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커크(1918~1994)는 미국의 정치 철학자이자 가톨릭 신자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장학금을 받아가며, 영국에 유학가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 참고로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비가 이 대학 출신이다 - 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렇게 전도유망하던 러셀 커크! 하지만 그는 강사 직을 포기하고 시골에 은둔한다. 미국의 대학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가 원하던 학문의 방향성과 달랐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에게 힘든 길을 가고 있다고 만류했다. 그러나 러셀 커크는 완고했다.
“나는 1년에 40달러(56~60만원) 정도로도 생활할 수 있다.” - 이 말은 생활비만 뜻하지 다른 전기, 수도, 통신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40달러로도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검소하다는 뜻이다. 그의 각오는 완고했고 그는 미시간 주의 메코스타라는 시골에서 살아간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보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인데 영국의 보수주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을 연구한 논문이다. 이를 요약한 책이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Concise guide to Conservatism)>이다. 러셀 커크의 저술과 강연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와 접촉한 정치인이 있으니 로날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다. 레이건은 러셀 커크의 책을 읽었고 그의 영향을 받아 연설에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많이 인용했다고 한다.
나는 러셀 커크에게 두 번 공감했다. 하나는 그의 사상에서, 또 하나는 그의 삶에서.
커크의 사상은 보수 우파이긴 하나 좌우 어느 쪽으로도 극단적이지 않고 전통과 가족의 가치를 일깨운다.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의 근본 정신을 알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커크의 위대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