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질환, 외상, 중독 등에 대하여 의사에게 진찰·치료를 받을 때까지의 일시적인 처치 혹은 방치하면 단시간 내에 사망할 환자에 대해 의사 또는 그에 준하는 자가 하는 처치. 엄밀하게 말한다면 앞의 것은 응급처치, 뒤의 것은 구급처치라고 하지만 여기에서는 일괄해서 응급처치로 다룬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태는 여러 가지이고 원인도 다양하다.
1 의식장애 의식장애는, 부르면 반응하는 가벼운 정도의 것에서 강한 자극을 주어도 반응하지 않는 중증(혼수)의 것까지 다양하며, 발병시간과 연관해서 증상이 여러 가지로 다르다. 이런 정보들이 의사의 진단·치료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세밀하게 관찰하고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식장애 정도의 판정에는, 큰 소리로 불러보고 또 강한 자극을 주면서 반응에 주의하며, 수반되는 증상을 살핀다. 의식장애 전후의 두통·구토·경련·발열의 유무, 호흡·맥박·동공(瞳孔)의 상태, 사지마비의 유무 등에 특히 주의한다. 의식장애 환자에 대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응급처치는 질식의 예방이다. 의식장애환자가 단시간 내에 사망하는 원인은, 원인질환이 치명적이 아닐 경우 질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의식장애 환자가 질식하는 원인으로는 혀가 내려앉는 경우와 구토에 의한 경우가 있다. 구토가 있는 경우에는 옆으로 눕히고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한 다음 손가락으로 입 안의 구토물을 긁어내어 구토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혀가 내려앉는 경우에는 코를 골거나 목이 막힌 것 같은 호흡을 하는데 이때 얼굴을 위로 향하게 하여 눕힌 다음 한 손으로는 목을 뒤로 받쳐주고 다른 손으론 이마를 눌러서 머리가 뒤로 젖혀지게 한다(기도의 확보, 頭部後屈法). 이 상태에서 호흡이 잘 되면 목 뒤로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고여주고 머리를 뒤로 젖힌 상태를 유지해 주면 된다. 기도가 충분히 확보되면 원인질환이 치명적이지 않는 한, 단시간 내에 사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식장애의 원인이 되는 질환의 대부분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므로 될 수 있는 한 신속하게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종래의 뇌졸중 등은 환자를 움직이면 상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뇌졸중의 일부는 수술로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빨리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2 경련 경련의 원인은 뇌와 그 밖의 장기에 병이 없는 진성간질과 뇌와 그 밖의 장기에 병이 있어 그 증상으로 경련하는 증후성 경련으로 구분된다. 증후성 경련은 뇌종양과 뇌졸중 그리고 두부의 외상 등 뇌에 이상이 있는 것과 그밖의 원인에 의한 것이 있으며, 그 원인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유아의 열경련이다. 전신경련을 할 때에는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되기도 하고 치아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호흡이 정지되는 것은 대부분이 일과성이고 곧 호흡을 재개하게 되며 치아노제도 없어진다. 이 때 과도하게 자극을 주면 오히려 경련이 되풀이되는 경우도 있다(痙攣重積狀態). 그러나 때로는 호흡정지가 오래가는 경우도 있으며, 경련이 정지되고도 호흡이 재개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또 혀를 깨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즈를 감아 이 사이에 물릴 필요가 있는데, 입 안에 가득 넣으면 오히려 기도를 막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유아의 열경련에서는 옷을 많이 입히면 오히려 열의 방출을 막고 경련중적상태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옷을 얇게 입혀서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실신 실신은 의식장애의 하나로, 발작성으로 출현하며 단시간 내에 회복되는 것을 가리킨다. 실신의 본태(本態)는 뇌의 일시적인 혈류감소 또는 정지에 의한 것이다. 원인으로는 뇌혈관의 일시적인 폐쇄에 의한 경우(一過性腦虛血發作)와 심박동의 일시적인 정지에 의한 경우, 그리고 전신혈관의 일시적인 확장에 의해 혈압이 내려가 일어나는 경우 등이 있다. 실신의 응급처치로서는 곧 환자를 위로 눕히고 하지를 약간 높인 다음 이름을 부르며 가볍게 뺨을 두드리는 등 적당한 자극을 준다. 실신발작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와 회복이 더딘 경우에는 곧 의료기관으로 옮겨야 한다. 또 발작시간이 짧고 회복 후에 전신상태에 문제가 없더라도 심장과 뇌 등에 심한 기초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 둘 필요가 있다.
4 호흡곤란 호흡곤란을 가져오는 주요 질환은 폐렴·천식 등 호흡기질환과 심부전·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다. 호흡곤란이 갑자기 생기는 질환에는 기관지천식·심근경색·자연기흉(自然氣胸)·폐경색 등이 있고 비교적 짧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질환에는 급성폐렴과 폐쇄성폐질환의 급성증악(急性增惡), 울혈성심부전 등이 있다. 호흡곤란이 누우면 더하고 일어서거나 앉으면 덜해지는 경우는 울혈성심부전과 기관지천식 등이며, 분홍색 거품이 있는 가래를 뱉는 경우는 심부전을 수반하는 폐수종(肺水腫)에 의한 경우가 많다. 공기를 들이마실 때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는 기도폐쇄이고 공기를 내뱉을 때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는 천식에 의한 경우가 많다. 호흡곤란이 왔을 때에는 환자에게 편한 자세를 취하게 하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게한다. 또 천식이 발작했을 경우에는 입을 오므리고 숨을 토하게 한다. 어느 경우에나 곧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5 흉통 심한 흉통이 오는 질환으로는 협심증·심근경색·자연기흉이 가장 많고, 그 밖에 빈도는 낮지만 위독한 질환으로 해리성 대동맥류(解離性大動脈瘤)·특발성 식도파열(特發性食道破裂)·폐경색 등이 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모두 심장의 영양혈관인 관상동맥의 협착과 폐색에 의해서 생기며 모두 흉골 밑에 타는 듯한 통증과 조이는 듯한 통증이 온다. 협심증은 대부분 힘든 일을 한 뒤에 나타나며 흉통의 지속시간이 짧아 수분 정도이고(勞作性狹心症), 때로는 안정시에 나타나는 협심증(안정시협심증)도 있는데, 이는 심근경색으로 이행하는 비율이 높다. 심근경색은 15분 이상 흉통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동시에 식은땀과 호흡곤란이 수반된다. 자연기흉은 젊고 마른 남성에게 많고 갑작스럽게 흉통을 호소하며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통증이 오는 부위가 심근경색과는 달리 좌우 한 쪽 흉벽의 통증일 경우가 많다. 이밖에 비교적 많은 흉통의 원인으로는 늑간신경통이 있다. 이 통증은 움직일 때, 기침할 때, 심호흡할 때에 예리한 통증이 흉벽에 오며, 안정을 취하면 덜해진다. 어떤 경우에도 응급처치는 안정을 취하고 위를 향해 눕히며, 호흡곤란이 악화될 경우에는 의자에 앉히거나 책상에 엎드리게 한다. 병원으로 옮길 때에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6 토혈·하혈 소화관에서 출혈이 있어 이것을 토했을 때 토혈이라 하고 배변했을 경우를 하혈이라고 한다. 토혈의 경우 출혈원이 식도와 위(胃)이고, 출혈량이 많은 경우에는 비교적 선명한 적색을 띠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암적색으로 선홍색의 객혈과는 대조를 이룬다. 하혈의 경우 출혈원이 직장·결장 등 항문에서 가까운 부위일 때는 선홍색 또는 적색을 띠지만 위·십이지장·소장에서의 출혈일 때에는 흑색을 띠며 타르변이라고 한다. 토혈과 하혈의 원인으로서 가장 많은 것은 위·십이지장궤양에서 오는 출혈이고 다음이 식도정맥류의 파열과 위암에 의한 출혈이다. 위와 십이지장에서 오는 출혈이 양적으로 적으면 토혈보다는 흑색 하혈일 경우가 많다. 한편,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토혈도 동시에 오기 쉽고 출혈에 의한 쇼크상태에 빠지는 수도 있다. 이때는 옆으로 눕히고 토한 것이 기도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7 객혈 객혈이란 폐에서 나오는 출혈이 기침과 함께 나오는 것으로, 전에는 폐결핵에 의한 출혈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결핵의 예방과 치료의 향상으로 폐결핵에 의한 객혈은 적어졌다. 폐결핵 이외의 원인으로는 폐암과 기관지확장증 등이 있다. 객혈은 토혈과는 달리 선홍색이고 거품이 섞여 있으며 잘 굳지 않는 특징이 있다. 객혈을 할 경우, 결핵을 앓고 있는 폐가 어느 쪽인지 알고 있다면 그 쪽을 밑으로 하여 옆으로 눕게 하고 출혈부위가 불분명할 때는 엎드리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 객혈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질식이다. 그래서 객혈을 하면 안정을 취하게 하고 등을 두드려서 객혈을 도와주며 기침과 함께 충분히 객혈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객혈량이 많고 질식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곧 병원으로 옮기며 기관내삽관(氣管內揷管)이나 인공호흡 등의 조치를 받게 하여야 한다.
8 복통 복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많으며 진단과 치료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복통의 응급조치 가운데에서 중요한 것은 당장 수술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복통이 심하게 지속되고 배를 만지면 나무판처럼 딱딱한 경우에는 우선 긴급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복통이 상당히 심하고 구토가 있으며 배를 누르거나 배에서 손을 뗄 때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복막염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산통(疝痛)은 담석·요관결석·장폐색에 의한 경우가 많다. 이런 복통의 응급조치로는 환자로 하여금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하여 안정시키고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음식을 주지 않는다. 또 마음대로 설사약과 진통제를 먹여서는 안 된다.
9 외상 외상의 원인에는 교통사고·추락사고·전락사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외상은 외압의 크기·부위·방향 등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또 동시에 여러 부위에 다발적인 외상일 경우도 있다. 외상의 응급처치에서 우선 중요한 점은 손상부위와 정도의 정확한 파악이다. 사고 때의 상황과 사고 후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은 중요한 정보가 된다. 외상환자의 상태를 보는 경우에는 우선 호흡이 있는지 맥이 뛰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호흡이 없고 맥이 없을 때에는 기도(氣道)를 확보하고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 등의 심폐소생법을 곧 해야 한다. 그리고 외출혈이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작은 외출혈이라면 별 문제가 안 되지만 대동맥이 끊어졌다면 거즈와 붕대 등으로 출혈부위를 강하게 압박한다. 또 의식장애의 유무도 관찰해야 한다. 의식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동공을 살피고, 동공이 크게 열린 경우와 두 눈의 동공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곧 수술 등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안색과 입술의 빛깔도 살펴야 한다. 안색이 창백하고 피부가 차고 습한 느낌을 줄 경우 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 경우에는 큰 출혈(외출혈 또는 내출혈)에 의한 쇼크상태로 보아야 한다. 이 밖에 온몸을 만져보고 통증이 심한 부위와 사지의 변형, 부종(浮腫)의 유무와 사지의 운동상태도 관찰해야 한다.
10 창상(創傷) 외부의 힘에 의해서 피부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상처의 응급처치는 지혈과 감염방지가 우선이다. 지혈은 압박지혈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상처가 흙 등으로 더러워지는 경우 충분히 세척하지 않으면 뒤에 화농하거나 때로는 파상풍·가스회저(壞疽) 등 위험한 감염증이 되기도 한다. 또 칼에 찔린 경우에는 당황해서 뽑아버리면 출혈이 커지므로 뽑아내지 말고 주위를 거즈와 붕대로 단단히 묶은 다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11 골절 사지가 변형되고 심하게 부었을 경우에는 골절로 보아도 틀림이 없다. 물론 사지의 변형과 부기가 거의 없더라도 골절인 경우가 있다. 사지의 변형과 부기가 심한 골절은 골절부위를 잘못 움직이면 부러진 뼛조각에 의해 혈관과 신경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심하게 부었을 경우 얼음으로 냉각시켜 주면 부기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지만, 오래하면 오히려 순환장애를 일으키거나 동상에 걸릴 수도 있다.
12 두부외상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의식장애를 일으켰을 경우에는 우선 뇌에 중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뇌의 손상에는 비교적 단시간에 의식이 회복되는 뇌진탕과, 의식을 회복하는 데 장시간이 걸리거나 또는 치명적인 뇌좌상(腦挫傷)이 있다. 이 둘을 외상을 입은 직후에 판단하기는 곤란하고, 외상 후 의식장애를 일으켰을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 밖에 머리에 타격을 입은 뒤 주의해야 할 증상으로는 계속되는 구토와 심한 두통·발열, 그리고 경련 등이 있다. 외상을 입은 직후에는 의식이 있었으나 잠시 후에 의식장애가 생기는 경우에는 거의 뇌출혈이 있는 경우가 많고 긴급수술이 필요하다.
13 흉부외상 흉부에 타격을 입고 호흡곤란과 혈담이 나오는 경우는 위급한 흉부외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흉부외상에서 빈도가 높은 위독한 외상에는 혈기흉(血氣胸)·폐손상(肺損傷)·다발늑골골절(多發肋骨骨折) 등 여러 가지가 있고, 모두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가 있다.
14 복부외상 복부외상으로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것은 간·지라 등 실질장기의 손상에 의한 복강내출혈과 위·장 등의 파열에 의한 복막염이 있으며 방치하면 모두 치명적이 된다. 복강내출혈은 복통 외에 맥박약화·식은땀·안면창백의 쇼크증상과 복부팽창 등이 나타나며 복막염은 복막염증상이 나타난다.
15 척추외상 경추(頸椎)·흉추(胸椎)·요추(腰椎) 등의 척추골은 속에 척수(脊髓)가 지나가는데, 골절과 탈구(脫臼)에는 척수의 손상까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제 4 경추보다 위의 경수손상(頸髓損傷)은 호흡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고, 이런 때에는 당장 인공호흡을 시작해야 한다. 척수의 손상에서는 운동신경과 지각신경장애로 운동마비와 지각마비가 오지만 경수손상에서는 사지운동과 지각마비, 흉수(胸髓)에서는 하지운동마비와 구간지각마비(軀幹知覺痲痺), 요수(腰髓)에서는 하지의 운동마비와 지각마비가 온다. 이와 같이 척수의 손상은 위독한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환자를 잘못 움직이면 골절과 탈구가 많이 어그러져서 더욱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병원으로 옮길 때는 척추를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