은 김치 맛을 살려주고 숙성을 도와주며 단백질과 칼슘의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마다 김치 종류마다 조금씩 맛이 다른 것도 바로 어떤 젓갈을 쓰느냐에 달린 것. 주로 쓰이는 젓갈을 중심으로 좋은 젓갈 고르는 법을 알아봤다.
원조 발효식품 젓갈의 비밀
사실 우리 선조는 김치보다 젓갈을 먼저 담갔다. 어패류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을 이용했고 이것이 발효돼 ‘젓갈’이 탄생했다. 젓갈이야말로 원조 발효식품인 셈. 젓갈 특유의 감칠맛은 발효되는 동안 젓갈의 재료인 해산물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 이 과정을 거치며 생선의 뼈는 분해되어 흡수되기 쉬운 칼슘 상태로 변하고 지방은 휘발성 지방산으로 변해 젓갈 특유의 맛과 향기를 내게 된다. 단지 짭조름한 맛만 내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보관 숙성된 발효의 신비는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웰빙 식품 젓갈을 만들어낸다. 칼슘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액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필수 아미노산을 보충해준다. 핵산이 풍부하고 티아민, 비타민 B12 등도 들어 있다. 김영수 교수(신구대 식품영양학)는 ‘김치가 김치다운 맛과 영양을 유지하게 하는 일등 공신은 단연 젓갈’이라고 말한다. “한 차례 숙성을 거친 젓갈은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고 유리아미노산의 조성 또한 활발하게 해 김치의 감칠맛을 내고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을 높여준다. 또 김치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균을 제거하고 유산균의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젓갈은 지방마다 계절마다 담그는 재료가 다양해서 140여 종류가 넘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은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낙지젓, 실치젓, 자리돔젓, 전복속젓 등은 지역에 따라 특별히 사용되는 것들이다.
재료에 따라 맛도 영양도 다른 젓갈 고르기
“세월이 흐르니 사람 입맛도 김장 풍속도 변하는 모양이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30여 년째 젓갈을 파는 유양선 할머니의 얘기다. “전에는 오래 두고 먹으려고 염도가 강한 새우젓과 멸치젓, 갈치속젓이 많이 팔렸는데 요즘은 새우젓은 꾸준하지만 비교적 염도가 낮은 맑은 액젓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사용하는 젓갈은 김치의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진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배추는 고소한 맛을 살리기 위해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기본 젓갈로 사용하고, 깍두기는 시원함과 달콤함을 위해 새우젓을 기본 젓갈로 쓴다. 여기에 갓·굴·실고추와 함께 멸치젓과 곤쟁이젓을 첨가하기도 하고 대구·명태 등의 아가미를 넣어 담그기도 한다. 총각김치는 까나리액젓을 많이 쓰며, 전라도 지방에서 잘 담그는 고들빼기김치는 멸치젓국을 사용한다.
새우젓 : 단맛, 고소한 맛, 쓴맛이 고루 조화를 이룬 미묘한 맛. 열량은 낮으나 단백질량이 많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고칼슘 알칼리성 식품이다. 젓을 담글 때 사용한 새우에 따라 이름과 쓰임새가 다르다. 늦가을과 초겨울에 나오는 ‘동백하젓’은 희고 깨끗하며 작고 선명해 주로 무쳐 먹는다. 5월에 잡는 ‘오젓’은 새우의 껍질이 두껍고 살이 단단하지 않으며 붉은색을 띄는데, 주로 조리용으로 사용된다. 6월에 잡는 ‘육젓’은 껍질이 ?고 살이 많고 연한 최고급의 새우젓. 3개월 정도 숙성하면 가장 맛이 있다. 염도가 높아 김장용으로 가장 많이 애용된다. 가을에 잡은 ‘추젓’은 오젓, 육젓보다는 질이 약간 떨어져 가격이 저렴하다. 잡것이 섞여 있어 당장 먹기는 나쁘지도 삭혀서 일 년 내내 두고 쓰기에 알맞다. 김장용으로 많이 사용되며 붉은색을 띈다. 고르기 / 새우의 형태가 변하지 않고 단맛이 있으며 액즙이 백색으로 맑은 것이 좋은 것이다. 1년 묵은 젓갈은 형태가 살아있지 않으나 액즙이 우유 빛으로 뽀얗고 맑으면 잘 삭은 것이다.
멸치젓 :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으며 지방이 많아 열량이 매우 높다. 단백질과 칼슘, 인도 많이 들어 있다. 멸치젓에 포함된 유리아미노산은 멸치젓 특유의 풍미와 맛을 지니며 영양 가치도 매우 높다. 멸치젓 역시 크기와 잡히는 곳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다. 봄철에 담근 것은 ‘춘젓’, 가을에 담근 것은 ‘추젓’이라고 하는데 춘젓이 더 맛있다. 특히 전라도, 추자도 멸치젓은 달고 삭으면 뼈만 앙상하게 남으면서 담홍색의 짙은 액체가 된다. 고르기/ 뼈가 만져지지 않을 정도로 푹 곰삭아야 하며, 비린내나 기름기가 없고 짙은 갈색을 띤 투명한 윗물이 고여 있는 것이 좋다.
황석어젓 : 참조기 새끼와 비슷하게 생긴 황석어는 5월부터 7월경까지 서해안에서 잡히는 것.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 인, 철의 함량도 높다. 잘 삭혀서 살은 다지고 나머지는 물을 부어 다려서 김치에 넣는다. 반찬을 할 때는 살을 잘게 썰어 무치거나 물을 약간 부어 찐다. 고르기 / 노란 기름이 뜨고 속이 노르스름한 것이 좋은 것. 속이 시커먼 색을 띠면 물을 탄 것이므로 주의한다.
조개젓 : 철분, 인, 칼슘 비타민A의 함량이 높다. 7월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조개 발과 조갯살이 붙어 있어야 하고 손으로 만져보아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이 좋은 것이다.
새우젓은 냉동실에, 젓국은 한번 끓여 보관 젓갈류는 소금 함량이 낮은 제품일수록 저온 숙성을 한다. 멸치젓은 1년, 새우젓은 6개월, 창란젓은 4~5개월 정도 숙성시키는데 보관 기간도 숙성 시간 만큼이라고 보면 된다. 보관 용기는 완전히 밀폐시킬 수 있는 것으로 입구가 좁은 오지그릇이나 유리그릇 등이 좋다. 보관된 젓갈을 꺼내 먹을 때는 건더기가 국물 위로 나오지 않도록 하고 물기 없는 숟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변질을 막는 방법이다. 새우젓은 냉장실보다는 냉동실에 보관한다. 얼지 않아 오래도록 맛과 색을 유지할 수 있다. 젓국을 오래 보관해 변질이 염려되면 한 번 끓여서 식혀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얼음 케이스에 담아 얼렸다가 하나씩 떼어 비닐에 보관하면 사용도 편하고 맛의 변질을 막을 수가 있다.
첫댓글 아직도 젓갈 구입을 안했는데 좋은정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나..수성행님 여기서 만나 반가워요...ㅎㅎ
저도 아직이에요. 전 바자회에서 잘 구해요. 조계사도 바자회하지요? 감기조심하세요.()
전 멸치젓갈 진주 형님께서 담궈 주셔서 해마다 맛나게 김치를 먹을 수 있답니다..이달 말경 진주 가지러 갑니다..김장철 다가오는데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형님표가 진짜지요. 부럽습니다.출근길 옷 단단히 입으세요.()
네 보살님 조계사도 바자회 가끔 하는데 요즘은 별 소식이 없습니다 여기오면 좋은 정보가 많아서 너무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마음 보살님 약간의 걱정이 있으신것 같아 저도 함께 마음모아 걱정했지만 괜찮을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미소 스님이 계시잖아요..^^
잘 삭아 구수한 젓갈이 그리워 지네요~~ㅎㅎ^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