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경마공원역에서 모여 미지의 세계로 첫발을 들여놓는 기분으로 8명이 입장권을 사서 경내로 들어갔다. 갈기를 휘날리며 선두를 다투며 달리는 경주마 모습을 본다는 설램으로 들어갔으나 꿈은 산산히 깨진다.
과천 경마장은 토,일요일에만 말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오늘은 부산,제주 경마장에서 실제로 뛰는 경마 모습을 중계하는 스크린으로 보며 배팅하여야 한다는 옆사람의 설명을 들으니 힘이 빠진다. 안내양으로부터 OMR카드를 작성하여 배팅하는 설명을 들어도 모두가 자신있게 선뜻 나서는 친구가 없다. 역시 우리 세대는 시류를 따라가기 어려운 시점으로 뒤로 많이 뒤처진 한물간 세대인 것 같아 마음이 울적해진다.
아! 세월은 몸도 지능도 다 녹슬게 하는구나! 집에 가서 잘 연구한 다음 다시 한번 제대로시도해보기로 합의를 보고 근처의 멋진 인공 포포수 옆에 있는 시원한 원탁 테이블을 찾아 홍어에 전완묵 친구가 가져온 일품 족발까지 안주 대열에 참가하니 최총무가 가져온 됏병 막겔리 한 통이 금새 바닥을 보인다.
그사이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송종홍,배동호 두 친구의 근황을 듣고 모두들 마음이 무거워진다. 모처럼만에 전에 칠순 잔치를 자주하던 봉덕 칼국수집에서 점심 먹기로 하고 도착하니 번호표 타고 기다릴 정도로 붐빈다.
어렵게 두 테이블을 찾아 간만에 샤브샤브 칼국수를 시켜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마시니 홍어,족발로 채워진 배인데도 잘 받아들인다. 오늘의 점심은 모처럼만에 "나도 동참하자!"고 하며 정만수 장군이 계산장을 들고나간다.
이런저런 얘기로 즐거운 시간을 가진 다음 정장군에게 오늘 점심 잔치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고 지하철 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우리 백수 멤버들은 또다른 小確幸을 누림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바이! 바이! 인사를 나눈다.
[追伸] 최총무가 매번 가져오는 과일 바구니의 섬세한 비주얼이 거친 남자의 손끝에서 나온 솜씨가 아니라 분명히 여인의 손끝에서 나온 것이라는 추측이 모두의 입에서 나왔으니 최총무는 최근의 신상 변화를 다음 주에 솔직히 고백해야 될 것같다.
[오늘 참석자] 정만수,주재원,전완묵,조원중,임승렬, 최기한,윤영연,한현일 8명
[다음 주 예고] 24일(金) 다시 대공원역에서 11시에 만나요. 경마공원은 그동안 좀더 연구한 다음 다시 도전하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