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6.03.04 (금)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마르코 복음 12장 28-34절
남김없이 사랑하라!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율법 학자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사랑의 이중 계명’입니다. ‘하느님 사랑’ 그리고 ‘이웃 사랑’, 유다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내용입니다. 물론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으나 하지는 못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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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내 목숨은 너무 소중한 것, 나 자신을 위해서만 보존됩니다. 내 정신은 사분오열, 갈라져 온전히 모이지 않습니다. 힘을 다 소진해 사랑할 만큼 나의 사랑은 불타오르지 않습니다.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한 사랑은 너무 무리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애초에 불가능한 말씀이라고 접어 둡니다. 몰라서 못하나요? 알아도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연약함이죠. 봄은 왔지만 여전히 냉랭한 마음, 목숨에 대한 이기적 보존 욕구, 해이한 정신 상태, 힘을 남겨둔 후회스러운 일상들!
그래서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가닿을 수 없는 미답의 고지 같기도 합니다.
첫째 계명은 허약한 내게 위험한 도전입니다. 예수님은 무리하게 사랑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지나치게 사랑하라고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내 사랑이란!
남상근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이 땅의 삶을 다할 어느 때쯤에는 온전한 마음으로, 마지막 목숨으로, 다함없는
정신으로, 다 발휘된 힘으로 주님, 당신을 사랑할 수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