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와 숙녀"
목마와 숙녀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밑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패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절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박인환 =
(1926~1956)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습니다
195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입니다
대표작 ㅡ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
.
술을 엄청 처마시다가..
급성 알콜중독으로 일찍 가버렸습니다
.
.
몇년전에 도 "목마와 숙녀"
카페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가을이 오면..
한번쯤 기억나는 구절들~^^
첫댓글
"박인환" 선생~
암튼간에..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당대의 "댄디보이"
"백석" 이랑 비교되던..
지금으로 치자면..
"술좋아하던 풍류제비"
지기님께서 길상사에서 알려주신 자야의 남친 그 "백석 "인가요?
*
백석 =
시인 & 잘생겼음 & 번드르르 이빨을 잘깜 & 여자를 잘꼬심 & 제비족에 가까움~
박인환 =
시인 & 잘생겼음 & 번드르르 이빨을 잘깜 & 여자를 잘꼬심 & 제비족에 가까움~
.
.
즉,
"백석" 이랑 "박인환"
이 두사람은 공통점이 많다는 야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