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관칼럼 [울산광역매일]일과 사람과 배움에 대한 철학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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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박정관 칼럼> 일과 사람과 배움에 대한 철학

 사람은 저마다의 가치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삶의 씨줄과 날줄을 엮어나간다. 이 시간 필자가 나누고 싶은 것은 탄탄한 씨줄과 날줄을 엮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필자는 우연히 기독교 계통 일간지를 판매ㆍ홍보하는 일을 맡아 전국적으로 다니며 5년 정도 일하는 계기가 있었다. 초기 그 일간지 중대형교회나 대형집회 등에 문서선교사(홍보사원)를 보내 신문 부수 확장을 꾀했는데 나름 실효성이 있었다. 


 필자도 그 일에 종사하면서 당시 무명의 목회자였다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아가던 분을 집회현장에서 만났다. 마침 60년 전 외국선교사들이 대구에 세운 전통 있는 기도원 집회에 들렀었는데 오르내리는 차량들이 얽히고설켜 시간이 지체되고 있을 때 "무슨 일로 여기 왔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다 서로의 마음을 읽었고 이후 그 목회자의 운전비서로 2년가량 일했다.


 그 목회자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부산의 한 신학교에 다닐 때 죽을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었는데 교수들과 동창생들이 이구동성 `꺼져가는 촛불`이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는 병을 털고 일어나더니 10여권의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고, 온갖 기독교 방송매체에 등장하면서 일약 `스타 목사`가 됐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부흥강사로서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저마다 만나보기 원하는 메신저가 된 것이다. 


 필자가 지근거리에서 그 목회자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그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남다르다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일 욕심, 사람 욕심, 배움에 대한 욕심이 남 달랐다. 살아가다보면 새로운 것을 배워야할 때 주저하다가 그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100년 넘은 역사를 지닌 내연기관 자동차가 어느 순간 전기차로 바뀌는 전환점을 맞고 차량의 심장이라는 엔진이 무용지물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이처럼 꾸준히 배우는 사람이 시장을 선점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게 된다.


 그 목회자는 책을 10여 권 넘게 썼는데 유명세가 거듭되자 전국 기독교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됐을 뿐만 아니라 집회현장에서도 수백 수천 권이 팔려나갔다. 그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잘 쓰면서 말을 잘 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데 그 목회자는 신문의 활자를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였다. 전라도 지역 집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귀가할 때 그 먼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끝까지 신문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교회 부목회자들에게 전화로 업무지시를 하고, 이런저런 사람들과 통화를 하면서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보았다. 그렇게 배움의 욕심이 있으면서도 사람 욕심이 또 있어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그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자신의 역량이 닿는 대로 챙겨주려 했다. 도움 받은 사람이 또 어떤 도움을 베푸는 게 인지상정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는 `사람부자`가 됐다.


 그 목회자가 유명해지게 된 것도 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예정돼 있던 강사가 개인 사정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그는 불과 20~30 명의 적은 인원이 참석하는 집회였음에도 부산에서 한달음에 달려가 설교했다. 그런데 집회에 참석한 할머니 한 분이 설교에 감동했고 그 할머니가 기독교방송에 근무하는 자녀에게 이 목회자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목회자는 방송에 데뷔하게 됐고 이후 지금까지 물 만난 고기처럼 방송일에 매진하면서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유명강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 앞에 주어진 일을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여기서 내 손안으로 처리한다`는 철저한 프로정신과 작은 것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배워 이리저리 시도하고 최적화시키는 개척 정신을 나는 그 목회자 곁에 있었던 5년 동안 똑똑히 목격했다. 또 사람들에 대한 긍휼지심이 삶의 축복통로가 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