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호텔에 비대가 없어서 볼일을 못 보고 있습니다. 7시 넘어서 일어났는데 일출이 없는 건 밖에 비가 오든지 흐리든지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커튼을 젖히고 발코니까지 다가가 확인해 보니 가량비가 오고 있고 땅이 젖어 있는 걸로 봐서 밤새 비가 내린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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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송전탑-오른편 비치 로드가 각 잡고 있고 저 너머에 귀한 산도 보입니다. 이번에 확인 한 것인데 겹겹이 포갠 그러데이션 마운틴은 태국에선 절대 볼 수가 없어요. 파타야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한눈에 지형지물이 보이면서 히스토리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동두천의 미군, 일본의 황군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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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여러모로 근현대사가 조국과 닮았어요. 중국이 조상이라는 설도 한국과 비슷하고(도올) 서구 열강의 식민지 침략에 슬기롭게 대처했어요. 시암(타이) 시절 영국과 프랑스에 자국의 영토를 떼어 주면서 독립을 지킨 '대나무' 외교가 아픈 손가락 명성황후를 생각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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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제 강점기를 겪을 때 태국은 프랑스와 전쟁(1941)에서 승리 했고 쁠랙 피분송크림 장군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것도 닮았어요. 1941년 12월에 일본으로부터 영국령 미얀마 침략을 위한 길을 열라는 협박을 받고 저항했지만 패전했고, 곧바로 휴전, 1942년에 경술국치 비슷한 일-태 동맹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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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친일 총리 송크림의 독재는 공고해졌을 것입니다. 고종의 평가에 호불호가 존재하지만 필자는 고종이 친일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봅니다. 44년 8월 일본이 패망의 길을 걷게 되자 '자유 타이' 운동 같은 '반송크림' 반일 조직이 들고 일어났고 연합국의 폭격까지 받게 되자 송크림은 지지를 잃어 정부가 와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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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반일 정책으로 전쟁 책임에서 벗어나 국토도 모두 반환받고 군주제가 시작돼요. 한국이 해방 후 6.25를 맞을 시기 라마8세의 동생 라마9세 정권이 들어섰는데 크고 작은 군부 쿠데타는 계속됩니다. 피분이 총리이었을 때 친미 정책을 폈고 한국 전 파병을 결정하면서 미국의 원조 약속을 따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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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참전 기념탑은 포천과 철원 사이 운천에 있는 걸 필자가 확인했습니다. 이후에도 쿠데타가 계속 일어났지만 실패했고 1957년에 사릿 타나랏이 쿠데타를 일으켜 송크림 정권을 무너뜨립니다. 정권 잡고 5년 만에 1963년 사릿이 죽고 그의 동료였던 타놈 끼티카촌이 바통을 물려받아요. 1964년 필자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는데 타놈이 총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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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베트남 전쟁으로 동남아에 공산화의 물결이 몰려오자, 미국정부는 티놈에게 민주화를 요구합니다. 티놈은 얼씨구나 좋다고 헌법을 고치고 의회도 새로 짭니다. 하지만 1971년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유신 독재를 행사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 죽 쑤어 개준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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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대학가 시위-휴교령-총격전은 한국의 5.18과 똑같습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역사 왜곡이라며 배현's 노인네들이 따지러 몰려간 것은 너무 나간 것 같아요. 필자가 5.18 당시 담양고(17세)에 다녔어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후에 만들어졌고 당시엔 '5월 가'를 불렀는데 이 민중가요는 '누가 할머니를 교살하였는가'라는 샹송을 박인희 씨가 번안곡으로 불렀고 다시 '5월 가'로 개사한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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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에 꽃잎처럼 떨어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1절 이하 2-3절 생략), 이후 국왕이 사임한 후 망명을 했고 새 정부 총리에 산냐탐마삭이 임명되어 새 출발의 길이 마련되는 듯했어요. 문민정부 고작 2년 해 먹고 인도차이나 공산화 여파로 태국의 군부가 다시 등장(1976)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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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슬 퍼런 유신 철권통치가 이어지면서 '탐마삿 학살'을 자행했고 도주한 학생들은 공산당의 지원을 받습니다. 우리가 5.18을 겪고 있을 때 태국은 민간 정부가 들어서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로 등극을 하였고 본격적으로 산업화를 시작합니다. 에스더 출생(1991) 할 때 (수친다와 순톤 콤솜퐁)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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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친다가 선거로 당선되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이 방콕 시장 지휘 하에 군종 종식 투쟁을 벌였는데 진압하는 과정에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왕족 라마9세가 개입하여 민주화 진영의 손을 들어줬고 다시 민주 정부가 들어섭니다. 필자가 2004년에 방콕에 있었어요. 그때 탱크도 보았고 군부가 쿠데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는 왜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역사의 현장마다 등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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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파타야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파타야는 필리핀 주둔 철수한 미군(공군)이 베트남 전 때 재배치된 곳으로, 동두천이나 이태원 그리고 과거 운천 같은 곳입니다. 다만 휴양지다 보니 전쟁이 끝나고도 관광지로 현재까지 지속 발전해 온 것 같아요. 신라의 화랑도처럼 태국인들의 무아이타이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고, 그냥 싸움만 잘 한 게 아니라 중립 외교나 민주화의 가치 같은 열망은 '지성의 사유'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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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한국인 3명이서 관광객 1명을 죽인 사건이 보도되면서 충격을 주었지요. 두 놈은 미얀마, 베트남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한 놈도 한국에서 체포당했습니다. 증거 인멸 목적으로 손가락 열개을 잘라 콘크리트한 채 저수지에 버렸다는 것 아닙니까? 쳐 죽일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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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이 늪지인 태국은 이번 투어에서 직접 살펴보니까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비교불가 우범지역입니다. 오늘 일정은 사파리 투어인데 사파리 내에서 직접 운전을 해 볼 생각입니다. 팔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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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백화점 로비에서 주니어 슈퍼모델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워킹하는 모습이 어찌나 잔망스러운지 다들 쓰러집니다. 오늘은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여성동지만 기사 포함 4명입니다. 잔득 기대하고 갔는데 염병,사파리가 아니라 동물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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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보니 이곳도 한 번 다녀갔어요. 전엔 뚜벅이로 투어 했고 이번엔 골프 카트 타고 간 차이에요. 라이언-타이거-엘리펀트-히포 정도 인증샷 하고 내려왔어요. 가만보니까 코끼리만 밥 값을 합디다. 팁을 코로 받아서 주인에게 주는데 얼마나 훈련을 시켰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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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야성이 거의 없어 보였고 아기 하마가 중국의 판다마냥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었어요. 에예공 어릴 때 에버랜드-서울공원을 서너 번 다니면서 잘난척 하는 가이더가 가장 즐거웠던 기억인 것 같습니다. 에예공! 동물원 기억나냐?
2024.10.20.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