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K생명에서 보낸 손해사정사 생각을 하면 지금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보험금 60만원을 청구한 후 K생명 자회사 소속 손해사정사가 명함을 내밀며 현장 심사를 나왔는데 A씨에게 모욕감을 줘서다. 손해사정사는 얼마 전 육군 간부에게서도 치아가 깨진 똑같은 보험사고로 보험금 청구가 있었다며 ‘보험사기나 다름없다’는 말을 A씨 면전에서 꺼냈다.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 증가로 지난 4월부터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지급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실손보험 관련 민원이 증가하면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넘게 급증했다.
특히, 손해사정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 발생 시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험금을 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성이 중요하지만 보험사 자회사 소속인 경우가 상당수다.
이런 구조는 소비자가 손해사정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도 작용한다.
실제 대형 보험사 7곳의 손해사정 위탁률은 90%를 웃돈다. 손해사정 10건 중 9건을 보험사가 ‘자기손해사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금 지급 분쟁이 발생한 심사를 사실상 보험사가 다시 ‘셀프’로 심사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