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의 입장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는 각자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살아간다. 물론 그 고민거리가 잘 해결이 되면 다행이지만, 해결이 안 될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방송에 나와 MC, 게스트, 그리고 시청자들에게까지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안녕하세요’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직접 고민을 듣고 질의응답을 해주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과연 좋기만 할까?
이 프로그램에 애청자인 나로서는 고민을 깊게 들어주고 심지어는 해결까지 해주는 이 프로그램이 참 좋다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우연히 SNS를 하다가 프로그램의 일부분이 나온 영상을 보게 되었다. 공감을 하며 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댓글을 보았는데, 그 댓글은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나쁜 말들이 수두룩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고민제공자분의 직업, 나이, 심지어 사는 지역까지 공개됨으로써 “나 이 사람 본 적 있어.” 혹은 “만나면 내가 똑같이 해줘야지!” 이런 부류의 댓글도 넘쳐났다. 만약 내가 아니라 그 출연자분께서 자신의 욕이 담긴 글과 사생활이 마구 침해되고 있는 이 상황을 보셨으면 어땠을까? 실제로 그런 댓글들을 본 출연자분께서 직접 그만해달라고 댓글을 단 것을 본적이 있다. 진지하게 고민을 해결하고자 나온 방송에서 욕을 먹고 사생활까지 침해를 당하는 것은 고민이 있는 사람의 잘못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은 겨우 남남의 불과한 사람들일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오직 재미로만 이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나 행동들을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생각하여 그들의 사생활에 발 담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실현된다면, 그들은 더욱 자신감있게 세상 밖으로 그들의 고민을 잘 털어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약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사생활에 개입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면, 재빨리 반성하고 그들의 공간에서 발을 빼어 그들을 보호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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