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마라톤 대회 후기>
상주는 정감이 많이 가는 고장이다. 2년 전 여행 중 잠시 들렸던
상주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도시의 규모에 비해 시원스레 펼쳐진 들판이 좋았고, 구릉지 하나
없는 평평한 길이 색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여느 지방에서 볼 수 없는 자전거의 긴 행렬. 자전거와 곶감의 도시
상주는 그렇게 좋은 이미지로 내게 남아 있었다.
상주에서 마라톤 대회가 수차례 열렸지만 인근의 다른 대회와 겹쳐
참가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금년도의 마지막 풀코스 대회가 그곳에서
열린다는 정보를 접하고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다.
아침 6시, 마석에서 산성님을 만나 애호박님, 치타님과 함께 산성님
차로 상주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중부와 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상주
시민운동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출발시간 9시까지는 아직 1시간이 남아 있었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대회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참가하는 러너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가 않았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그렇게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짧은
마라톤 복을 착용했다. 그러나 막상 착용을 하고 워밍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찬 기운이 온몸을 휘감는다.
정각 9시 30분에 3풀 주자들, 풀코스, 하프코스 주자들이 함께 출발을
했다. 주자들이 빠르게 달려 나갔다. 나도 몸이 으스스 하여 체온이
올라갈 때까지 빨리 달리자는 생각으로 빠르게 달렸다.
5km를 20분 43초에 통과를 하니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속도를
조금 늦추어 적절한 페이스를 찾아가며 달리기 시작했다. 1km를 달려
시내를 빠져나온 코스는 7km까지 강변길을 계속 달리다가 한적한 시골
도로로 접어들었다.
코스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강변과 허허 들판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제법
거세다는 느낌이 들었다. 10. 5km 지점에서 하프코스 주자들이 반환하여
가고 나니 멀리 앞쪽에 주자들이 띄엄띄엄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마침 옆쪽에서 달리는 두 러너가 있어 달리는데 외롭지가 않았다.
그 러너들과 일정한 페이스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오르막 내리막~~그렇게
13km 지점까지 반복되다가 이후 15. 5km까지 완만한 언덕이 2km쯤 계속
되다가 마지막 500미터 정도는 제법 경사가 심한 언덕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다가 이런 경사가 급한 언덕을 만나면 부하가 많이
걸리고 속도 또한 느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언덕이 있는 코스
에서는 좋은 기록을 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기록도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꾸준히 달려 올라가니 언덕의 정상이
나타나고 긴 내리막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단 달려 내려가기는 좋은데, 반환하여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조금
걱정이 된다. 반환점까지는 그렇게 500미터 정도의 금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진 후 아주 완만한 내리막길로 되어 있었다.
반환점을 돌면서 앞서간 주자들을 세어보니 30명이 넘는다. 반대쪽에서
달려오는 어떤 주자가 33등이라고 한다. 오늘 연대별 10위까지 시상한
다고해서 그런지 조그만 대회인데도 고수들이 많이 참가를 한 것 같다.
역시나 반환하여 다시 언덕을 오르는데 속도가 느려지고 힘이 무척 많이
든다. 그래도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언덕의 정상에 오르고 다시 시원스레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갔다.
아무래도 좋은 기록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10분 이내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달려갔다. 7km 지점부터 함께 달렸던
두 러너 중에 한명은 내 앞에서 달리고 한명은 내 뒤에서 달리고 있다.
지구력이 정말 좋은 러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33km를 지나니 앞서간 주자들이 한명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명씩 추월하면서 계속 달리다 보니 남은 거리 5km 표지판이 보인다.
나의 바로 앞에서 줄곧 달렸던 러너도 조금씩 페이스가 느려지기 시작
했다. 내가 다가가 말을 걸으니 반갑게 대화에 응한다. 49회를 완주
했으며 최고기록이 3시간 1분이라고 했다. 지구력이 좋아서 조만간
서브쓰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니 환하게 웃는다.
그 러너와 2km를 함께 달리고 3km 남은 지점부터 앞서 달리기 시작
했다. 기온은 이제 많이 올라가서 춥지는 않은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달리는데 조금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1km를 남겨두고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운동장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데 운동장 입구에서 산성님과 애호박님이 응원을 해준다.
그 응원의 힘으로 열심히 달려 운동장에 들어가 골인을 하니 3시간
06분 28초다.
예상보다 좋은 기록이다. 오늘 긴 언덕만 없었으면 더 좋은 기록으로
골인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로서 2007년도 대회를
마무리 했다.
<기록 정리>
20분 43초, 21분 20초, 21분 59초, 21분 40초, 9분 23초,
22분 57초, 22분 22초, 22분 58초, 23분 03초, 3시간 6분 2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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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군시절 상주에서 집집마다 돌담벽에다 빨갛게 널어 놓은 꽃 담장 ,정겨운 장관이 였는데,지금은 담에다 널지 않는다구 하던데......한줄 슬쩍해서 어께에다 걸치고,곶감을 서리해서 먹던 기억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꼬득하고 단게...ㅎㅎ
좋은 기록으로 정해년 마지막 풀을 장식한거...축하드립니다. 천클,천클,천리마....힘 !
연이은 싱글기록...2007년도 마지막대회에서도 좋은기록으로 마무리를 잘 하셨습니다. 상주까지 2시간 30분밖에 안걸렸네요...아~ 곶감먹고싶당~~!!! 천리마님 힘~~!!
2007년 마지막 대회 좋은 기록 축하합니다. 내년에도 변함없는 레이스를 기대합니다. 천리마님 힘~~!!!
올 마지막 풀 레이스에서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축하합니다.동계훈련 열심히 하셔서 내년에는 꼭 썹-3 이어가시길 바랍니다.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