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에 조용히 매진하면서 깊은 성취감을 얻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잡지 『뉴요커』 등에서 사실 검증 전문가(fact checker)로 활동한 데이비드 즈와이그의 『인비저블: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에 등장하는 말이다. 즈와이그는 동시 통역사, 마취 전문의, 고층건물의 구조공학자, 복잡한 공항에서 길 찾기를 쉽게 하도록 디자인하는 전문가, 유명 가수들의 음악을 책임지는 연주자와 녹음 기사, 휴대전화가 잘 터지도록 하는 기지국 수리공 등을 대표적인 인비저블로 들면서 이들의 공통된 특성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들은 맡은 일을 완수하는 것에서, 일에 몰입하는 순간이 주는 기쁨 그 자체에서 만족을 느낀다.
둘째, 치밀성이다. 인비저블은 탁월함을 지향하고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낸다.
셋째, 책임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의 결과만을 누리려 하고 정작 책임을 떠맡는 것은 기피하는 반면, 이들은 막중한 책임을 즐기는 성향을 보인다.
즈와이그는 왜 인비저블에 주목하는 것일까? 그건 소셜미디어 시대의 개막으로 인해 우리가 무자비한 자기 홍보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외로움과 우울증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많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이 곧 성공이며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포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즈와이그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트위터의 ‘팔로어’ 숫자가 많을수록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게 대표적인 증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기 홍보가 개인의 행복과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즈와이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즈와이그는 소셜 미디어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정투쟁과 자기 브랜드화는 허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인비저블은 유명해지는 것이 곧 성공이며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포장해야 한다는 ‘자기 홍보의 시대’에 던지는 경고를 담고 있는 셈이다. 즈와이그는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실제 가치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다. 외부의 인정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매우 뛰어난 능력이다. 묵묵히 맡은 일에 몰입하는 것이 나를 위대하게 만든다.”
즈와이그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남의 관심을 갈구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봐도 좋은 물음이 될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물어보라. 당신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러닝머신 위에서 뛰며 남들과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에게 도전해 영원한 보상을 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