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오는 것. ‘회연’. 우리의 역사도 돌고 돈다. 그렇기에 거짓이 아닌 진실의 무대이기에 더욱 진실 된 작품을 만들고자 하였다. 실화가 바탕이었기에 배우들 또한 선조들의 삶을 더욱 잘 묘사하기 위한 연기 내공을 쏟아냈는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 청주의 역사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역사가 있었으며, 그 역사를 스토리텔링하여 지켜내야만 하리라.
우리 지역의 역사 속에 남아 있는 삶의 애환과 슬픈 역사 속에 살아간 우리네들의 이야기. 왜곡된 역사가 아닌, 있는 그대로 그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삶을 가장 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출기법을 총 동원해야만 했다. 가슴 절절한 지역의 이야기를 극화하기 위해 토속적인 충청도 사투리와 행동을 연구하였고, 청주아리랑의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충청인의 선율이 자연스레 상기되어 극이 끝날 무렵엔 관객도 함께 익숙해지길 바라본다.
바쁜 일정 속에 애정 어린 연습으로 매진해준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작품줄거리
북간도로 가면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소식에 연인 설령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고향 청주를 떠나 북간도로 떠나는 충석.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북간도는 돈을 많이 벌기는커녕 먹고 살기도 힘든 일본군이 관리하는 곳이었다. 척박한 북간도에서 설령이가 있는 고향 청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충석은 해방 소식을 듣고 북간도에 있는 이주민들과 같이 고향으로 떠나려 했으나 도망가던 일본군들이 고향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온성대교를 불태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절망에 빠져있던 충석과 이주민들은 청주아리랑을 부르며 다시 한 번 힘을 내 불타버린 마을을 개간한다. 그들은 중국 정암촌에서 제2의 고향을 만들어 70평생을 살아오게 되고, 어느 날, 충청도에서 북간도로 이주 갔던 이주민들을 초청하게 되면서 드디어 이주민들은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고향을 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