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01> 5월 21일 새벽, 진주방향
횡천역 명예역장으로 임명받고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본사에서 하는 임명식도 참여하지 못하고
작년 6월, 역무원 철수 전의 횡천역에 첫 방문했을 때에는, 간이역이라고는 하지만 생각외로 큰 규
모와 많은 손님들의 모습에 과연 1년간 잘 해낼수 있을까 염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횡천역 직원이 갑자기 철수하게 된 것에 대한 불안감(대부분 역이 아예 없어
지는 것인가 염려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과, 주민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결정되게 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철도 경영 정상화와 적자 만회를 위한 일이라고 설명드리고 싶었지만, 실제로 생활의 일부로
스며들어서 이용했던 철도의 갑작스런 변화는 누구에게도 반갑지 않은 일인 만큼은 틀림없었기에,
손님들 앞에 나서서 명예역장이라고 하기엔 제 자신이 도저히 부끄러워서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했
습니다. 방문하여서 조용히 역 주변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줍고 빗자루질을 하면 나이드신 손님들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는 대학생인데 가끔씩 봉사활동하러 나옵니다 라고 이야
기하면 그나마 경계하고 있던 마음을 풀으시고 횡천역에 대한 자신의 추억이나 이곳에 얽힌 이야기
등을 열차가 오기 전까지 풀어 놓으시고, 또 무인화에 대한 분개와 화풀이도 묵묵히 듣고 새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문이 한번 두번 겹쳐지고, 저 혼자서는 도저히 이룰수 없없던, 많은 일들을.. 횡천
역 사진액자부터 시작해서 북천코스모스 행사 참여, 디지털 열차안내장치, 멀티미디어 정보시스템
설치까지, 먼 남도까지 달려오시는 열혈 동호회 멤버분들, 하동역 외 지사/본사 직원분들, 저의 행
적을 지켜보신 부모님, 그리고 횡천역을 직접 이용함으로서 횡천역의 생명이 되는 손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흔적이 있었기에 1년간 큰 사고 없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디지털 열차안내장치를 설치하면서, 어느 부패한(;;;) 멤버에게서 제시되었던 의견은 PC기반의 기
기라면 좀더 다양한 응용, 예를 들어 음성 안내를 곁들인다거나 영상/사진으로 열차안내를 하는 것
이 가능할것이라 하는 주제가 도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안내장치는, 기존의 아날로그 시계의 퇴출 원인이 시계에 신경을 못쓰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간이 맞지 않게 돼버리고, 이것은 고스란히 하동역으로 직통으로, 아니면 홈페이지에 바
로 민원으로 올라가서 직원들도 날벼락을 맞는 일이 발생하게 되므로, 시계는 무조건 예상 가능한
오차범위 내에서 작동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PC시스템은 그 복잡한 구성으로, 언제 다운
될지 누구도 "보장"할수 없는, 책임질 수 없는 기기였기 때문이고, (예로 우리들은 가끔 윈도우 블
루스크린, 마우스가 떠있는 공공정보시스템이나 하드 이상으로 부팅되지 못하고 먹통으로
Operating system not found 같은 글자만 뿜어내는 안내기기를 보고 웃음거리로 삼습니다.)
또 한가지는 아무리 모니터로 시인성과 밝기를 높여봤자 밝은 횡천역 맞이방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것이고, 주 이용객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것을 쳐다보고 시간을 알아차리기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진 02. 21일 아침, 하동방향>
그리하여, 열차시간안내장치는 7세그먼트 표시기를 응용하여 정적 설계로 정말 빠른 시인성.. 할아
버지 손님이 한참 시간표와 자기 손의 핸드폰 시계를 대조해가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안내장치를 한
번만 쳐다보고 정말 잘 보인다고 잘만들었다고 하는 말씀에, 열차시간 안내장치를 맛스타 황님께
인계받아서 운용하고 있으면서 각종 정전이라든지 예측못한 상황을 커버하는 신뢰성, 인증받지 않
은 타인의 무작위 조정 등 위험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설치해놓은 자물쇠함과 배터리 설계등을 보면
서 이런 훌륭한 기기를 운용하는 것이 너무 기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호인들도 실제로 철도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이런 좋은 영향도 끼치고 보람도 느낄수
있구나 생각하면 기쁘지만 저렇게 반년을 밤을 새우고 설계와 고민으로 밤을 새우신 제작자분, 그
리고 횡천으로 달려오시는 많은 동호인분들께 도움도 드리지 못하는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또 많은 분들께 갚지 못할 수고로움을 끼쳐 드리게 되는 일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또 썩은
(;;;)멤버에게서 도출된 "횡천역 해바라기론" 이 제시되어, 북천역이 코스모스로, 하동 양보는 벗꽃으로 잘 나가는데, 우
리 횡천역도 질 수 없다! 해바라기로 반란을 꿈꾸어 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이번에도 맛스타 황님의 추진력에
힘입어 드디어 이번에 정말로 해바라기씨 한포대기 들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씨는 일반종으로 1kg를 인터넷쇼핑으로 구매하려고 하였지만 명예역장의 이런저런 주변환
경과 게으름, 집에 받을 사람이 없는등 배송문제로 인해 제가 직접 야탑의 화훼농가로 방문해서 하
우스 사장님께 "해바라기 일반종 1kg"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한 팀은 김양에게 시달리
면서 해바라기 씨앗을 심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또하나의 프로젝트! 먼저 이야기한 "PC기반의 기기라면.... "이라는 주제도 진짜로
추진되어 버렸는데 이것은 명예역장이 극도의 IBM (레노버 이전 구형)매니아이기도 해서 역장이 수
집(;;;;)하고 있던 노트북 중 기동상태가 좋은 두대를 동원지정하여 한대는 정말 고생하신 맛스타
황님께 안겨드리고(아이비엠 개조의 즐거움과 지름의 세계로 오신것을 환영-_-합니다) 또 한대는
맛스타 황님의 횡천역을 위한 명예역장 1기의 마침표를 찍을 프로젝트인 PC기반의 멀티미디어 정보
시스템 설계에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LED를 이용한 열차안내장치는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한 횡천역의 "기본시계"라면 PC기반의 멀티미
디어 정보 시스템은 응용하기에 따라서 열차 시간에 맞춰서 대형역처럼 안내방송도 해줄 수 있고,
썰렁한 횡천역 맞이방에 조금이라도 활기찬 소리를 들려줄수 있는 TV대용의 UCC재생기가 될수 있기
때문에 좀더 손님들에게 유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철도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신뢰성" 면에서도 훌륭한 구 IBM기기의 메인보드와, 이번
에도 썩은 역장때문에 엄청 고생하신 맛스타황님의 설계에, CF를 하드디스크로 이용하여 그것에 설
치한 커스텀된 임베디드 리눅스 커널에 Mplayer를 올려서 돌려보겠다는 계획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리하여 이렇게 맛스타 황님이 제작 완료하신 기기에 부팅 이미지를 올려서 기동하게 됩니다.
<사진 03> 적당한 크기의 드릴날을 고르는 맛스타 황님.
해바라기를 심기 위해서 호미등 기타 작업도구를 하동역 및 북천역에서 협조받아서 해바라기팀은
작업을 시작하는 동시에 역장과 맛스타황님도 디스플레이 설치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운전을 한 다음 휴식을 편하게 취하지도 못했는데 미숙한 역장의 불찰로 디스플레
이 프로그램을 수정하다가 문제가 발생해서 하드웨어를 건드려야 하는 상황을 발생시켜서 분해는
설계하신 분밖에 할수 없는 상황이라 또 분해하여 급히 응급조치를 한 후 바로 작업을 시작하게 돼
서 맨날 황형님 고생만 시켜드리니 작업이라도 열심히 도와드리려 역장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의 구동 파일은 현재는 맛스타 황님의 콜렉션에서 골라낸 철도풍경 사진이 슬라이드되어 랜덤으로 재생되
는 구조이며, 역장이 횡천에 방문할 때마다 계속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동영상 및 열차 진입 시간에
따른 다양한 응용을 가능하도록 준비중에 있으며, 횡천역에 UCC와 사진 그리고 간이억에 관련된 사연
을 소개하고 싶으신 분은 명예역장에게 연락 바랍니다.
<사진 04> 이전에 장착되어 있었던 온도계를 장착하기 위한 구멍을 시공중입니다.
횡천역은 올해 초 "임대"라는 큰 사건을 겪었습니다. 저번의 포스트로 어느정도 알고 계신분들도
있겠지만, 횡천역은 간이역을 통한 수입 증대를 목적으로, 2월 17일에 임대계약되었다가, 사업자의
임대의사 철회 및 지역민 민원 등의 이유로 3월 1일부터 20일경까지 역 전체가 임대되었다가 현재
는 역 광장만 임대하는 것으로 계약사항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때도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일이 이정도로 진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열차시간안내장치도 3월초에 장착하려 했으나 눈물을 머금
고 횡천역에 설치된 고객을 위한 모든 편의시설및 동호회에서 기증한 액자들을 을 창고로 이동하여
3월 한달간 기동상태로 창고에 두었다가 4월에 임대건이 어느정도 해결된 후, 내려와서 다시 제대
로 역 맞이방에 장착하게 됩니다. 3월 중간에 오신 많은 분들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휑한 횡천역을
보고 가셨습니다....(ㅠㅜ)
<사진 05 온도계를 위한 구멍이 준비되었습니다>
<사진 06> 이제 한달동안 잠들어 있던 온도계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진 07> 온도계의 전압은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가 담당합니다.
<자료 01>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는 IBM의 모 기종의 보드와 디스플레이 패널, 리눅스 Geexbox,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들로 구성됩니다. 설계자가 직접 만든 보드 및 구성한 부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것은 또 만드는 동안에도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부품의 위치 및 구성, 선 처리, 전원 설계 등 최고의 안정성과 사용성을 위해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사진 08> 노트북 메인보드의 CPU팬과 내부공기 순환을 위한 쿨러. 그리고 베사마운트 장착을 준비합니다.
<사진 09> 함부로 체결/분해할 수 없도록 6각 나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기의 보안(기기 작동및 안전성에 대한)에 대한 봉인이기도 하죠.
<사진 10> 베사 마운트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사진 11> 벽 측의 베사 마운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사진 12> 위~~~~~~~~~~잉! 프로의 손길로 한번에 시공됩니다.
<사진 13> 역장이 준비한 베사 마운트가 위아래 각도조절하는 기능은 있지만 좌우로 각도 조절하는 기능이 없는 물건이라 또다시 베이클라이트 보드를 가공하여 직접 좌우 각도 조절하는 판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또 고생을 시켜 드렸군요 (__) 썩어서 그런듯합니다 ㅠㅜ
<사진 14> 장착준비가 되었습니다!
<사진 15> 기관차가 객차와 접촉하듯이.... 절제 ... 꽈당~
<사진 16> 이제 디스플레이와 벽 측의 구조물을 고정시킵니다. 비좁은 틈으로 손을 넣어서 작업!
<사진 17> 그리고 온도계를 위한 전원을 연결합니다.
<사진 18> 드디어 온도계가 다시 점등되고, 점검을 위하여 전원을 넣습니다.
<사진 19> 이제 전원 연결이 끝나고, 좀있으면 들어올 손님들을 위해 동영상을 재생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이제야 결과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손님들도 역 맞이방에 영상 돌아가는 말소리가 나니까 살아있는것 같고 괜찮다는 좋은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제자리에서 손님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Rail+, 해바라기 횡천을 향한 작은 희망을 심다! + 사진액자 재게시" 도 곧 이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횡천역을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올려주실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