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전
육군
707특수임무단장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본청 유리창을 깨며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헌법기관의 기능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려 한 책임을 법원이 엄중하게 물은
것이다.
내란특검은 그에게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다른 지휘관들보다 높은 형량을 요구한 것은 그가 국회 침탈 현장에 가장
직접적으로 개입한 지휘관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현태의 선고를 징역
12년이라는
숫자만으로 매듭짓기에는 마음이 착잡하다.
그가 망가뜨린 것은 단지 자신이 지휘하던 부대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평생 지켜야 할 자존심과 명예마저 훼손했기 때문이다.
군인에게
명예란 무엇인가.
적과 싸우는 용기나 명령을 수행하는 충성심만이 전부가 아니다.
대한민국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명예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의
총구를 국민에게 돌리지 않는 것,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군의 힘을 헌법이 정한 질서 밖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에 있다.
군인은 국가의
무력이다.
그래서 더욱 엄격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국민이 군대에 무기와 특수부대를 맡긴 것은 정치인을 겁주기 위함도,
선거에서 패한 권력을 지켜주기 위함도 아니다.
오직 헌법과 영토,
그리고 국민을 지키라고 맡긴 것이다.
그러나
12·3
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가 향한 곳은 적진이 아닌 민의의 전당인 국회였다.
군사작전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적군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헌법기관이었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 군의 명예는 크게 훼손되었다.
더 큰
배신감은 그 이후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12·3 직후 그는 눈물을 흘리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으로서 부대원을 사지로 몰았다"고
고개 숙였다.
적어도 그 순간의 김현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는 군인처럼
보였고,
국민도 그 진정성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의 말은 달라졌다.
계엄군을 막아선 국회 보좌진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자신과 부대원들이 오히려 피해자라는 취지의 발언에 이어 계엄의 정당성까지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국방부는 그에게 파면을 결정했다.
처음부터
"나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면 논쟁은 오히려 단순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처음에는 눈물로 책임을 통감하다가 나중에는 그 책임을 뒤집는
모습에 국민은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그때 흘린 눈물의 진정성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김현태는 평소
군 생활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서는 리더십을 강조해 왔다.
그 말이 맞다면,
12·3 밤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이었나.
바로 군 통수권자가 선포한 비상계엄 아래에서 군 병력이 헌법기관인 국회로
투입된 상황 그 자체였다.
그때 진짜
필요한 것은 명령을 지체 없이 수행하는 기계적 복종이 아니었다.
그 명령이 대한민국 헌법에 부합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하는 용기였다.
최정예 군인에게 요구되는 마지막 용기는 어쩌면 상관에게
"예"라고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을 넘어선 부당한 명령에
"그
명령은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여야 했다.
김현태에게
내려진 징역
12년의
의미는 한 지휘관의 몰락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군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돌아봐야 한다.
국민은 군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군을 믿고 싶어 하고,
군복 입은 이들을 나라의 수호자로 여기며 신뢰를 보낸다.
그렇기에
김현태가 훼손한 것은 자신의 명예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 동안 묵묵히 국가와 국민을 지켜온 수많은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의
명예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한 군 교육기관 역시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장교들에게 명령에 따르는 법만 가르쳤는가,
아니면 명령이 헌법을 위배할 때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참된 용기까지
가르쳤는가.
대한민국 군의
진짜 자존심은 상관에게 얼마나 충성했느냐가 아니라,
국민 앞에서 끝까지 군인으로 남았느냐에 있다.
12·3의 밤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이 남긴 이 뼈아픈 교훈 앞에서,
지휘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이에게 내려진 징역
12년은
한 군인의 형량을 넘어 대한민국 군 전체에 보내는 가장 무거운 경고장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즐건주말 되시길!
잘보고 갑니다.
잘 감상합니다.
즐감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