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몇몇 스포츠신문 인터넷판에서는 타이거즈의 승리를 머리에 올렸다. (토요일 경기였기에 모두 연합통신의 기사를 받아 실었을 뿐이지만.) '기아 4연패 끝'이라는 제목 하에 "기아가 다시금 독주체제에 들어갔다"는 부연설명이 붙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안목에 심각한 의문을 달았을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가 4연패를 끝내고 드디어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분명 무게 있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독주체제 재시동'이라니? 타이거즈는 그 시점에서 1위였지만, 2위 라이온즈와는 불과 2게임의 차이를 두고 있었을 뿐이다. 아직 한달 이상의 기간 동안 30% 가까운 시즌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2게임 차이라는 것이 그렇게 커다랗게 느껴지나? 적어도 '독주'라는 말이 성립하려면 5게임 이상 차이는 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기자는 '1위'라는 말과 '독주'라는 말의 차이도 모르나?
오늘은 일제히 이승엽의 34호 홈런과 이종범의 4타수 4안타를 비중있게 다루었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이런 식의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에 의한' 기사에 심한 반발을 느꼈을 것이다. 대중은 스타를 기다리고 그의 동정에 가장 귀기울이며 그런 스타를 통하여 프로스포츠가 성장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지만, 타이거즈와 라이온즈의 승리보다 이승엽과 이종범의 호타가 더욱 앞서야 하는 보도 관행은 나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것이다. '스타'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야구'여야 하며, 스타를 통하여 생겨난 팬들을 한 차원 높은 안정적 지지자로 탈바꿈시켜내는 것이 언론이 갖추어야할 자세요 미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찬호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 나는, 솔직히 그 선수 싫어했다. 그가 보여주는 이런저런 모습들이 영 맘에 차지 않아서였기도 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오직 그 한 명으로 인하여 스포츠신문 1면에서 밀려나야만 하는 한국프로야구의 신세가 너무나 서글펐기 때문이었다. 트윈스가 환상적인 역전 승부를 펼친 다음날에도 "박찬호 FA 대박 눈앞에"라는 제호가 가판대를 주름잡고 있는 꼴이 나는 정말 싫었다.
얼마전 8월 14일 서용빈 선수 고별경기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방문객을 맞이해야 했다. 영화 'YMCA 야구단'에 출연한 배우들이 야구장을 찾아 경기 직전 약간의 홍보 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이런 모습을 강도 높게 비난했을 것이다. 프로스포츠와 '이벤트'라는 것이 서로의 발전을 위해 맞물려 돌아가는 거야 뭐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선수 불러내서 포수 보게 하고 투수코치보고 공 던지라고 하면서까지 진행되는 홍보활동이라면, 도대체 여기가 야구장인지 뭔지 헷갈리지 않는가. 언젠가 TV 드라마 촬영팀이 와서 경기 시작 이후에도 관중들에게 이것저것 주문하며 '협조'를 부탁하던 모습은 또 얼마나 웃겼나. 게다가, 그 경기는 경기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이벤트를 담고 있었던 경기였는데, 어줍잖은 홍보 활동이 끼어듦으로써 '본래의 이벤트'가 가졌어야 할 공간을 파먹고 들어가는 느낌마저 들었으니, 아무리 내가 송강호를 좋아하고 김혜수 얼굴 한번 보려고 그물에 매달렸기로서니 심기가 편했을 리 없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대강 위와 같은 생각을 품고 각각의 상황들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리 먼 옛날의 이야기도 아니다. 바로 작년만해도, 아니 올해 5월달까지만 해도 나는 그랬다. 그런데...
2. 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었다
기자가 '1위'와 '독주'의 의미를 헷갈리며 기사를 쓰면 뭐 어떤가. 야구 기사가 1면에 커다랗게 떴는데. 트윈스에 대해 독설을 퍼붓는다고 뭐 어떨 것이며 말도 안되는 트레이드 기사로 소설을 써대면 또 어떨 것인가. 연예부 기자 생활 하다가 야구부로 '밀렸다고' 투덜대는 자식이 성의 없는 기사만 긁어대도 좋고, 야구가 9회까지인 줄도 몰랐다는 신입기자가 헛소리해대도 모두 용서해줄 마음의 준비가 나는 이제 되어 있다. 그저 관심만 보여준다면, 어찌되었건 야구 기사가 김남일 송종국을 밀어내고 1면을 차지하기만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이승엽? 몇 년전 이승엽이 홈런을 엄청 날려대며 모든 스포츠신문이 오직 그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을 때 '시민타자'라 매도하며 내가 쏟아냈던 투덜거림들은 그 얼마나 배부른 소리였던가. 지금 이승엽의 성적을 보라. 홈런 1위 타점 1위 장타율 1위에, 최다안타 2위 출루율 2위 타격 4위다. 작년 시즌 자이언츠의 호세가 보여준 그 모습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 활약이며, 전 같았으면 온통 스포츠신문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으로 도배가 되고도 남음이 있을 성적이다. 그런데 지금 그의 홈런포에게 보내어지고 있는 관심은, 김남일의 CF 계약 소식보다도 한참 아래에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부활을 바라마지 않는 나의 마음은, 비록 착잡하지만, 진정이다. '스타'가 어쩌니 '야구'가 어쩌니 했던 나의 예전들은 모두 호시절에 곤궁함을 알지 못했던 헛소리였던 거다. 이승엽이건 이종범이건 '야구스타'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에 스포츠언론들이 들썩거리는 모습이, 싫었지만 이제 그립다.
도대체 박찬호까지 왜 이런단 말이냐. 국내프로야구로는 도저히 '월드컵 4강 신화'에 대적할 수 없는 바로 지금, 당신이라도 좀 잘해주었다면 그래도 어쨌건 우리가 신문 1면에서 축구유니폼만 구경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런 상황은 안 왔을 것 아닌가. 어쩌자고 이런 위기 상황에 당신마저 마이너로 내려가니 마니 하는 삽질을 해대고 있나. 그동안 당신 미워했던 거 미안하다. 이제 좋아해줄테니 어서어서 158km도 던지고 QS도 기록하고 그래라.
'YMCA 야구단', 이 영화 대박 터져야 한다. 까짓것, 영화의 대박을 위해서라면 야구경기 몇십분 늦게 시작해도 좋으니, 전국 야구장 다 찾아다니면서 홍보도 하고 시구도 하고 송강호 2루타 치고 김혜수 시구하고 그러자. 투수코치가 웬말이냐, 송강호랑 대결하려면 이상훈이나 송진우 정도는 나와 공 던져주고 이종범과 이승엽이 볼보이 해주고 그래야 홍보효과가 확실할 것 아닌가. 'YMCA 야구단'이 전국 관객 1천만명 돌파하고 그러면, 그래도 영화 본 그 사람들 중 1백만명 정도는 야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다만 몇 천명이라도 더 야구장을 찾아줄 것이다. 시나리오도 쓰고 감독도 했다는 김현석씨, 내가 그동안 당신 타이거즈 골수팬이라고 흘겨보았던 것 사과할테니, 제발 이 영화 대박 터뜨려 주시오. 축구장에 3만명 들어오는데 야구장에 5천명 들어오는 꼴, 각오는 했었지만 막상 닥치고 나니 가슴 아파서 못 보겠소.
3. 종목의 몰락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1990년대 후반부터 야구 좋아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그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분들이 트윈스가 우승기를 움켜쥔 90년 94년을 목도하지 못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90년대 중반까지 한국프로야구가 어떠한 대접을 받고 얼마나 모든 이들에게 가까운 존재였는지, 그것을 직접 보고 느끼지 못했다는 것에서 나오는 안타까움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최소한 2개 구장 이상의 프로야구가 편성표에 포함되고 평일에도 낮 경기는 거의 중계해주던 시절, 학교에서건 회사에서건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을 놓고 거의 모든 이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던 그 시절. 일간지 지면의 1/8이 야구기사에 할애되고, 스포츠뉴스의 80% 이상이 경기상보-분석-인터뷰로 이어지는 야구 소식으로 채워지던 그 때. 95년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던 LG 트윈스와 OB 베어스의 경기를 평일(!) 저녁 시간을 할애하여 생중계해주고,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했지만 결국 9시 뉴스 때문에 야구 중계 끊었다가 빗발치는 항의 전화에 못 이겨 뉴스 화면 한 구석에 PIP로 야구 장면이 나오고, 죄송스런 표정의 앵커가 "뉴스 중간에라도 중요 상황이 벌어지면 야구장 연결해드리겠습니다"라 말했던 그 때 그 상황,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 상황은, 그러나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기억하고 있는 '실제 상황'이었는데, 이제 하나의 '전설'처럼 되어버렸다.
花無十日紅, 우리는 사실 이미 한국 스포츠 여러 종목들의 흥망성쇠를 목격해왔다. 얼마전 개봉했던 영화 '챔피언'을 보면서, 영화 속 주인공이 동양 챔피언이 된 후 고향에서 열린 '환영대회' 장면 등을 지켜보며, 혹시 "정말 저렇게 권투가 인기가 좋았나?"하셨던 분들은 안 계신가? 하지만 권투는 정말 인기가 좋았다. 그리고 그것은 불과 20년전의 이야기이다. 돈없고 배고픈 무수한 젊은이들이 오직 샌드백을 두드리며 성공을 꿈꾸었고, TV에서는 동양챔피언전은 말할 것도 없이 신인왕전 정도만 되어도 줄창 중계해주었으며, 사람들은 다방과 전파상에 둘러 앉아 죽여라 살려라 라이트훅 어퍼컷을 외쳐댔다. 세계 챔피언전이라도 열릴라치면 표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고, 간신히 입장권을 산 사람들은 메인 매치 4시간전부터 '특설 링'에 들어가 앉아 목청을 가다듬으며 자리를 지켰다. 아마추어 권투는 언제나 메달밭으로 최고 대접을 받았고, 실제로 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전 체급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그 권투가 몰락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놀라울 정도로 짧다. 지금 우리 중에 한국이 보유한 세계챔피언 벨트가 몇 개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지난 7월 6일자로 '대한민국 유일의 세계 챔피언' 최요삼이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는데, 그럼으로써 우리는 '無챔프'의 나라가 되었는데, 그 사실에 가슴아파 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있나. 세계 챔피언이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경기를 못하고, 그나마 겨우겨우 경기를 열어도 일본에 가서 뛰어야 하며, TV에서는 녹화중계마저 인색하게 구는 지금의 현실, 그 몰락은, 불과 10여년만에 벌어진 일이다.
권투뿐이 아니다. '짜고 치는 사기'의 비난 속에 사라져간 프로레슬링의 경우는 또 그렇다쳐도, 농구나 배구는 어떤가? 과거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여자 농구는 이제 관중 수를 손가락만으로도 셀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고, 남자농구는 그나마 좀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내 생각엔 90년대 초중반 농구대잔치가 누렸던 인기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 배구? 미처 榮華의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벌써 시들어버린 느낌 아닌가?
물론 이 모두에게 '몰락'이라는 딱지를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아직 해당 종목을 즐기는 팬의 존재는 만만치 않고, 또 설령 정말 몰락한 것처럼 보일 지라도 그 밑바닥에는 와신상담의 칼을 갈고 있는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의 인기 종목이라고 내일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 그리고 그 '융성'에 이르는 길이 멀고도 험한 반면 '몰락'의 계기는 너무도 쉽게 찾아온다는 점이다.
모르겠다. 냉정히 말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종목이 꼭 인기몰이를 하는 바로 그 종목일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온 세상이 축구판으로 변한다고 해서 내가 완전 축구팬으로 가벌릴것 같지도 않다..전향해버릴 것 같지도 않고, 혹 1백 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보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고 해도 나는 관중석을 찾아 지금처럼 즐겁게 흥미롭게 야구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마을야구라고 비아냥거려도....축구 보기를 강요하는 사회가 된다고 해도 내 기억속에 축구는 너무나 팬들을 생각하는것과 거리가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홈구장을 옮기는 행위가 만연하고 마치 유랑극단처럼 홈경기를 이곳저곳에서 하고... 도무지 이해안되는 국가대표차출... 모든것이 야구와 비교 돈내고 볼 가치가 없다고 보였다..그뒤로 난 야구의 깊은세계로 심취...메이져리그등 일본야구등에 관심이 가면 갔지 프로축구는 흥미를 잃었다..
지금도 그렇다.. 월드컵 스타 모두 해외진출 시키자고 하면서 국내리그는 살리자고 난리다.. 볼것두 없을텐데...너무 역설적이다. 스타는 모두 해외 진출 시카자면서.. K리그는 살리잔다.. 너무 역설적이다.. 나도 한때는 축구를 본적이 있었다..청소년 축구 4강 그리고 슈퍼리그..물론 야구에 비해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축구에 대해서도 늘 관심을 갖었었다..그런데 일관성 없는 협회나 프로축구를 보면서 난 서서히 흥미를 잃어갔다...
서울팀 옛날 94년도엔 3개팀이었다..럭키금성, 일화, 유공..그런데 내쫓을뗀 언제고 이제와서 팀 창단한다고 난리다.. 난 솔직히 축구팬들이 서울구단 없앴을때 반대한다는 기사 본적이 없다.. 이런 뜨내기 같은 팬들이 진정 축구를 사랑...잘 모르겠다.. 그당시 난 서울을 떠나는 3팀을보면서... 현대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길때 인천시민의 거친 항의를 떠올린다...
너무 대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은....정부 언론 모든것들이 축구를 뛰우기에 위해 혈안이 되었다... 축구4강 달성 휴일...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일할것같다.. 그리고 수출 현장에서 해외영업을 뛰는 나로서 항상 이해 못하는거 축구4강=경제4강 또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이다.4강 달성 당시 축구 4강 신화로 인해 수출대금을 10% 국가이미지 상승분을 인상하자는 국가 전략회의내용을 읽은적 있다.. 수출 현장에서 뛰는 나로서 무슨 코메디 애기하는줄 알았다..
물론 축구 4강으로 인해 국가 이미지가 상승했다고 해서 결코 경제 4강이 되거나 선진국이 된느건 아닐것이다. 수출현장에서 축구4강 때문에 세계경제 에서 어느정도 이미지 제고 효과는 있을지언정 크게 경제 효과가 일어난것도 아닐거라고 본다. 그대신 공동 개최로 인해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등 개최비용을 따지면 결코 만만치 않은 적자일것으로 얼마전 해외 언론은 보도 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월드컵승리에만 도취..진정한 경제효과 분석은 아직 보도도 안될정도로 비정상인것 같다.각 월드컵을 유치한 자치시들의 상황을 본다면 앞으로 파산이라는 말이 나올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인데..다들 침묵이다.
거기다 KBS를 비롯한 공중파 언론들..다 똑같지만 특히 KBS 스포츠뉴스 축구 게임이 없는데도 불구 마치 스포츠신문 기사를 연상시키는 보도를 일삼는다.. 스포츠뉴스 시간 프라임 타임 뉴스임에도 불구 전날의 올스타 뒷예기들로 신선미를 마구 떨어 뜨리고 축구재탕 삼탕 번벅을 한다... 그날 뉴스거리가 없었나? 여자농구 현대의 감동적 스토리도 있었고 야구팬들이 기다리는 게임결과들도 있었지만.그날 기아와 두산, 엘지와 한화 . ..그러나
BS의 축구뛰우기로 인해 무시되는 한장면 이었다.다.. KBS과연 공연방송의 뉴스라고 할것인지?...
스포츠지 역시 K-리그 즐기자라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지금까지 열독하던 야구팬들에게 엄청난 배신을 안겨주면서...
나역시 월드컵 이전에는 2-3개의 신문을 열독했지만 ...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예전의 그 모습'이 그립다. 단순히 '그저 올해만 넘기면' 야구가 다시금 최고의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뭐 똑별난 '부활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까운 장래에 '그 모습'이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기도 하다. 구단은 무엇을 해야 하며 선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팬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 모두가 위기임을 느끼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좋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또 한편으로는 내리막길을 다시 거꾸로 치고 올라온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를 생각하며 답답해지기도 한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가능한 한 야구장 많이 찾아서 관중수 하나라도 늘려주고, 되도 않는 소리일지라도 여기에 글 열심히 쓰면서 안간힘을 써보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한다.
서용빈을 군대에 보내버림으로써 자신들이 내세웠던 '한국프로야구 중흥'의 명분을 내팽개쳐버린 몇몇 인간들에 나는 절망했지만, 비가 오는 날씨에 별로 흥미롭지 못한 상대팀과의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을 지키며 '한국프로야구의 중흥을 위해 내쳐진' 그 선수의 뒷모습을 열렬히 배웅해주는 1만명의 팬들 속에서 나는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팬들이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피워주기를 기원한다.
이번주 엘지는 SK,그리고 서울라이벌전이냐 4강 팃켓의 중요 일전인 두산전 그리고 선두 탈환 가능성이 있는 기아전을 맞는다. 엘지팬들이 운동장을 가득 채워 야구의 중흥의 기회를 맞이할수 있도록 선전을 기원해본다...가자 야구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