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신전생1 질문] 더 히어로의 행방에 대하여 질문이 있습니다.Kaligos추천 0조회 1622.03.06 06:16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던 도중, '여신전생 십년사'와 '데빌 서머너 오피셜 가이드 북'에서 각각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여신전생 십년사: 데빌 서머너의 주인공은 대파괴 이후 데빌 서머너의 세계로 이동한 진 여신전생 1의 주인공.
데빌 서머너 오피셜 가이드 북: 주인공에 대해 '대파괴 이후의 도쿄에서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왔다가, 고등학교 째로 이차원으로 전이했다가, 결국 정신차려보니 데빌 서머너 쿠즈노하 쿄우지의 몸에 빙의해 있었다'는 언급.
책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혹시 이 설명이 각각 진짜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일본 웹 사이트 쪽을 뒤져 보았지만, 오히려
오카다 : 완전히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건널 수 없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게임상이지만, 자연스럽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그러면,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활기차게 「당신이 영웅입니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더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주인공=플레이어」는, 그만두려고 생각했습니다. 「2」는 「알레프」라고 하는 이름으로 내고 있었고, 「1」은 원두(1000엔)를 사러 간 것 뿐이고.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없애버리려고. 젊지도 않고 나이를 먹은 것도 아닌 남성, 이라고만 할 뿐, 일러스트도 그리지 않고 모두 플레이어에 맡겨 버리려고.
이다 : 「주인공은 당신이야」라고.
이런 인터뷰만 보게 되어 들은 내용하고는 상충되었습니다. 저 텍스트가 실존하는 물건인지, 혹은 뉘앙스가 진짜 셋 다 동일인물이라는 게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한 플레이어에 대한 장난스런 비유인지 궁금합니다. |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책들은 90년대 게임 발매 시에 나온 상당히 옛날 책입니다. 아래 오카다씨 글을 써 주셨는데... 여기에 대해 말씀 드리면.
소울해커즈가 나오는 1997년 이전에는, 아틀라스 개발자들은 한가지 컨셉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뭔가 하면,
주인공은 바로 현실에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 자신이라는 것이죠.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게임이 하나 발매되면 그 게임의 전용 공략집이 몇몇 출판사를 통해 나오는데,
진여신전생if 공략집이 일본에서 발매되었을 때, 뜬금없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진여신전생1과 2를 경험한 주인공이, 이번에는 마계에 빠진 학교를 탈출하는 것이다! 라는 문구죠.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게임의 주인공은 게임의 인물이 아니고 직접 게임을 하는 현실의 우리들이고,
현실의 우리들은 게임을 할 때 현실의 인간이 아닌 게임의 인간이 되고, 게임의 인생을 산다는 의미죠.
어째 지금 생각하면 약간 유치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같이 주인공의 개성도 매우 중요한 시대가 아닌, 80~90년대 게임들은 대체로 주인공=플레이어 본인 이라는 컨셉인 적이 많았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는
'게임의 주인공' 이라는 독립된 개체가 여러 세계를 오가며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현실의 우리' 가 여러 세계를 오가며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으로 개발된 것이 구 여신전생 시리즈입니다.
위에 언급하신 데빌서머너 공략집의 개발자 대담에 바로 위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웹에 소개될 때는 이 부분의 번역 과정에서 약간 전달이 잘못될 수 있겠네요.
주인공이 우리 자신이라면, 진여신전생1, if, 데빌서머너 주인공이 모두 같은 인물인 우리 자신이니까요.
덧붙여,
위의 컨셉은 소울해커즈가 개발되는 무렵 부터는 그만두고,
주인공 각자의 개성을 좀 더 부각하고,
시리즈들을 분화, 발전시켜 페르소나 등을 새롭게 전개해 나가면서 소위 패러랠 월드의 컨셉으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현재에 와서는
각 시리즈 간의 연관점은 아예 없으며, 다만 오래된 시리즈인 만큼 이런 저런 모티브 정도 가져오는 형식이 되었죠.
많은 시리즈로 분화된 지금은, 당연히 이 쪽이 게임 세계관 만들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첫댓글 아하, 감사합니다.
플레이어의 몰입을 위한 과묵한 주인공형의 연장선상에 있는 플레이어 그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어찌 보면 상당히 낭만적이네요.
현실의 우리가 여러 세계를 돌아다닌다고 하니 쿄우지에게 빙의된 영혼의 정체를 상세히 기술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고요.
특정한 영혼이 아니라 플레이어 그 자체의 빙의라. 멋진 컨셉이라고 느껴집니다.
엔딩 이후 더 히어로의 행방이 묘연한 게 그 '다른 세계'로 갔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썰어버린 암울한 운명 이후에 그나마 대파괴가 없는 세상으로 가서 휴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히어로는 여전히 고생했겠네요.
사실 예전 페일 님의 블로그에서 여신전생 십년사 리뷰를 봤던 게 기억나서 이곳에 질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상세한 답변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
결국 이러한 것도 실상 개발 상의 컨셉이므로,
더 히어로, if주인공, 데빌서머너 주인공 등등은 모두 서로 아무 관계 없는 인물인 셈입니다.
단지 그들의 인생을 사는 것이 '플레이어' 인 당신인 것이다!
라는 캐치프라이즈죠.
그걸 투영한 특별 일러스트 같은 것도 있었고요. 십년사 속표지에 있는, 데빌서머너 주인공이 1의 로우 카오스 히어로와 스쳐지나가는 장면요.
그 일러스트의 데빌서머너 주인공은, 현실의 우리가 조종하고 있었겠죠.
(또는 패러랠 월드라는 측면에서 볼 떄도 부합합니다)
그러니까 더 히어로가 이후 어떻게 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 히어로를 플레이하던 현실의 우리가 다른 게임을 플레이한 것 뿐.
일본 옛날 게임광고를 보면
'대마왕을 쓰러뜨리는 용사는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이다!' 같은
저런 형태의 뭔가 닭살돋는 문구들이 있고 했는데...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군요.
근 몇 년 간은 이런 질문이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즐겁게 답변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