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훼파와 느헤미야의 기도
[느 1장]
[내용개요]
헤미야의 형제인 하나니와 몇몇 사람들이 수산 궁에 있는 느헤미야를 방문하여서 예루살렘성이 훼파되고 성문들은 소화되어 백성들이 큰 환난과 능욕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1-3절). 이러한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슬픔에 잠겨서 울고 금식하며 기도하였다(4절). 느헤미야의 기도는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켜 주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중보의 기도였다. 그는, 범죄하면 열국으로 흩을 것이요 순종하면 하늘 끝에 있는 자들까지도 불러모아서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는 모세와 맺은 언약에 의거하여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예루살렘으로 불러모아 주기를 간구하였던 것이다(5-11절).
[강 해]
본장은 에스라서 마지막 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지면서 또 한사람의 위대한 지도자인 느헤미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에스라와 비교해 볼 때 평범한 유대인에 불과했지만 하나님은 그를 사용하시기 위하여 여러 가지로 준비하셨습니다. 느헤미야는 고국의 소식을 전해 듣고 가슴 아파했으며 조국과 동족을 위하여 금식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기도에 힘입어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할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1. 느헤미야
1) 하가랴의 아들
본서는 느헤미야 자신에 의해서 기록되었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자기 자신에 대해 하가랴의 아들이라고만 간단하게 언급합니다. 그의 족보와 배경에 대해서는 그 외의 정보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느헤미야가 그렇게 비중 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제사장도, 학사도 아닌 평범한 유대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평범한 사람도 하나님께 헌신하고자 하면 준비시키고 그를 들어 쓰십니다.
a. 하가랴의 아들(느1:1)
b. 가문의 중요성(느7:64-65)
2) 술 관원
느헤미야가 자신에 대해 언급하는 또 하나의 사실은 그가 아닥사스다 왕의 술 관원으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비록 평범한 가문의 출신이었지만 그의 개인적인 성품과 능력은 이방 왕에게까지 인정받을 정도였습니다. 술 관원이란 왕의 음식을 먼저 맛봄으로써 왕에게 해를 입힐 만한 사태를 방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나 이 직책을 맡을 수는 없었으며, 왕의 특별한 신임을 얻은 자만이 이 직책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이 당시 왕에게 가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사람은 왕비와 술 관원이었다고 말합니다.
a. 왕의 술 관원(느1:11)
b. 이방 왕에게 능력을 인정받음(단1:20)
3) 단점과 장점
한편 느헤미야가 술 관원이었다는 것은 그에게 커다란 장점이기도 했지만, 느헤미야 개인으로서는 단점으로서 작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당시에 있어서 이 직책은 내시가 아니면 맡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고자가 여호와의 회중에 들어올 수 없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후에는 육적인 문제보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더 우선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그의 단점보다도 장점을 살려 자기 백성과 하나님의 사역을 위하여 헌신하고자 하는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a. 고자에 대한 율법 규정(신23:1)
b. 고자의 구원(사56:3)
2. 소식을 들음
1) 하나니의 보고
느헤미야의 이야기는 아닥사스다 20년에 시작됩니다. 이때는 주전 445년으로 에스라가 사역을 시작한 지 13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때 느헤미야의 형제인 하나니가 느헤미야를 찾아왔습니다. 하나니는 느헤미야의 동생으로서 느헤미야의 곁에서 여러 모양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나니는 느헤미야에게 유다 사람과 예루살렘의 형편을 보고함으로 느헤미야가 동족을 위한 사역을 감행하도록 도왔습니다.
a. 에스라의 사역 시기(스7:8)
b. 하나니(느7:2)
2) 예루살렘의 상황
하나니는 예루살렘의 상황에 대해, 큰 환난을 만나고 능욕을 당하고 있으며 예루살렘 성은 훼파되고 성문들이 불타 버렸다고 보고합니다. 아마도 하나니가 보고한 정황은 에스라 9,10장의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성벽의 재건을 시도했었지만 이미 내려진 아닥사스다 왕의 조서에 의해서 좌절되고 결국 모든 사역은 중단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a. 성벽 내건 시도(스4:12)
b. 아닥사스다의 조서(스4:21)
3. 금식과 기도
1) 슬픔과 금식
예루살렘에 대한 비참한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깊은 상처를 받고서 에스라가 그랬듯이 작정하고서 금식과 기도를 했습니다. 그의 조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그로 하여금 슬피 울며 금식할 수밖에 없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사이에 국경이란 없지만 그들 자신이 속한 조국과 민족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민족과 나라를 위하여 애통해 하며 금식하고 기도하는 느헤미야의 태도를 본받아야 합니다. 성경의 많은 신앙인들은 자기 민족과 나라를 위하여 금식하고 기도함으로 그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a. 에스라의 금식 기도(스8:23)
b. 민족에 대한 사랑(롬9:3)
2) 죄의 자복
느헤미야의 기도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이스라엘의 범죄를 자복하였고, 그럼에도 회개하면 회복시키겠다고 하신 약속을 상기시켰으며, 마지막으로 자신이 이스라엘을 위해 사역할 수 있도록 역사하시기를 간구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에스라나 다니엘처럼 민족의 죄악과 범죄를 마치 자신의 범죄인 것처럼 여기고 자복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참된 지도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이 회계할 자인 것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a. 다니엘의 기도(단9:4)
b. 회계할 자로 여김(히13:17)
3) 약속의 상기
죄악을 자백한 느헤미야는 이어서 하나님 자신이 하셨던 약속을 상기시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범죄하면 열국 중에 흩으실 것이며, 그런 가운데서도 다시 돌이켜 회개하면 어디에서든지 그의 백성들을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솔로몬도 이 말씀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전 봉헌식을 하면서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간구했던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솔로몬과 동일한 내용을 기도하면서도 하나님의 구속 사건을 근거로 하여 역사하실 것을 간구합니다.
a. 회복의 약속(신30:2-3)
b. 솔로몬의 간구(왕상8:33-34)
4) 형통 간구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실 것을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청하여 그러한 사역을 위하여 헌신하겠다고 말하고 그 사역이 형통하게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기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는 특히 하나님의 역사로 아닥사스다 왕의 은혜를 입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구하며 기도를 마칩니다. 그것은 그가 당시 왕의 술 관원으로서 왕의 곁을 떠난다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귀환한다는 것 이 왕에게 배은망덕으로 비칠 수도 있었으나 그것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a. 형통 간구(느1:11)
b. 사역 자청(사6:8)
결론
느헤미야는 성직자이거나 대단한 가문의 출신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과 그의 백성, 그리고 그의 나라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기고자 했으며, 그것을 위하여 금식하고 기도함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느헤미야의 모습은 믿는 우리들 모두가 가져야 할 올바른 섬김의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느헤미야. 이름의 뜻은 '여호와께서 위로하신다'이다. 유대인으로 페르시아의 고위 관리로 재직하였다. 후에 에스라와 함에 마지막 귀환에 합류하였다.
2절. 형편을 물은즉. 원어 <la'v;:솨알>은 '구걸하다, 간청하다'라는 뜻, 자신에게 절실한 것을 간절히 요구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4절. 하늘의 하나님. 페르시아인들이 그들의 신인 '오르무르드'를 부를 때 사용하였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히브리인의 유일신인 하나님을 의미하는 칭호로 사용하였다.
5절. 크고. 원어 <l/dG::가돌>은 다른 사물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위대함을 의미한다.
6절. 주야로. 하루 동안이 아니라 매일을 의미한다. 본문에 의하면 느헤미야는 아닥사스다 왕이 수산 궁으로 돌아온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기도하였다.
8절. 범죄하면. 원어 <l['m;:마알>은 '불성실하게 행하다, 은혜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다'라는 뜻. 여기서는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한 죄를 가리킨다.
9절. 돌아와서. 원어 <bWv:슈브>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올바른 길로 돌이키는 것을 의미한다. 쫓긴 자. 원어 <!k,j}D"nI:나다하켐>은 원래 양을 몰거나 메뚜기 떼를 쫓아낼 때의 행동을 뜻한다. 여기서는 죄로 말미암아 멀리 추방된 자를 가리킨다.
10절. 구속하신. 원어 <hd:P;:파다>는 채무자의 빛을 대신 변제함으로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는 것을 의미한다.
[신학주제]
언약과 율법. 본장에 나타난 느헤미야의 기도의 내용에는 언약과 율법(모세의 계명)이 동시에 나타난다. 엄격히 말하면 언약 체결의 표지로서 율법이 수여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등의 족장들과 언약을 맺으셨고, 그 후 출애굽 한 백성들과도 언약을 맺으셨다(참조, 출19:5-6). 언약의 내용의 핵심은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되시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이 언약이 당사자간의 동등한 입장에서의 계약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만 일방적으로 책임지시는 계약이란 점이다. 예를 들면, 인간이 언약을 파기했을 때, 하나님의 심판을 받지만 언약 자체만큼은 결코 파기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책임을 지시고 계신다. 이와 같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는 언약 관계에 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 위한 지침으로서 십계명과 다른 여러 율법들을 주셨다. 이 율법은 지키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아니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삶의 지침으로 제시된 것이다. 신약에서 바울이 신랄하게 율법을 비판했던 것은 율법을 구원의 조건으로 보려는 율법주의적 사고 방식에 대한 비판이었다. 아무튼 율법이 언약 백성의 삶의 지침이라는 점에서 신약 시대에도 의미를 가진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을 통하여 하나님의 언약의 완전한 성취가 이루어짐으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된 성도들은 이제 삶의 현장 속에서 율법의 정신을 실현시켜 나갈 책임이 주어졌다. 이 율법은 단지 돌 비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새 언약을 통하여 마음판에 기록되어진 것이다(참조, 렘31:31-34). 결국 언약은 율법의 원천이고, 율법은 언약의 외적 실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적교훈]
느헤미야는 조국의 비참한 상황을 전해 듣고 비통했다. 그는 대제국의 고관으로서의 영화보다는 하나님의 백성의 책임을 더 귀한 것으로 생각했고 개인적 안일과 부귀보다는 민족의 고난을 염려했다. 그리고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하나님 앞에 매달리며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 같은 느헤미야의 신앙관은 근원적으로 볼 때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것이었다. 옛적부터 조상들에게 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약속을 소망하였기 때문에 느헤미야는 자신의 지위를 버리면서까지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려 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날도 역시 말씀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소망하는 신앙적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