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목(神木)
역사가 오래된 학교의 특징은 노거수(老巨樹)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름드리나무의 위용은 세월 속에서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여행하다 보면 마을 어귀에 커다란 팽나무나 느티나무, 홰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마을에서 대대로 관리하는 보호수들이지요. 특히 어귀에 있는 나무는 서낭당과 더불어 신목(神木)으로 받들어 섬기기도 하고 마을의 역사와 전통과 함께 수호신 및 쉼터로서 기능하고 있기도 합니다.
신목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마을 어귀에 있을 것, 나무가 매우 크고 우람할 것 영험함을 담보할 수는 없지만 색색의 헝겊이나 옷가지를 두르고 있을 것 그리고 너른 만큼이나 그늘로 주변을 보듬을 것 등등이 그러합니다.
이 신목(神木)은 주민들의 삶과 함께 애환을 담고 우리 곁에 묵묵히 서 있습니다. 한여름 나무 밑에 쉬는 사람들을 보면 노거수(老巨樹)들과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무(巫)의 세계에서 신목은 하늘과 땅,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거룩한 곳으로 신령스러운 공간입니다.
단군신화에도 환웅(桓雄)이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강림하였다 하니, 신목은 우리 민족의 시원과 같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마을을 지키는 팽나무를 폭낭(퐁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가끔 차를 타고 낯선 마을을 지나다 보면 마을 어귀에 아름드리 신목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특히 회화나무가 많은데요. 회화나무는 신령스러운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옛날에 벼슬한 고관대작의 저택에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하지요. 회화나무가 잘 자라면 정승이 나온다고 하여 일명 정승 나무라고도 불렸습니다. 지금도 문화재나 고택에 가면 회화나무가 많은 이유이지요.
어찌 되었거나 커다란 나무는 위대함의 상징입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멋있게 성장하는 나무를 보면 나이 들수록 볼품없고 초라해지는 인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나무는 나이테를 속으로 채워가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면의 성장이 참으로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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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내 그늘 아래 많은 학생을 품으리라..... 생각대로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젠 점점 믿음이 사라집니다. |
첫댓글 모두를 다 품지는 못했어도 일부만이라도 제 갈길 잘 가고 있으면 대성공 하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