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출발지 간세라운지에서... 담벼락에 서있는 간세가 이채롭다.
눈가에 어린 익숙한 풍경이다.
구멍 숭숭 성근 울담이 투박하다.
'무근성' 어느 모퉁이 돌담가에... 오색의 동심(童心)이 그려져있다.
궂이 화려하지 않아도 아장거리는 모양새가 보기좋다.
솔솔 그길을 따라간다.
한천(용연) '구름다리'를 아시나요...
그 시절 성안(제주시) 명소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추억의 길이기도 하다.
출렁거리는 아찔한 광경에^^...
이제 새 단장하여 오가는 발품들을 아우르고...
한 무리의 '애기범부채' 꽃대가 여린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다.
어느 바닷가 작은 모루에서 '청초'라는 꽃말의 의미로...
적당히 흐린 날씨여서 걷기에 그만이다.
사색... 쉬어가는 쉼팡이 여유롭다.
어디 나그네만 그러하랴.
스쳐지나는 바람 한줄기 꽃말의 향기를 남기고 있다.
문주란 꽃... 드러내지 않은 순정에 마음이 간다.
그 너머 다끄네 포구 빨간 등대가 오수에 잠겨있댜.
잔잔한 바다가 호수를 이루었다.
'제주공항' 올레길로 들어섰다.
쉼 없이 오르내리는 저 육중한 날개짓이 신기하기도 하다.
군시절 휴가때 처음 타 보았던 그때의 긴장감이 아직도^^...
꽃... 풀잎... 포구... 등대... 그리고 바다...
살랑이는 파도가 아장거린다.
'도두봉'에 올라... '어영소' 공원 큰코지가 지척인 듯 하다.
느릿느릿 저곳을 휘돌아 이곳까지...
보이는 풍경도 느린 마음이어서 평온하다.
이 길에서...
'도두항' 우현 빨간 등대가 선명히 서있다.
밤바다 밝혀줄 빛의 향연일진대...
어느 어부의 만선의 바램도 여물어갈 터이다.
누군가는 추억을 쌓고... '이호' 해수욕장 원담 풍경이다.
물빛 반영이 짝을 이루었다.
가는 길 오는 길... 작은 돌랭이 밭담이 푸근하다.
그 사잇길로 어느 여농부가 걸어가고 있다.
바당일, 밭일... 번갈아 가며 수없는 손길로 다듬어 놓은 삶의 터전이 존경스럽다.
눈가에 어리는 별방마을의 풍경이기도 하다.
눈길 한번 봐주는 않아도... 저 나름의 매무새가 곱기도 하다.
길을 걸으며 담아내는 일상의 포커스이다.
그리 뽐내지 않은 저 모양새를 나는 좋아한다.
낮은 밭담가에 간세가 서있다.
나는 역 방향으로...
그 옛날... 한창 바쁜 농사철에 어미 말(馬)들은 주인을 도와 밭고랑을 밟느라
정신이 없는데 조랑말 녀석은 할 일 없이 이 동네 저동네 천지를 누비고 다녔는데
이 어찌 게으르다 하지 않으랴^^
이젠 올레길에서 느긋한 여유가 간세 이야기로 바뀌었으니 참 '아니러니'가
아닐수 없다.
그래도 그 모양새가 귀엽지 아니한가...
'페투니아'... 꽃이 화려하면서도 순박하여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다는
꽃말의 의미는 '사랑의 방해'이다.
소생이 그 뜻풀이를 할수 없어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니 후에라도^^...
하여~ 뒤적 뒤적 찾아보니...
'당신과 함께 있으면(있어) 행복합니다','사랑을 방해하지 말아요'
오래오래..!
'외도천교'... 그 아래 계곡물에 잠시 발품을 내려놓았다.
졸졸졸 냇물 흐르는 소리가 정겹다.
길이 이어지고...
가는 곳 마다 꽃 향기가 지천이다.
칠월의 여름이 여물어간다.
아직은 장마철이라 그 더위가 조금은 뜸하다.
꽃길따라 걸어간다.
송이송이...
나혼자 누리는 호강이다.
동행...
어느 정자목에 짐을 풀었다.
아내가 챙겨준 미숫가루 한잔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늘 고맙다.
'무수천'가에 이르렀다.
세상 모든 근심을 내려놓는 곳이라 하였으니...
그 아래 계곡 풍경은 수없이 담아냈으니 오늘은 조용히 길을 따라갈 심산이다.
온통 초록 물감이다.
이내 마음도 그리 하였으면...
길의 끝남이 지척이다.
늘 그렇듯이 살짝 아쉬움을 더한다.
어쩌면 익숙해진 친근한 여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종착지 '광령1리사무소'에 다달아... 멈추어있는 길은 없을 듯 하다.
다시 돌고 돌아가는 길...
느릿느릿...
기약이다.
2020년 7월 20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1.30~Pm 6시, 18.1km : 간세라운지-광령1리사무소)
첫댓글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주에 아름다운 덕분에 만끽합니다
오랜만입니다^^
선생님의 잔잔한 미소는
일품입니다.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즐거운 발걸음 감사합니다~^^~
페북 완주자클럽에 공유하겠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올레를 못해본 코스네요
덕분에 마음으로 따라 걸었습니다^^
역올레 풍경 또한 아름다운 곳입니다.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별방진선생님 글과 사진은 최고입니다
아름다운길 잘보았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올리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또가고 싶네요 ,,,예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