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6일 시운전을 마치고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돼 최근 인도된 드릴십. /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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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발주된 43척 한국이 싹쓸이세계 조선업계 1위 한국이 초대형유조선·LNG선 등 각종 선박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그런 한국 조선업은 3~4년 전부터 세계 1등 품목에 드릴십을 하나 더 올려 놓았다. 어찌 보면 '세계 점유율 1위'라는 말이 무의미해졌다. 2000년대 들어 세계에서 발주된 43척의 드릴십을 한국이 모두 수주하면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 중 29척을 수주했다. 이 회사 박중흠 기술총괄 부사장은 "드릴십의 초기 모델은 유럽에서 개발됐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오랜 건조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다른 나라 조선소들이 흉내낼 수 없는 제품을 만들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선주(船主)에게 다음달 인도될 예정인 드릴십에 올라타 봤다. 시추탑 하단부에 특수 합금으로 만든 지름 5인치(약 12.7㎝), 길이 45피트(13.7m)짜리 파이프가 설치돼 있었다. 이 파이프를 여러 개 이어 붙여 그 끝에 시추용 드릴을 부착, 해저 10㎞까지 내려보낸다.
배 가운데 쪽에 밑이 뻥 뚫려 바닷물이 보이는 부분이 나타났다. 시추 장비를 내려보내는 구멍이다. 사람이 다니는 통로와 난간 손잡이에는 열선이 깔려 있어 추운 지역에서도 얼어붙지 않게 돼 있었다.
여정운 상무는 "드릴십은 높은 파도와 강풍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제자리를 유지하며 심해 해저를 파내려가야 되기 때문에 최첨단 위치 제어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GPS와 음파를 활용해 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센서(sensor)를 통해 배에 전달되는 바람과 파도의 정보를 분석한 다음 배 밑에 장착된 위치 제어 장치 6개가 360도 회전하면서 평형을 유지한다.
삼성이 건조한 '극지용 드릴십'은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에서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백조가 겉에서 보기에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끊임없이 발을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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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척당 6000억원 넘는 고가(高價) 선박드릴십은 최첨단 장치를 장착하고 있는 데다 이익까지 많이 나 업계에서는 '꿈의 배'라는 의미에서 '드림십(dream ship)'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한 척당 가격이 6000억원이 넘는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불리는 초대형유조선의 4배, LNG 운반선의 2배 이상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수주한 드릴십 중에는 한 척이 1조원대에 달하는 것도 있다.
전태흥 삼성중공업 경영기획팀장(전무)은 "올해 조선업 시황이 좋지 않지만 드릴십은 지난해와 비슷한 10여척 정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좋은 석유 메이저 회사들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2~3년 후 유가가 다시 올라갈 것에 대비, 드릴십을 선점하기 위해 미리 주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
드릴십이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륙붕을 비롯한 수심이 얕은 지역에 대한 석유 개발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시추 작업이 심해와 극지로 옮겨가고 있다. 바다에 네 기둥을 박은 고정식 시추 설비로는 심해·극지 시추 작업은 어림도 없다.
산업연구원의 홍성인 연구위원은 "드릴십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익성 제고에 힘쓰는 한국 조선업계의 1등 수성 전략에 딱 들어맞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드릴십
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해 고정된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시추설비.
첫댓글 역시 장보고 후예입니다^^^^
따블 만족기호
대한민국의 자랑 대한민국 기술자들이여
군함을 못만들게 하는 미국... 밉습니다.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