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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가운데에는 아름답고 정겨운 고유어가 아주 많습니다. 우리 모두 이런 우리말을 찾아내 한번쯤 되살려 써 보는 건 어떨까요?
둘하다 (뜻)「명」가는 길의 근처.
(예 1) 내 고향은 남도 가는 길처에 있다.
(예 2) 수곡리는 어디 다른 데로 가는 길처도 아니고 뒤에 산을 지고 있는 막바지 동네였으므로…….〈송기숙의 “암태도”에서〉
길처 (뜻)「형」둔하고 미련하다.
(예) 봉학이의 아내는 얼굴이 면추도 못 되고 사람이 둘하여서 당초에 봉학이 맘에 들지 못하였다.〈홍명희의 “임꺽정”에서〉
푸하다 (뜻)「형」속이 꽉 차지 아니하고 불룩하게 부풀어 있다.
(예 1) 옷이 너무 푸해서 뚱뚱해 보인다.
(예 2) 머리는 전에 새 꼬랑지 같은 것을 주인의 명령으로 깎기는 깎았으나 불밤송이 모양으로 언제든지 푸하고 일어섰다.〈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에서〉
뜨더귀 (뜻)「명」조각조각으로 뜯어 내거나 가리가리 찢어 내는 짓. 또는 그 조각.
(예 1) 아이가 창호지 문을 뜨더귀로 만들어 놓았다.
(예 2) 네가 부탁한 일은 우리가 여길 뜰 때 알아서 잘난 아가릴 잘근잘근 조져주든지, 뜨더귀를 만들어 낚시 밑밥으로 집어던져 주든지 할 테니까…….〈김중태의 “황금 노을”에서〉
스리 (뜻)「명」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
(예) 아직도 짜고 냄새가 고약한 그것이 입 안에 에두르고 있는 것 같아 스리 부위가 알알했다.〈이연주의 “아버지의 문상”에서〉
더넘스럽다 (뜻)「형」다루기에 버거운 데가 있다.
(예) 나에게는 그 가방이 너무 커서 더넘스럽다.
길래 (뜻)「부」오래도록 길게.
(예 1) 손톱 깨무는 버릇을 길래 가져서는 안 된다.
(예 2) 앞으로도 길래 마음이 평온을 얻기 어렵다는 것일까.〈이문구의 “장한몽”에서〉
서슬 (뜻)「명」쇠붙이로 만든 연장이나 유리 조각 따위의 날카로운 부분.
(예 1) 어둠 속에서 퍼런 서슬의 칼날이 섬뜩 비쳤다.
(예 2) 서슬 있는 사금파리가 아지직아지직 부서지며 살에 들어가 박힐 때 졸개는 끔뻑끔뻑 죽다가 살아났다.〈홍명희의 “임꺽정”에서〉
굻다 (뜻)「형」담긴 것이 그릇에 그득 차지 아니하고 조금 비어 있다.
(예 1) 쌀독에 쌀이 굻다.
(예 2) 밥그릇에 무덤을 이룬 보리밥은 쑥쑥 굻어 내려가고 있었다.〈박경리의 “토지”에서〉
기스락 (뜻)「명」비탈진 곳의 가장자리.
(예 1) 동쪽과 서쪽의 기스락에 매복해 있는 천좌근과 송기화의 분대를 다시 이 초대의 본영으로 불러올렸다.〈문순태의 “타오르는 강”에서〉
(예 2) 망연한 눈으로 물 위의 달빛에 빠져 달이 이우는 줄도 모르고 있던 그는 갑자기 달빛에서 헤어나 물이 사방에서 금을 긋고 있는 기스락까지 물 위를 모조리 쓸어 보았다.〈이문구의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에서〉
안차다 (뜻)「형」겁이 없고 야무지다.
(예 1) 그 애는 어른이 뭐라 해도 워낙 안차서 기도 안 죽는다.
(예 2) 아키코는 방세를 내래도 입을 꼭 다물고는 안차게도 대꾸 한마디 없다.〈김유정의 “따라지”에서〉
아늠 (뜻)「명」볼을 이루고 있는 살.
(예 1) “그제야 아내는 말귀가 열리는가 아늠을 씰룩대며 비웃었다.〈이문구의 “우리 동네”에서〉
(예 2) “자네 부친은 산사람이었구먼!” 빈방이 울릴 만큼 모두숨을 쉰 뒤 아늠을 씰룩거리며 쐐기를 박았다.〈손석춘의 “유령의 사랑”에서〉
되통스럽다 (뜻)「형」미련하거나 찬찬하지 못하여 일을 잘 저지를 듯하다.
(예 1)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약간 되통스러운 친구의 질문을 받고는 무척 곤혹스러워했다.
(예 2) 화투꾼들에게 맥주를 갖다 주고 내려온 병달이는 씨그둥하게 양희 씨를 쳐다보며 되통스러운 소릴 불뚝지게 내뱉았다.〈김중태의 “황금 노을”에서〉
볼썽 (뜻)「명」남에게 보이는 체면이나 태도.
(예 1) “매우 쳐라!” 사또는 노기에 떨며 뻘건 얼굴을 볼썽 흉하게 이지러뜨린다.〈유현종의 “들불”에서〉
(예 2) 지하철 입구의 눈 더께 진 계단을 내려오느라 볼썽 안 좋게 움츠렸던 몸을 펴…….〈전상국의 “음지의 눈”에서〉
느껍다 (뜻)「형」어떤 느낌이 마음에 북받쳐서 벅차다.
(예 1) 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느꺼워 가슴이 뭉클해졌다.
(예 2) 운명이란 원치 않아도 한 사람에게 주어진 것. 그리하여 하느님은 그렇게 만들어 낸 자신의 창조물들을 바라보며 느꺼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이상각의 “동무 생각”에서〉
틈서리 (뜻)「명」틈이 난 부분의 가장자리.
(예 1) 아마도 벌레집은 시멘트 틈서리 속 썩은 나무 기둥 속에 있을 것이다.〈박완서의 “오만과 몽상”에서〉
(예 2)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판자벽 틈서리로 스며들었다.〈이동하의 “장난감 도시”에서〉
버릊다 (뜻)「동」벌여서 어수선하게 늘어놓다.
(예) 어린아이가 밥상을 버릊어 놓았다.
발림 (뜻)「명」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물체의 겉에 묻히거나 입히는 일.
(예) 땅콩에 초콜릿으로 발림을 한 과자.
모람모람 (뜻)「부」이따금씩 한데 몰아서.
(예) 우리들이 겁쟁이는 아닐세. 모람모람 가다가 한번 톡톡히 혼을 낼 작정일세.〈한용운의 “흑풍”에서〉
드러장이다 (뜻)「동」많은 물건이 한군데에 차곡차곡 쌓이다.
(예) 풍년으로 곳간에는 가마니가 드러장이고 집집마다 넉넉함이 가득하였다.
자락 (뜻)「명」넓게 퍼진 안개나 구름, 어둠 따위.
(예 1) 고흥 뒷산 위로 고기비늘 같은 구름 몇 자락이 걸쳐 있었다.〈한승원의 “해일"에서〉
(예 2) 암자에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와 안개 자락에 묻히어 종일을 그것이나 바라보고 꼼짝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유치환의 “나는 고독하지 않다"에서〉
빼물다 (뜻)「동」혀를 이로 물고 입 밖으로 늘어뜨리다.
(예 1) 김 서방은 빼문 혀를 넣을 생각도 않고 멍청히 서 있었다.
(예 2) 잠시 후, 팔기는 언제 나타났는지 껌둥이가 잔뜩 혀를 빼물고 헐떡거리며 옆에 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김춘복의 “쌈짓골"에서〉
앙세다 (뜻)「형」몸은 약하여 보여도 힘이 세고 다부지다.
(예 1) 여동생은 다 빤 바지를 앙세게 쥐어짰다.
(예 2) 기운이 준 데다가 술이 모두 깨어서 다시 덤빌 생각도 감히 나지 않았으나 그래도 앙센 마음은 남아서 창선의 눈을 마주 들여다보며…….〈나도향의 “뉘우치려 할 때”에서〉
모짝 (뜻)「부」한 번에 있는 대로 다 몰아서.
(예) 능금을 먹다가 위아래 이가 모짝 빠져서 앞에 떨어지는데…….〈이인직의 “혈의 누"에서〉
드레지다 (뜻)「형」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
(예) 서태석인가 하는 사람은 보통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던데, 얼핏 보아도 허우대부터가 드레져 보입디다.〈송기숙의 “암태도"에서〉
된비알 (뜻)「명」몹시 험한 비탈.
(예 1) 정상에 산 오를 때까지 몇 개의 된비알을 지나야 했다.
(예 2) 그래도 할 수 있는 노력이라면 뒷갈망이야 어찌하든 양수기부터 세내어 져다 놓고 물이 된비알을 기어오르도록 힘껏 해 볼 셈이었다.〈이문구의 “우리 동네”에서〉
삼삼하다 (뜻)「형」잊히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듯 또렷하다.
(예 1) 불의를 보면 사갈같이 미워하고, 좋은 일이라면 몸을 돌보지 않고 단행하던 그 성격이 눈앞에 삼삼하다.〈박종화의 “임진왜란"에서〉
(예 2) 오랫동안 만화 속의 그림이 눈에 삼삼하고 다음 줄거리가 궁금해서 어디 가서 훔칠 수 있는 거라면 훔쳐서라도 마저 보고 싶었다.〈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넌더리 (뜻)「명」지긋지긋하게 몹시 싫은 생각.
(예 1) 어릴 때 익사할 뻔한 기억 때문인지 그는 수영이라는 말만 꺼내도 넌더리를 쳤다.
(예 2) 사는 게 매가리가 없고 시들시들하고 구질구질하고 답답하고 넌더리가 났다.〈박완서의 “부처님 근처"에서〉
바르집다 (뜻)「명」숨겨진 일을 들추어내다.
(예 1) 비밀을 바르집다.
(예 2) 그는 상대편의 잘못을 바르집어 냈다.
보풀 (뜻)「명」종이나 헝겊 따위의 거죽에 부풀어 일어나는 몹시 가는 털.
(예 1) 이 옷은 터실터실하게 보풀이 일어나 못 입겠다.
(예 2) 심하게 비벼 빨면 옷감에 보풀이 생긴다.
푼더분하다 (뜻)「형」여유가 있고 넉넉하다.
(예 1)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요즈음에는 푼더분하게 산다.
(예 2) 고모부는 몸에 맞지도 않는 아주 구식의 빛바랜 신사복을 푼더분하게 걸치고 있었다.〈윤흥길의 “무제"에서〉
밑알 (뜻)「명」암탉이 알 낳을 자리를 바로 찾아들도록 둥지에 넣어 두는 달걀.
(예 1)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이라도 ‘밑알’은 남겨 둔다는 어머님 말을 기억하며 사랑이 바로 그 밑알임을 되새긴다.
(예 2) 나는 당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밑알이 돼 개혁방안을 찾아보겠다.
밉광스럽다 (뜻)「명」보기에 매우 밉살스러운 데가 있다.
(예 1) 그녀의 애교는 조금 밉광스럽다.
(예 2) 제대를 하겠다고 지청구를 틀 듯 거들먹거리고 나서는 고왕만을 밉광스럽게 보는 눈치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정 대위는 자신의 비밀과 허점을 짚고 있으니…….〈박태순의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에서〉
안침 (뜻)「명」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
(예 1) 신 포수는 범의 꼬리가 차차 안침으로 들어오기를 노리다가 그만 정통을 대고 한 방을 터뜨렸다.〈이기영의 “봄”에서〉
(예 2) 초례청 안침에 독좌상이 놓이고 독좌상 앞에 작은 상이 놓였는데…….〈홍명희의 “임꺽정"에서〉
도뜨다 (뜻)「형」말씨나 행동이 정도가 높다.
(예 1) 요즘 아이들은 나이에 비해 도뜨다.
(예 2) 우리가 자기들보다 도뜨기 때문에 우리 앞에선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얼김 (뜻)「명」어떤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정신이 얼떨떨한 상태.
(예 1) 복희는 쑥스럽고 창피해져서 얼김에 낯이 달아올랐다.〈황석영의 “영등포 타령”에서〉
(예 2) 마을 앞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던 아낙네 하나가 얼김에 물동이를 떨어뜨리고 달려갔다.〈한승원의 “해일"에서〉
자처울다 (뜻)「동」닭이 점점 새벽을 재촉하여 울다.
(예) 너무 조용하여 숨소리를 죽였다. 두 번째의 닭이 자처울기 시작했다.〈문순태의 “타오르는 강”에서〉
밑절미 (뜻)「명」사물의 기초가 되는, 본디부터 있던 부분.
(예 1) 밑절미로 둔 곡식.
(예 2) 고맙게 한 백 순경에게 저녁이라도 한 끼 대접하는 데 인사였고, 두고 볼 낯을 생각하면 여관 하는 함가에게도 대폿잔이나 있어야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밑절미가 되겠던 것이다.〈이문구의 “우리 동네 유 씨”에서〉
뼛성 (뜻)「명」갑자기 발칵 일어나는 짜증.
(예 1) 뼛성을 자주 내면 그것도 버릇이 된다.
(예 2) 울근불근하던 유의 얼굴이 굳은살로 덮이며 뼛성 섞인 말로 발끈했다.〈이문구의 “우리 동네”에서〉
발밭다 (뜻)「형」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붙잡아 이용하는 소질이 있다.
(예 1) 이익을 좇아 발밭게 덤비다.
(예 2) 이주호 집에서는 만득이 내외가 나가고 나자 강쇠네 말마따나 입 안에 혀같이 발밭게 일을 해 주는 손매가 아쉬워 장춘동이 집에 몇 번 사람을 보냈고…….〈송기숙의 “녹두 장군”에서〉
자깝스럽다 (뜻)「형」어린아이가 마치 어른처럼 행동하거나, 젊은 사람이 지나치게 늙은이의 흉내를 내어 깜찍한 데가 있다.
(예) 그는 자깝스럽게 어른들처럼 모양을 내려고 애를 쓰고 싶진 않았다.〈이기영의 “봄”에서〉
첫댓글 생각해 보니 한글날이 가까워 오네요~
한글이 은근히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