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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이날은 여자가 남자한테 초콜렛을 선물하는날....
당연히 여친이 없던 저는 초콜렛회사를 원망했죠..
"원 미췬 초콜렛 팔아쳐먹을라고 쌩지랄을 다하고..아놔...씹.."
정말 전 이런날이 싫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들을 위해 선물을 해주셨죠.
바로 팔찌였습니다. 당시 이 금팔찌는 차고만 나가도 눈이 돌아갈정도로 깊음 있는 빛깔에
힘차게 휘감긴 커다란 체인은 남성의 야성미를 상징하는듯한 그런 팔찌였습니다.
전 어딜가나 이것을 찼지요... 특히나 양복에 이 팔찌를 찼을땐 그렌져 안부러웠습니다.
당연히 남자애들 사이에선
"야 이거 몇 K냐? 아니... 몇 돈이야? 진짜 멋있다..."
"야 나한번만 차보자 좀 빌려주면 안되냐.."
"이거 얼마야? 백만원정도해???"
이 팔찌는 바로 저의 상징이었습니다.
웬만해서 제 팔찌보다 크고 두꺼운 팔찌가 당시 잘 없었습니다.
어설픈 팔찌를 끼고 나온녀석들 보면 썩소를 한방날려줫었죠..
이 묵직한것을 차고 나가면 재벌2세가 된 느낌이었죠. 특히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천장에 메달린 손잡이를 잡았을때 어쩔수 없이 소매 부분이 내려가 들어나는 저의 힘찬 팔뚝으로
이어진 손목의 금팔찌...
모든 남자들이 버러우 타는 그런 우월감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환청이 들립니다.
"저 사람 갑부집 알들인가봐봐... 팔찌좀봐...50돈은 되보이겠다..."
"저 남자다운 팔뚝에 걸쳐진 팔찌... 저 팔찌에 휘감기고 싶어..."
"저런 팔찌 살려면 내 월급 하나 털어야될꺼야..."
"저런 남자와 한번 사귀어봤으면...."
여기저기 내 팔찌를 탐내는 사람들의 속심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렇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팔찌와 함께 어언 2년을 살았습니다.
어느날은 좀 복잡한곳을 다녀올때가 있어서 그냥 팔찌를 집에다 두고 나왔었죠.. 혹시 잃어
버릴지 몰라서 말입니다.
그렇게 일을 늦게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당시 저희집은 작은 정원이 딸린 일반주택이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정원을 밟고 지나서 주택에 있는 현관을 열고 들어가는것이었지요.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대문을 열고 정원을 밟고 현관으로 들어설려는데
참고로 현관옆이 바로 제방이었습니다.
현관 안에 보이는 장면은 어떤 빨간옷 입은 사람이 제방에 들어가는것이었습니다.
<음... 막내동생인가?>
그렇게 제방에서 몇초간 있다가 나오는것이었습니다.
<막내가 내방에 웬일이지? 뭐 필요한게 있나?>
전 별다른 생각없이 그렇게 현관문을 열고 제방에 입장하려는순간
"아~ 형.. 안녕하세요!!!!!!!!!!!"
"앵?"
"저에요 형.. 초등학교때 후배요..."
"아~ 너였구나.."
그렇습니다. 그 빨간옷은 막내가 아니라 막내동생 친구였습니다. 얼굴을 보니 여렴풋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렇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동생하고 놀라고 하고 전 제방에 문을 닫고 볼일을 보다가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몇일이 지났습니다.
친구가 만나자는 소리에 오랜만에 셋팅을 하게 되었지요... 머리에 젤을 바르고 멋진 옷을 꺼내입고
시계를 차고 목걸이를 하고 반지를 차고.... 마지막으로 남자를 완성시키는 팔찌를 낄려는데..
헐... 이게 보이질 않는겁니다.
서랍이며 책상이며 심지어 TV 바닥도 뒤져보고 난리중에 개난리를 치면서 모두 뒤졌습니다.
결론은 <없다!> 였습니다. 더 디테일하게는 <없어졌다!>가 더 정확할거 같았습니다.
머리속에선 과거로 여행을 합니다.
<내가 집에와서 팔찌를 풀고 이걸여기다 두고 그리고 만진적없고... 아.. 미치겠네...!@!!!>
바로 그때... 그 빨간옷... 바로 후배녀석의 행동이 턱 하니 떠오르는겁니다.
"으.... 이 개노무세퀴!!!!!!!!"
막내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막내에게 말을했죠... 이래저래해서 팔찌가 없어졌는데
더 중요한건 내가 그날 집에 왔을때 현관밖에서 봤던 그 장면.... 제방으로 들어가는 후배녀석...
그걸 정확하게 말을하고 의견을 물었죠...
"넌 어떻게 생각하냐....이세퀴가 가져간거 맞냐?"
제 얘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막내가 갑자기 미간을 좁히더니 담배를 꺼내물고 하늘의 푸른 창공을 바라보며
담배를 힘차게 뿜는겁니다.
그리고 한마디 합니다.
"하~아~...... 이새끼 ...."
"왜 그래... 그세퀴가 가져간거 같냐?"
"형..."
"엉..?"
"사실 이세퀴가 손버릇이 있어... 이세퀴 우리집왔을때 옛날때 내 은팔찌 없어졌고... 내가 아는형이랑 나랑 이세퀴랑 셋이서 놀러
갔을때... 아는형 수표도 없어졌고.....아무튼 이런 비슷한일이 몇번 더 있어...."
"아 씹... 그럼 이세퀴 맞네...."
"형 확실히 형방에 들어가는거 본거지? 맞지?"
"확실하다니깐... 내가 그때 느꼈던 감정 하나하나 까지 다 기억한다..."
갑자기 막내가 전화기를 꺼내듭니다. 그놈한테 거는겁니다.
<<<이하 그놈을 비비 라고 칭하겠습니다>>>
"야 비비 난데.. 너 솔직히좀 말해줬으면 좋겠다...우선 먼저 하나만 묻자......
너 그날 놀러왔을때... 우리 큰형방에 들어간적있냐없냐....?
"뭐라고?????? 들어간적이 없다고???? 우리형이 임마 너 그날 다 봤어.. 방에 들어가는거..."
"뭐라고?????왜 거짓말 하고 쥐랄이야.....너 벌써부터 얘기가 다 달라지고 있어..."
"뭐라고????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전화를 끊습니다.
"형... 이세퀴 맞는거 같아.... 말도 버벅되고... 중요한건 형방에 들어갔는데 안들어갔대잖아..."
"그래?????????아 이 쒸박.. 아오.....내가 지금 이세퀴 그냥 죽여버릴까... 아.. 혈압...내 팔찌.."
전 그 팔찌의 위엄한 위용보다는 어머니께서 큰아들을 위해 사주셨던 어머니의 정성을
한놈의 쾌락을 위해 가져갔다는것이 너무나 속이 상했습니다.
몰래 이자식 집근처에 잠복해있다가 팔만 주시하고 팔에 제 팔찌를 낀걸 발견하는순간
달려가서 스턴건을 발사 해버릴까 하는 온갖 상상을 다했습니다.
심지어 문따고 이자식집에 들어가서 방을 다 뒤져버릴까 하는 위험한 생각을 했죠..
결국 참다참다 못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비비.. 나다... 너좀 만나고 싶다.. 할말이좀 있다.."
"형 제가 형을 따로 만날 이유가 있어요?" <--- 이건 결코 결백한 자의 말투가 아니었습니다. 혈압게이지 풀업~!
"뭐라고? 내가 보자는데 지금 이유가 있냐고?...야.. 니가 내 막내동생 친구라..내가 진짜 조용히 해결하고
싶으니깐... 내일 저녁9시쯤 어디어디서 좀 보자..."
"형..사실 저 진짜 아무짓도 안했거든요..아무튼 내일 뵙긴뵐께요.."
그렇게 약속한 날.. 어떻게 저놈을 자백시킬까..하며 별에 별생각을 다했습니다.
결국 결론은 강압적으로 나가자였습니다.
우선 친구네 가게 뒤에 주차장쪽으로 불러냈습니다. 우선 으슥한곳으로 데리고 간후 무릎을 꿇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심문을 시작했죠...어르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하고 별에별짓을 다하면서 30분을 얘기했는데
결국 자긴 결백하답니다.
하지만 말하는도중에 이자식 목소리가 <어디 증거있어? 증거있으면 대봐!!> 이런느낌으로 얘기를 하니
아주 돌아버리겠더군요... 결국 어머니가 저에게 주시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분노의 귀싸대기를 날렸습니다. 거의 제 체중 당시 83kg 을 실은 그런 귀싸대기였죠...
잠깐동안의 통쾌함이 다가왔지만... 결국 옆에서 바람잡아주던 친구가 저를 말리면서
그 귀싸대기 한방에 팔찌를 바꿨다 생각하고 포기를 했습니다.
안가져갔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럼 그놈을 보내고 친구가 제집까지 바래다 준다고 해서 친구랑 같이 제집에 들어와서 담배피면서
오늘에 있었던 얘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야 월도야... 포기해.. 임마...사실 지가 안가져갔다면 증거도 없는데 어쩌겠어..."
"아 씹 진짜 눈물나네... 너도 알잖아.. 내가 그 팔찌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아 진짜.. 내 이새퀴를 그냥..."
"야.. 그냥 아까 싸대기 날린걸로 만족해....그냥 잊어.."
염장같은 달램을 주는 친구도 얄미웠습니다. 어쨌든 친구는 저랑 늦게 얘기하느라
시간이 너무 늦어 친구가 저희집에서 자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실컷 잔후 토요일 낮이 되었지요.. 저는 TV를 보면서 라면을 먹고 있고... 친구는 침대에 누워서
주변에 있던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친구놈이..
"야 월도야... 이거 뭐냐???"
"뭐?"
하면서 뒤돌아보니 바로 팔찌를 제친구가 꺼내서 흔들고 있는겁니다.
"야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침대 밑에 영어책안에 들어있던데...?"
순간!!!
그날 잊어버렸던 순간의 기억세포들이 뻠핑이 되더니 점점 선명한 데피니션으로 바뀌면서
또렷하게 생각이 나더군요..
그날에 잠깐 영어공부한다고 침대에서 공부를 하다가 졸려서 팔찌를 풀고 제가 읽은 그 페이지를 다음에도
쉽게 찾기위해 그 사이에 팔찌를 책갈피식으로 껴두고 책을 덮었죠...
그 책은 바닥에 있다가 왔다갔다 하는 제 발에 의해 튕겨져 침대 밑으로 들어가있었던 겁니다.
바로 그 팔찌를 품은체 말이죠...
막내동생에게 다가갔습니다.
"야 막내야... 이거 어쩌면좋냐...."
"헉....................... 뭐야? 팔찌 찾은거야? 어딧었는데.."
"침대 밑에 있더라... 아놔..."
"...;;;;;;;;;;;;;;;;;;;;;;;;;;;;;"
그다음부터 서로 죄를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월도 :"야.. 솔직히 내가 팔찌 없어졌다고 했을때 니가 하늘보고 한숨쉬고 니가 먼저 바람잡았잖아.."
막내 :"아니 뭐 그럴거 같다 그런거지 형은 잘 찾아보지도 않고 ...아 미치겠네.."
월도 :"그때 니가 그랬잖아... 아는형 수표도 없어지고 니 팔찌도 없어지고 그렇고 저렇다고!!! 그 사건들은 확실한거야???"
막내 :"아니...뭐...정확한건 아니고... 아는형이 없어진거 같다고 그랬지뭐..."
월도 : "없어진건 아니고.."
막내 :"엉.. 그냥 없어진거 같다 뭐 그런..."
월도:"아놔...아무튼 의심한 나도 잘못이지만 니가 옆에서 부추긴것도 한몫한거다...."
막내 "아 이자식 얼굴을 어떻게 보지?"
월도 "야..나는 그날..귀싸대기도 날렸는데...사실 그날 그자식 말투도 촐랑촐랑 되면서 꼭 훔쳤는데 안훔친거 같이
약올리면서 말하잖아..."
막내 :"형.. 원래 그자식 말투가 그래..."
월도 :"어쩌냐...진짜로.."
막내 :"형.. 형은 어쨌든 끝까지 못찾았다고 해....나는 어떻게든 최대한 잘넘어가게끔 해볼게......"
몇일뒤 그 친구란놈은 막내동생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비비 :"야.. ㅠㅠ 나 진짜 억울하다 니네형 팔찌 진짜 안가져갔다...진짜야.."
막내 :"알아 임마!!..그래그래.. 사실 형도 이제 그 팔찌 신경안써... 뭐 니가 안가져가면 안가져간거지..
야 임마!!! 지나간건 이제 잊어..... "
비비 : "진짜 안가져갔다고....!!!!!!!!!!!!!!!!!!!!!!!!!!!!!!!!!"
그후 다시는 마주칠일이 없던 그녀석과는...
막내동생결혼식에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녀석이 의리의리를 이런걸 내세워서 저를 보자마자
자기 친구 형이라고 깍듯이 90도로 인사하는겁니다.
진짜 제표정 쩝니다. 그섹 무서워죽겠겠습니다.
"어 그래그래... 아무튼 다들 잘놀아.. 난 피곤해서 먼저...일어난다.."
그리고 도망갈려니 그놈이 뛰쳐나오는겁니다. 그리고 또 90도로 인사하면서
"편히 쉬세요!"
이렇게 마중까지 하는데.... 진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이 밀려오는 죄책감..... 더군다나.. 저녀석이 내 마음속을 읽는 그런 공포!
아직까지 이 비밀은 그와 관련된사람들 아무도 모르는 막내와 저만의 비밀입니다.
만약 이것이 발각되면
전 그 놈에게 귀싸대기 5대 때려달라고 하고 팔찌하나 사줄려고합니다.
정말 미안하다고..
어머니께서 선물한거라.. 내가 이성적판단이 너무 흐려졌었다고..
미안하다고...
p.s : 절대 사람을 의심하지마세요. 특히 돈이 없어지면 가져간사람보다 그걸 가져가게끔 관리한 본인책임이
더 크다는말 지금 이시간까지 전 그말을 머릿속에 넣고 살고있습니다.
ps2 : 그날 바람잡이였던 제친구가 이걸로 자꾸 협박을 하는데 살해 해버릴까요?
첫댓글 정말 억울하겠네요.. 안가져갔는데 싸대기 까지 맞았으니... 이카페에 막내동생 친구분이 가입안하셧기를....
동생 친구분 '될 놈'
월도님 글을보면 빠져들곤합니다,,,,,,부디 비밀은 비밀로 간직하시구요. 조용히 소주한잔 하시면서 훗날을 도모하는게 어떨지요?
형........
진정 남자시라면 발각되기전에 솔직히 말씀하시는게 어떠신지요? 발각되면 '싸대기 5대, 팔찌 사주기'가 아니라...(이건 좀;;) 월도님의 잘못을 솔직히 말씀하시고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면 그쪽도 충분히 납득하시지 않을까요? 아무튼 참 곤란하시겠습니다. ^^;
동생친구 분이 많이 억울했겠네요~ 피하지 마시고...말씀하신대로 작은선물과 함께~ 술한잔 거하게 사시는것이
반전!!막내 친구 여기 회원~ㅎㅎㅎㅎ댓글에 행님!!그 날 그 귀싸다구는 잊을 수 없습니다하고 올라 옴 어케요??
비밀은 죽기 직전에나....친구분은 조용히 암살..ㅡㅅㅡ;; 농담이구요, 남자답게 조용히 말씀하시고, 같이 유흥(?)으로 달래시는 것이 좋을 거 같은데요!!
ㅋㅋㅋㅋ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아오 손발이 오글오글하네.ㅋㅋㅋ
고백해보세요...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 후회하실려나?........ㅡㅡ;
ㅋㅋㅋ 월도님 완전 만화주인공 같으세요 ㅎㅎ 방송작가 같은 거 해보세요.. 무슨 시트콤 보는거 같네요.. 막내동생 친구분한텐 너무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