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교회를 사랑하는 평범한 기독교 105인의 양심선언 전문
문창극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결단코' 반대합니다!
잘못된 역사관과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합니다. 문창극 후보자의 사과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문창극 후보는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자신의 활동을 합리화하였고, 미화하였고, 최종적으로도 거짓말하였습니다.
맞습니다. 기독교인은 모든 삶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으며 그 의미를 추구하며 살고자 노력합니다. 또한 인생과 역사에 닥친 고난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며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식민사관을 합리화하지 않으며, 친일파, 전쟁, 남북분단과 같은 역사의 아픔들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구약의 하나님은 히브리라는 작고 약한 민족을 위해 이집트의 파라오와 싸우셨습니다.예수 그리스도는 미천하고 가난한 자의 친구로 오셨습니다. 어떤 폭력도 합리화하지 않으셨고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고 부활하신 분입니다. 누가 봐도 명쾌히 알 수 있는 기독교 정신이 어떻게 문창극 후보자의 평소 주장과 맞닿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미국을 동맹자로 만들기 위해 6.25 전쟁을 일으키신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한민족을 공산주의에나 어울리는 초라한 민족이라 규정하신 분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와 침략을 통해 한민족을 고난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으신 분도 아닙니다.
이런 주장은 기독교 신앙이 아니라 '뉴라이트'의 세계관입니다. 뉴라이트는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근대화의 기초를 일제 식민지로 봅니다. 뉴라이트는 반공주의와 경제주의 외에 한민족의 역사가 지닌 무궁한 가치를 부정합니다.
이런 편협하기 짝이 없는 역사관을 순수한 하나님 신앙에 접목해서 기독교인들을 현혹하며, 그것이야말로 참신앙인척 하는 태도는 교회에 대한 모욕이며 동시에 한민족에 대한 모독입니다.
한국의 기독교는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세워진 교회입니다. 헐버트 선교사는 고종황제를 도와 평생을 조선의 독립을 위해 매진하였으며 스코필드 선교사는 제암리사건을 폭로하는 등 일제의 억압에 정면으로 저항하였습니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는 각종 학교와 병원을 세우며 한민족 역사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한국의 기독교는 윤치호 같은 친일파를 계보로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안창호 선생, 김구 선생, 김규식 선생, 조만식 선생, 이상재 선생, 이승훈 선생..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민족의 독립과 문화적 번영을 위해 헌신하였습니다.
문창극 후보자의 평소 주장은 이러한 한국 기독교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발언입니다. 공개된 1시간 이상의 동영상을 보면 오히려 한민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반복적으로 드러납니다. 어떻게 이것이 기독교인의 정상적인 신앙이라 하겠습니까. 또한 이것이 어떻게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기독교도의 이름으로 소명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왜곡하지 마십시요. 하나님 나라의 신앙을 특정 정파적 이익에 종속시키지 마십시요. 문창극 후보자가 참 신앙인이며 한국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진심으로 참회하고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런 인사 참극이 반복되는 정치 현실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더불어, 사정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 앞에서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역사와 민족 앞에 바르고 양심적이지는 못할망정 퇴행적이며, 이기적이며, 잘못된 태도를 보인 기독교인들의 옳지 못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이는 우리의 부족함이며, 한국 교회의 나약함입니다. 변화하겠습니다. 반드시 더 나아지겠습니다. 하늘의 하나님, 저희를 도우소서.
2014년 6월 17일
역사와 교회를 사랑하는 평범한 기독교 105인의 양심선언
- 1차 105인 명단 -
강도현, 강민창, 강희진, 고윤일, 고상환, 경동현, 곽일랑, 곽상배, 구교형, 구명기,구은주, 권동명, 권영민, 김건호, 김경락, 김단영, 김태환, 김명주, 김병학, 김소나,김수연, 김수빈, 김수진, 김양희, 김애희, 김영임, 김윤옥, 김은선, 김상열, 김재욱,김재수, 김종미, 김종필, 김주원, 김정식, 김진경, 김지윤, 김호열, 김희석, 김회권,남윤국, 노은솔, 노근래, 문모은, 박근호, 박경현, 박득훈, 박이삭, 박서정, 박수진,박재우, 박지민, 박총, 박유미, 박우희, 박혜지, 박은애, 박의경, 박종운, 박현선,방정훈, 방창훈, 방혜령, 백승현, 송안국, 송영림, 송지훈, 서지숙, 서선희, 선현승,신보람, 신경희, 신강협, 신에스더, 심용환, 안정임, 안병욱, 양건모, 엄고은, 오수진,오세열, 유승지, 유승진, 유한진, 윤재현, 이국운, 이광식, 이광하, 이경림, 이기정,이길승, 이동우, 이방욱, 이임정, 이선태, 이자영, 이정혜, 이진오, 이강일, 이명구,이대연, 이동주, 이동희, 이영임, 이솔
- 2차 105인 명단(진행 중) -
이승철, 이영철, 이종대, 이한, 이희빈, 엄현, 임대훈, 임영신, 임옥택, 임현식,장건세, 장민수, 장세화, 장수지, 전병섭, 전지혜, 전구현, 전수빈, 장가영, 정보람,정인곤, 정옥실, 정인애, 정효주, 전우덕, 정영환, 정선경, 조광희, 조도연, 주다진,주소영, 주혜정, 조영광, 조은정, 조해성, 조현성, 천진욱, 최용석, 최은설, 최상훈,최승원, 최정남, 최현복, 최현옥, 허경, 허인영, 허인애, 허인선, 허정규, 허지영,하성애, 하성현, 한다영, 황보영조, 황용연, 황진욱, 전용호, 김승무, 이재안
왜 105인 선언인가?
1907년 안창호-김구 선생 등 기독교 민족주의 독립운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신민회’라는 단체가 조직되었습니다.
신민회는 당대의 대표적인 독립운동단체로 학교와 회사를 세우며 만주에는 무장단체를 조직하는 등 1900년대 가장 강력한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이에 일제는 ‘데라우치 총독 암살미수’라는 왜곡-조작을 바탕으로 105인 사건을 일으켜서 신민회를 강제로 해산시켰습니다.
105인은 기독교인들의 노력과 고통을 상징하는 뜻 깊은 숫자입니다.한국 기독교의 정체성과한국 기독교가 감당한 역사적 책무를 상징하기에 105인이라는 숫자 앞에 모이고 또 모이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