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은 어버이 날이다. 그래서 서울에 올라가 아버지에게 점심식사라도 대접하고 오려고 잠정적으로 계획을 세웠었는데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 4월 30일(금요일) 오후에 고속버스편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사연인즉서울에 올라가 언니(큰딸아이)집에 빌붙어살며 알바를 한답시고 여행사 홈페이지 불러그를 관리해주는 놀새인 작은아이가 황금연휴를 이용해서 일본 간사이 지방으로 여행을 간다고 자기 엄마를 졸라 한주 앞당겨 서울에 올라와 같이 한복을 대여하여 입고 경복궁 등 고궁나들이를 하자고 바람을 잡으며 그대신 4/30(토) 점심은 이탈리아/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근사하게 점심을 쏘고 저녁은 여의도에 있는퍼족이라는 식당에서 족발 월남쌈과 월남 쌀국수로 나까지 포함해서 자기가 쏘겠다는 말에 솔깃한 집사람이 아예 이번주에 서울에 올라가 아버지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대신 5-8 연휴 기간에는 고창에 가서 누나 묘소가 있는 상등리 똥뫼밭을 둘러보고 오자고하여 과감하게 흔쾌히(아무런 실권이 없는 힘없는 가장으로 방법이 없으니) 결정을 하고 금요일 오후 재활치료를 땡땡이 치고 오전 한방 침치료를 마치고 11시 55분 차편으로 상경하기로 했다. 강남 터미날에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하여 7호선 지하철 역을 찾아가 온수가 종착역인 6호선 지하철을 타고 온수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오류동역에서 하차하여 2번출구에서 5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딸아이 집으로 찾아갔다. 이브닝 근무인 큰애는 밤 10시가 지나야 퇴근을 하고 작은애도 아직 퇴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집안에 들어가자 마자 집사람은 어지러진 방을 청소하랴. 설겆이하랴 세탁기 돌리라 아주 분주한 가운데 입은 한시도 쉬지 않고 푸념반 잔소리반 떠들어댄다. 근처 냉면집에서 비빔냉면(집사람)과 물냉면(나)으로 저녁을 먹고 열심히 텔레비젼 삼매경에 빠졌다가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잠이 들었다.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나와 오류동역을 가로질러 돌아오기를 세번 정도하니 거의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나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나는 다시 오전 운동을 나가고 집사람과 작은애는 경복궁으로 출발을 했다. 점심과 저녁을 작은애가 거하게 쏘겠다는 것도 사실은 그 내막이 있다. 작은애는 학교에 재학하던 시절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신변잡기나 패션과 악세사리와 관련된 상품에 대한 소개와 찍은 사진 등을 주로 포스팅하는 블로그였는데 의외로 방문객도 많고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업계에서 상품소개를 부탁하며 그 답례로 소개한 상품을 보내주기도 하여 몇차례 가방이나 신발 등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는 패션관련 행사에 써포터로 활약을하기도 했고'홍콩-마카오 여행에 초대받아 무료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근래에는 더 확대되어 식당이나 주점등이 오픈할때에 업소로부터 초대를 받아 시식회를 하고 업소의 분위기나 음식사진 등을 찍어 블러그에 포스팅해주기도 하는데 이번에 점심때 이탈리안/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는 2인초대를 받고 저녁에 퍼족(월남쌀국수와 족발 월남쌈에는 4인 초대를 받아 공짜 음식을 즐기며 생색을 있는대로 낸 것이었다. 신바람이 난 모녀가 나가고 난 다음 오후 한시 반에는 출근을 해야하는 큰애와 점심을 뭘먹을까 궁리를 하다가 근처에 있는무한리필 참치집에서 점심을 먹기로하고 오류동역 3거리에 있는'독도참치'를 찾아갔다. 들어가 가격을 보니 1인당 27,000원이었다. 두사람이면 54,000원인데 점심한끼에 54,000원이라면 작은 돈은 아니라서 조금 부담이 되었다. 아버지 체면에 딸에게 작지 않은 돈을 부담시키기도 좀 '거시기'했는데 식당에 들어가니 자리가 없다고 미안하다고 한다.속으로는'참! 잘되었다!"싶었다. 흔쾌히 참치집을 빠져나와 그옆 멀지 않은곳에 있는 '할매순대'로 갔다. 작년 겨울에 한번 홨던 집인데 순대국 맛이 진국이었다 이마에 땀이 송송 나게 뽀땄하게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메리카노 커피까지 한잔 가져와서 입가심까지 완벽하게 해치웠다. 큰애까지 출근을 하니 혼자남았다. 집안에서 빈둥거리다가 저녁을 맛있게 먹으려면 운동으로 소화를 시켜야겠기에 집을 나와 오류동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근린공원으로 가서 세시간 이상을 걷다가 7시가 다되어서야 집사람과 작은애가 돌아와 택시를 타고 여의도 수정아파트 부근에 있는 '퍼족(퍼는 월남쌀국수 족은 족발이다)먼저 제대로 삶아서 제라틴 성분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족발과 라이스 페이퍼 쌈야채 풋고추 생마늘 된장과 각종쏘스가 나와 레몬수에 라이스페이퍼를 적셔 족발과 각종 야채를 얹져 싸서 한입씩 먹는데 족발의 부드러운 식감과 야채 쏘스가 어울려 아주 맛이 있었다. 나도 삼척 장날 족발을 사고 시내 마트에서 라이스페이퍼 등을 사다가 한번 해서 먹어보아야 겠다.퍼보(월남식 소고기 쌀국수)가 나왔다 쌀국수도 부드러운 쌀국수의 식감과 완전히 물러지지 않은 숙주나물의 아삭한 식감에 진 한소고기 육수의 맛이 어울어져 아주 맛이 있었다. 내가 먹어본 가장 맛있는 쌀국수는 지난2003년 1월 집사람과 둘이 캄보디아- 베트남 18박19일 배낭여행중 훼에 갔을때 어두워지진 다음에 훼 왕궁앞 노천식당에서 목욕탕 의자같은 간이의자에 둘이 쪼그리고 앉아먹은 쌀국수였다. 그때 이후 국내에서 먹은 쌀국수 가운데는 제일 맛이 있었다. 속된 말로 배가 터질 정도로 포식을(그것도 공짜로)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잠이 들었다.
역시 6시 정도에 잠을 깨어 커피를 한잔 마시고 머리를 감고 면도를 하고 대충 아침을 때웠다. 오늘은 주일이라 성당 미사에 참례를 해야하는 날이지만 응암동 집에 가서 아버지를 뵙고 점심을 같이 먹고 삼척으로 내려가야 하는 날이라 미사를 궐하는 대신 대송을 바치기로 했다. 11시 반 정도에 준비를 마치고 먼저 내려와 주변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니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레 집사람이 내려와 예약한 카카오 택시를 타고 응암동에 한시 정도에 도착했다. 집은 세를 주었던 1층을 수리 중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아버지가 잠에서 깨어 소파에 앉아계셨다. 인사를하니 그래도 나를 알아보시는 눈치였다. 집사람이 먼저 올라가 인사를 하니 못알아보시는 것같은 눈치기에 내 이름을 대며 누군지 아느냐고 물으니 "큰아들"이라고 대답을 하셨다고 한다. 이전에 비해 조금 수척해 지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근처 중국집에 탕수육과 유싼슬 쟁반짜장을 시키니 써비스로 군만두까지 한접시 왔는데 식사도 제법 잘하시고 정신도 맑아보여 걱정했던 것 보다는 상태가 좋아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과 커피를 마시며 조금 대화를 나누다가 떠나야 할 시간이 되어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와 새절역으로 걸어가 응암도 순환선을 타고 불광역으로 가서 3호선을 환승하여 고속 터미날레 도착한 시간은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시간이 조금남아 2층 커피숖으로 가서 나는망고 스무디를 시켜 빨대로 빨아 먹다가 뒷골이 띵해져서 한동안 고생을 하다가 시간이 되어 오후 5시 버스를 타고 횡성휴게소에 15분간 정차 한 다음 삼척터미날에서 걸어서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였다. 예정하지 않은 서울 나들이였고 친구들 얼굴도 못보고 왔지만 그래도 아버지 얼굴을 보고 점심식사라도 대접하고 돌아오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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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열 친구,,,오랫만입니다,
이글을 읽고보니 나도 우리어머니가 생각 나네요...오늘은 전화 드려야지...
무열 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