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음은 밖에 나가면 사람의 얼굴이 없었어요.
희뿌연 황사 미세먼지에 얼굴없는 사람들만이 바쁘게 지나다닙니다.
더구나 어제 오후에는 세차게 바람이 불고 요란하게 비가 쏟아져
오늘 주말걷기를 어찌하나 은근히 마음조리며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바람은 조금 불었지만 파아란 하늘이 보이는 맑고
청명한 날씨에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한사모 주말걷기 행사에는 항상 높은 분이 도와주시나 봅니다.
화서표 인절미가 오늘 하루 휴업을 하는 관계로
제가 간식용 웨하스를 회원들에게 판매하러 나섰습니다.
"한 통에 천원"이라고 소리쳐 보았지만 천원짜리를 내는 사람은 없고
수북히 쌓였던 웨하스만 바닥이 났습니다.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함수곤 대표님과 박현자 회원님도 2주만에 다시 나오셔서
모두들 반갑게 인사를 하며 한결 밝고 환한 모습이었습니다.
함 대표님께서 주말걷기에 나오시니 회원들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고
저도 기분이 업되는 것으로 보아, 다음 안내를 맡으시는 회원님들께서도
가끔은 이를 고려하여 걷기 코스를 선정해 보시는 것도 어떨런지요?
2017년 5월 14일(일요일) 오후 3시 30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장충파출소 광장에는 제475회 '남산둘레길' 주말걷기에 함께 하기 위하여
48명의 한사모 회원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모였습니다.
오늘의 '남산둘레길' 걷기 코스는 아래와 같으며
걷는 거리는 7km에, 2시간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동대 정문옆 계단오르기 → 석호정 → 남산 북측 한양도성 →
순성길 → 유아숲 체험장 → 연못 → 팔도소나무 → 야생화원 → 식당
인원점검을 마치고 장충공원 내의 꽃길을 지나
직진하여 남산 산책로 입구 쪽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장충공원 내의 흙먼지 휘날리던 옛날 운동장은
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아름다운 꽃길로 바뀌었습니다.
장충공원에서는 조선 태종 때 청계천을 가로질러 쌓은 돌다리인
'수표교'가 있고(1958년 청계천 복개공사를 하면서 옮겼음),
임오군란, 갑신정변, 을미사변 때 순국한 대신과 장병들을 제사하기
위하여 1900년(광무 4)에 설치했던 장충단터도 있습니다.
길건너 언덕에는 어려운 시절 필립핀의 도움으로 세웠다가
요근래 리모델링한 장충체육관이 보이고, 옛날 영빈관 자리에
우뚝 솟아 있는 23층짜리 신라호텔도 보입니다.
남산으로 오르는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데이트 코스였는데, 어느 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어
한사모 식구들과 같이 걸어가니 세월이 무상함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전통 혼례를 준비하는 음식점과 이준 열사 동상을 지나
남산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앉아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계단 왼편에서 응원 함성이 들려와 살펴보니
초등학생들이 야구 경기를 하는 장충 리틀야구장이었습니다.
그 위로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가 높이 솟아 있는데
이경환 회장님께서 우리나라 첫 편수국장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남산둘레길을 걷는 코스는 여러가지 있지요.
먼저 지하철 6호철 '한강진역'에서 하얏트호텔을 지나 남산공원으로
오르는 방법도 있고,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북측순환로로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장충공원을 지나 남측과
북측순환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제가
동대입구역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한 이유는 사계절 아름다운 남산의
모습을 살펴보기에는 이 코스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고 있는 길이 제일 풍경이 아름다운 코스라고는 하나
회원님들이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걷기 안내
코스를 선정할 때 계단이 많은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는 주위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을 그랬구나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에는 남산 서울타워가 보이고 벌써 연녹색 나무잎들이 우거진
녹음을 만들어 주는 이 길은 명품 코스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해마다 4월 중순경에는 새하얀 꽃비가 흩날리어 걷는 이들의
마음을 새봄의 희망에 설레이게하는 화사한 명품 꽃길이라 합니다.
계단을 다오른 회원님이 "안개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배호의 흘러간 노래를 부릅니다.
활터인 석호정은 조선 인조 때(1630년)에 만들어진 유서깊은 국궁
도장이며, 활쏘기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네요.
북측순환로를 걸으며 잘 정비된 수로에 흘러가는 물소리가
콸콸 제법 큰 소리를 내며 흐르는 모습에 탄복해 봅니다.
"남산생태.경관보전지구"라는 안내판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습니다.
남산에는 신갈나무와 소나무 군락지가 널리 분포되어 있는데,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의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기 때문에
남산에는 소나무 군락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했나 봅니다.
그렇게 보니 남산에는 다른 곳보다 소나무가 더 많아 보이네요.
남측순환로와 북측순환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잠시 쉬면서
함수곤 대표님과 장정자 회원님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봅니다.
남측포토아일랜드(남측지점)에서 강동, 강남 방향의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와. 멋있다!'
맑은 날씨에 시야가 너무나 좋아 한강 건너 저멀리에 있는
새로 개장한 123층 555m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한 눈에 보입니다.
모처럼 맑게 갠 서울 풍경에 저마다 탄성을 자아냅니다.
남측전망대에서 서울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잠시 쉬어 갑니다.
화장실이 있는 휴식처에서 숨을 돌려 잠시 쉬어갑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점점 연로해 가니까 언덕이나 계단이 있는 곳은
힘들어 하고 경사진 비탈길은 더욱 어려워 하네요.
박동진 운영위원님이 함 대표님 옆에서 정성껏 부축해 드려
비탈진 곳을 내려오는데 윤종영 고문님과 담소하시는 대표님의
표정이 무척 기분 좋고 편한 모습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수복천 약수터를 들러보았으나 가물어서 그런지
물은 바짝 말라 있고 먹기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눈에 뜨입니다.
남산뿐만 아니라 서울의 약수터는 사람이 환경을 오염시켜
이젠 마실 물로는 모두가 적절치 않은가 봅니다.
연못가에서 남학생, 여학생 별로 따로 포즈를 취해 보았습니다.
주말걷기 단체사진을 모아 500회 때에는 책을 발간해 보면 어떨까요?
지나간 추억과 더욱 익어가는 모습들을 값지게 간직하고 싶습니다.
벤취가 있는 멋진 공간에서 오락시간을 가졌어요.
반주는 집에서 모두 며칠동안 녹음하여 갖고 왔는데
반주 녹음한 것을 가끔 들려줄 수 없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어요.
늘 바쁘신 박해평 회원님이 시낭송 하러 오랫만에 나왔어요.
신원영 회원님의 지휘로 동요 '고향의 봄', '꽃동네 새동네'를 부르고
패티김의 노래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반복해서 다함께 불렀습니다.
함께 무용을 하며 열창한 여학생들의 재롱이 더욱 돋보이네요.
함 대표님께서 남산을 둘러 본 소감을 또렷한 어조로 말씀했습니다.
"제가 살던 때에 비해 남산이 정말로 너무 많이 변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러 회원님들이 도와주셔서 고맙고 기쁨니다."
남산을 함께 걸은 함 대표님의 용기와 신념에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팔도소나무길과 유아숲체험장을 돌아나와
하얏트호텔 옆 언덕길을 거쳐 한강진역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이태원 신선설렁탕 본점입니다.(02-793-8833)
아주 깨끗하고 우리 한사모 회원만 아래층을 쓸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맛깔스런 신선설렁탕과 김치부침개입니다.
막걸리를 판매하지 않아 별도로 사가지고 왔습니다.
막걸리 한잔씩 들고 건배를 외쳤습니다.
‘한사모 는’, ‘영원하다.’
‘영원하다.’, '한사모’
다음 주(5월21일) 주말걷기 안내를 맡으신
오준미.이성동 회원님께 한사모기를 인계하였습니다.
다음 주 오후 3시 30분에는 9호선 '가양역' 4번 출구(지하)에서
만나 서울둘레길 안양천코스를 걷는다고 하였습니다.
"가양역"은 급행, 완행 모두 정차하는 역입니다.
안내를 맡으신 분들이 후기를 쓰실 때에는 한사모 회원에 대한 호칭을
000교수님, 000교장선생님, 형님이나 언니 등으로 쓰는 것 보다는
한사모 회원, 회원님으로 쓰는 것이 좋겠다고 회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김동식 고문님과 김용만 고문님께서 말레이지아에 다녀오신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다음 주에는 꼭 말씀해 주세요.
오늘 사진을 찍으시느라 수고해 주신 김민종 사진위원님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남산둘레길을 함께 걸어주신 한사모 회원님,
안내를 준비하며 여러 회원님들 덕분에 행복하였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첫댓글 오랫만에 날씨가 그리 좋을 수가 없었지요.
좋은날 함께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후기 읽으며 함게 걸어봅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정희님
꼭 참석하려했는데,..결국 못갔습니다.
오월의 햇살아래 피어있을 남산의 정기도 받고 싶었고, 열과 성을 다해 안내하시는 님과 함께도 하고 싶었답니다.
아름다운 한사모 회원들과 어우러진 남산의 자연경관을 사진과 글로 잘 보았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아쉬운 마음을 댓글로 남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주말걷기에서 뵙겠습니다.
뭐처럼 파아란 하늘아래 한사모회원님들은 모였습니다.
높은 계단도 용감하게 올라보고 팔도군락지 소나무숲도 거닐었습니다.
공들여 준비한 음악에 맞추어 여학생들의 재롱도 장관이였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멋진 주말걷기는 흐믓한 시간들이였습니다.
김정희회원님 열정과 수고하심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한사모 회원님께!
혼자서는 어느 것 하나도 해내지 못 하는 김정희입니다.
그날 근래의 드문 쾌청한 맑은 날씨가 제일 큰 선물이었고 님들께서
한마음이되어 모두 도움을 주셨기에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 함께 기뻐하시는 모습에 행복했습니다.
주말걷기에서 뵙겠습니다.
처음 걸어 본 그 길이 왜 이리 잊혀지지 않는걸까요?
새색시의 신혼방처럼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길이었습니다.
숲길인지 꽃길인지, 푸른 하늘에 바람 소리와 물소리까지
싱그럽지만 현란한 길이었습니다.
신선설렁탕도 잘 먹었습니다.
고소하고 맛있고 따뜻했습니다.
풍미가 있는 김치 깍두기가 입맛을 돋구었어요.
노래에 취하여 즐겁게 걸었습니다.
사랑과 정성이 깃들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