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기아팬입니다. 고딩때 쌍방울이 해체되고 나서부터 10년 정도 기아팬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 호랑이들 날아다닐 모습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는 타이거즈팬입니다.
우연히 직장 동료분께서 표를 구한 후 같이 가자하셔서 딱히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 살고있는 인천 sk응원하러
문학갔습니다.(플옵 경기 직관은 생전 처음이라 응원하는 팀 없이 경기장 찾았네요. 올 시즌 중 문학에서 김광현 vs 봉중근 경기할때
갔었는데도 같은 타이거즈 팬인 친구랑 tv중계 보듯이 진짜 '야구'만 관람하다 왔네요)
같이 갔던 직장동료분들도 해태 처음 생길때부터 타이거즈 팬이시라 나름 누가올라 올지 전력분석(?)하며 봤습니다.
저 빼고는 인천에 터잡고 사신지 다들 몇년 되셔서 세컨드는 sk더라구요.
각설하고, 오늘경기 느낀점들 간단히 끄적여보면...
1. sk는 진짜 강하구나...
이건 뭐 쳤다하면 홈런이고, 수비때는 너무 가뿐하게 수비하고, 나오는 투수들은 모두 일정수준 이상 올라온 탑클래스...
김광현, 전병두(ks에서 못 볼지 모르지만), 송은범 다 돌아온 100% sk를 타이거즈가 버텨낼 수 있을지...(물론 저는
기아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2. 잘 던지던 채병용을 3회에 교체했는데, 부상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ks까지 내다본 김성근감독의 작전이었는지.,.?
3회면 아직 승부가 결정나지 않았는데 후자의 목적으로 바꾼 거라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만 나오네요.
3. 두산은 김현수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른 선수들이 좋지 않아 아쉽게 되어버렸네요. 김현수 안타치고 홈런도
쳤는데... 두산이라는 팀보다는 이 팀의 이종옥부터 김동주선수까지 이어지는 라인업, 이 4명의 선수들을 좋아하는데,
김현수빼고는 아쉬웠습니다. 오늘 고영민 한방 기대했는데... 전광판에 김동주선수 타율뜰때는 안습이더군요. 개인적으로
두산에서 제일 좋아하고, 국대에서 이승엽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유일한 선수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쉬웠습니다.
4. 오늘 전반적으로 양팀 관중 모두 안좋은 모습 보여줬습니다. 큰 점수차 나자 두산 투수가 빈볼성 투구하고, 이에 흥분한
sk관중들 물병던지고, 두산쪽 관중들도 던지고... 나중에는 2층 관중석에서 1층 두산관중들에게까지 던지더군요.
관중들끼리 싸움도 일어났습니다. 나중에 경찰투입되고 분위기 살벌해 졌지만 경기장내에서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다만, sk관중들 안 그래도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 사기저하되었고, 몇 번의 계기들로 물병 던졌던
두산관중들에게 "집에가" "집에가"라고 외쳤던 건 조금 그랬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 그냥 조금 그랬습니다 정도만...
5. 7회전에 이미 승부가 기울었지만 두산 팬분들 반이상은 끝까지 남아서 그들의 응원을 즐겼습니다. 안 좋은 모습들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끝날때까지 선수들 이름 불러주며 자리지키신 분들에게 박수를... 팬분들도 멋졌습니다. sk팬분들
불꽃켜며 응원하는 것도 멋졌습니다. 어느팀이나 마찬가지였겠지만 일부 관중들이 문제가 되는 거겠죠.
6. 승부가 기울어진 다음부터는 응원가를 신경써서 들었는데, 이종욱선수 응원가(이~~종~욱! 이~~종~욱! 날려버려~~~) 이거랑
고영민 선수 응원가 신나더군요. sk는 무쇠로 만든 박!정!권! 이거랑 나나나나나~~나나나~~주환! 이게 신나더군요.
하지만 역시, 기아팬이라 그런지 최희섭, 이종범, 김상훈 이런 선수들 응원가가 더 웅장하고 신난 거 같습니다. 죄송ㅠ
7. 나주환선수의 홈 쇄도가 문제있었다는 거 집에 와서 알았습니다. 경기장에서 볼때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악착같이
하는 거 같아 매너상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는 정도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포수가 홈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슬리이딩으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사진보고 알았네요. 아 이건... 이런거였구나.
다만, 흥분한 포수(용덕한)가 공수교대때 sk덕아웃쪽으로 공 던져 버린거 보고 놀랐습니다. 정확히는 sk 덕아웃이라기보다는,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는 어떤 선수(나주환선수같습니다만)를 향해 감정을 담아서 던졌습니다. 이때는 저도 흥분해서
야유했었습니다.
8. 큰 점수차때 두산 투수(정확히 누군지 잘 모르겠습니다)가 연속해서 빈볼을 던졌습니다. 심판 경고후에도
한번 더 그랬다는... 결국 정상호선수가 맞았던 거 같은데, 별 말없이 1루로 가더군요. 1루코치도 얼른 손짓해서
오라고 하고... 같은 상황이 계속 일어났다면 양팀 모두 덕아웃 박차고 나왔을거에요. 심정적으로는 투수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sk선수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하는 모습이 얄미울 수도 있었겠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빈볼은
용납되기 힘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9. 패전팀 감독 먼저 인터뷰하고 승리팀 감독 인터뷰할때... 김성근 감독 나오려고 할 때 김경문감독이 sk덕아웃으로 찾아가서
인사하더군요. 오늘 경기중 거의 유일하게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10. 수도권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라이벌이 완전히 정착되었네요. 물론 올해도 마찬가지로 양팀다 절대 질수
없다고 생각했었겠지만... 올해의 플옵까지 sk가 가져가면서 이러한 대결구도는 완전히 굳어진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두산은 sk만날때 장난없겠죠. 솔직히 1,2차전 두산이 다 잡아버릴때는 두산이 한경기 정도 내주고 올라갈 것 같았는데,
결과는 sk의 승리네요. 대신 두산에 젊고 좋은 선수들 많으니 내년에는 무서운 팀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도 충분히
무서웠구요.
11. 문학은 올해만 다섯번 정도 가봤는데,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설은 우리나라 최고네요. 광주에 돔구장 같은 거
바라지도 않으니, 2만석 조금 넘는, 문학정도의 시설 갖춘 구장 하나만 있었으면 합니다. 어제 비 그렇게 왔는데
운동장 물 빠진거 보고 놀랐습니다.
ks남았습니다. 기아팬분들 오래 기다리셨네요.
sk가 오늘처럼 한다면, 힘들 듯 하지만, 야구를 매일 홈런 펑펑 때리고 투수들이 틀어막을 수는 없는거니까요.
이왕 할거면 sk도 부상당한 선수들 모두 돌아와서 100%로 경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약점이 없는 것 같은 sk지만
지난번 문학에서 기아가 3연전 스윕했을 때 모습만 보여준다면
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v10 해 봐야죠.
졌지만, 그리고, 일부 선수들 안 좋은 모습 보여주었지만
올시즌 내내 재미있는 야구 보여준 두산선수들에게도 박수를...
그리고, 경기끝났는데도 자리지키면서 계속 응원한 두산팬분들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내년에 기아랑 ks에서 멋진경기를~!
첫댓글 라이벌이라하면 엎치락 뒤치락 해야 되는데...이건 그냥 천적이죠......작년재작년은 진정 서울 팬심으로...올해는 sk가 무서워서(기아생각해서) 두산을 3년연속 응원했지만 정말 할말이 없네요....
결정적인 상황에서 3년 연속 쓴물을 들이켰지만....임요환, 홍진호가 그렇듯 2000년대 후반을 장식할 대표적인 라이벌리가 될 수도 있겠죠..^^;;
음 보스턴도 한때는 양키스의 벽을 도저히 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었죠 ㅎㅎ 두산도 언젠가는 와이번스를 넘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우와 정말 경기를 현장에서 본 느낌이 확 전해져 오네요...두산과는..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느낌...앞으로 더욱 박터지겠네요..ㄷㄷㄷㄷ
6. 전 이종욱 잠실에서 나올때 부우웅~~하는 소리 나오면 흥분됩니다.+_+)=b. 11. 오늘 동료들이랑 이야기할때 그래도 문학이니 오늘 경기 멀쩡하게 하지 비 그렇게 왔는데 다른데면 진흙탕이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7번은 몰랐던 사실이네요.--;;..
여담으로 김광현이랑 전병두는 SK는 코시에서 못볼 확률이 거의 100%일텐데요? 엔트리에는 둘에 송은범도 없었지만 오늘 김성근 감독이 송은범은 이한진 빼고 엔트리에 넣겠다고 하더군요. 사유를 전제하에 교체가 가능한가 봅니다. 김광현은 완쾌는 했지만 구속이 아직 안 올라 왔다고 들었구요.
그렇군요. 100%로 붙어봤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저 선수들이 완벽한 몸상태라면 기아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커지겠죠. 근데 지금 sk도 충분히 강해보이네요.
2번은 10월 10일 3차전에 나와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지고 3일 휴식 후 등판이었죠. 처음부터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없었을 겁니다. 초반부터 투수력 다 쏟아 부을거란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고...(단, 채병용 선수가 오늘도 너무 좋은 공을 던졌기에 팬들이 보기에는 의아함? 아쉬움?이 생길 수는 있었지만...) 거기다 10월 10일 등판 때도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의 등판이었습니다. 그래서 김 감독님이 채병용 선수의 호투를 칭찬했었죠.
볼 정말 잘 던지다고 하며 봤고, 뒤이은 이승호도 마찬가지... 역시 3일 휴식이라 그랬군요.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
떨리기 시작하네요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가을의 떨림인지 ㅎㅎㅎ
채병룡은 몸도 안좋은 상태라서 타순 1바퀴만 볼셈으로 투입했죠. 같은맥락에서 글로버두번째 등판때 한바퀴 더돌린걸 패착으로 생각하고 정에 이끌리지 않겠다 발언도 했구요. ks를 위해서도 더 무리시키기 싫었을테구요
솔직히 두산과 sk 실력은 차이가 없다고 보고요 3년연속 분위기에서 완전 뒤집혔죠.
솔직히 요새 팀들 수준이 다들 높아져서 별 차이들 없는데, 두산이 한고비를 못넘기네요.. 불운도 컸고.. ;; 이렇게 라이벌로 자리 잡으면 과열되지 않는 조건하에 재미 있을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롯데팬인 어머니는 금민철 홈런맞을때 큰 박수를...
좋은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