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룡사배 3차전에 출전한 중국여자기사들과 왕레이 여자국가대표팀 코치 [사진제공 ㅣ 한국기원] |
중국 여자바둑계에 봄날이 왔다.
올해 5월 초부터 중국에서는 '여자갑조리그'가 출범한다. 8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리그를 위해 28개팀이 모여 이미 최종예선까지 끝마쳤다.
류스밍 중국기원 원장은 " 몇년동안 남녀바둑을 비교해보면 여자바둑은 항상 약했고, 그 지위도 마찬가지였다. 고(故) 천주더 전 원장이 갑조리그를 창설하며 여자를 선수로 넣는 실험을 해보았고, 그 뒤에 왕루난 원장도 여자리그 실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었다. 드디어 우리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라고 기뻐했다.
또 "중국은 한국에서 정지한 국제대회(정관장배)를 물려받아 중국여기사들을 단련시켰다. 작년 4월 장옌에서 마친 제2회 황룡사배에서 왕천싱이 8연승하고 위즈잉이 마무리하며 한국, 일본을 꺾고 우승했다.
이것은 2009년 중국의 정관장배 우승후 2년만에 다시 선 정상의 자리였다. 작년 궁륭산병성배는 중국여자기사가 모두 4강을 차지했는데 이것도 1993년 이후 정확히 20년 만의 일이었다."면서 리그결성배경을 설명했다.
여자바둑계에서 처음으로 9단에 올랐던 루이나이웨이는 상하이팀의 코치겸 주장으로 출전한다. 루이는 이번 예선에서 리허와 왕천싱을 꺾는 등 7전 5승 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녀는 "이 리그로 더 많은 중국의 여기사들이 관심을 받을 것이고, 바둑스포츠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자바둑계에 봄날이 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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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나이웨이 9단은 상하이팀 코치 겸 감독으로 출전한다.
'잊혀진 세대'라고 자신을 표현한 '70후'의 여기사들도 리그창설을 환영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가온 여자갑조리그에 대해 '70후'대표격인 예꾸이는 "리그가 생겨 나도 50살까지 바둑을 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감격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과 함께 성장한 '80후'세대의 여자기사들은 바둑도장 붐과 한국여자기사들의 득세가 이들에게 기회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70후'의 열악한 환경과 비교하면 자신들은 행복한 세대라고 평한다. 이제 바둑교육사업을 하는 정옌은 "내 나이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여자갑조리그는 예전부터 기대해왔던 꿈의 리그다."라는 느낌을 표현했다.
리그의 주축을 담당하는 '90후'여자기사들은 "이번 예선에 나온 선수들이 모두 강했다. 리그에 참가하기가 아주 어려웠다."라고 평했다. 송롱후이는 "남자들은 갑조리그를 통해 발전했다. 여자기사도 이번 리그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한다. 우리의 바둑수준이 상승해 남자기사와의 거리를 좁혔으면 좋겠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감상을 말했다.
여자갑조리그에 참가하는 8개팀 중에서 적지 않은 팀이 이미 협찬사를 구했다. 예를 들어 심천팀은 녜웨이핑 9단이 직접 코치를 맡아 150만 위안(한화 약 2억 7천만 원)의 자금지원을 받았고 샤먼팀,상하이팀도 거의 100만 위안(한화 약 1억 8천만 원)의 협찬을 받았다고 한다. 대다수의 팀이 70~80만 위안정도의 후원을 받을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여자갑조리그에서 한국이나 일본의 기사는 외부용병으로 참가할 수 없다.
'여자갑조리그'는 각 팀에서 2명씩 출전(예비선수 1명 포함 가능)해 서로 상대를 바꿔서 1, 2차전에 걸쳐 총 4판을 둔다. 이긴 팀이 승점 2점, 패한 팀이 0점을 얻고 무승부일 경우에는 두 팀이 1점씩 나눠 갖는다. 우승팀 상금은 25만 위안(약 4,500만 원), 준우승 15만 위안(약 1,800만 원), 3위 10만 위안(한화 약 1,8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7, 8위 팀은 리그에서 탈락, 새로운 팀으로 교체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