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스타일의 닭갈비 집이다. 춘천을 가면 큼지막한 불판에 닭갈비와 고명들을 올려 놓고 구워가면서 먹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불판에 닭갈비와 깻잎, 양배추, 고구마, 가래떡 등을 넣고, 고기가 잘 익을 때까지 고명들을 하나씩 집어 먹다보면 닭갈비가 제대로 익는다. 잘 익은 닭갈비에는 야채와 매콤한 고추장 양념의 풍미가 제대로 배어든다. 닭갈비(6000원)를 먹고난 후에는 쟁반막국수 (7000원)로 뒷 마무리해본다. 닭갈비 먹고난 후의 더부룩함이 막국수의 시원함에 싹 쓸려내려가는 것 같다. (033) 241-5999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에서 소양호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 소양강 송어 (춘천시 동면/ 산천어회)
산천어와 곤들매기(암어) 대량 양식에 성공을 거둔 양식장 겸 횟집. 횟집에서 파는 대부분의 산천어가 이 집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맞다. 산천어는 생전에 김일성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꽤나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민물회 중에서도 고급 어족. 엷은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산천어회(1kg 3만원)를 입안에 넣어 부드럽게 씹어 넘기면 달콤한 뒷맛이 남는다. 송어회(1kg 1만7000원)를 먹을 때는 느끼함을 덜기 위해 야채무침과 함께 먹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산천어 맛이 쫄깃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033) 242-1002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에서 동면 쪽으로 거의 다 가서 소양댐 빠지는 길로 내려가다 보면 길 오른 편에 있다.
▶ 연산골 막국수 (춘천시 동면/ 막국수)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 파묻힌 느낌으로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막국수 맛도 신선하고 자연스럽다. 메밀로 뽑은 면답게 거무튀튀한 면발이 톡톡 끊긴다. 메밀향이 은근하게 퍼지는 막국수 맛이 토속적이다. 막국수 사리 위에 김, 깨, 오이, 당근, 동치미 무, 계란 반쪽을 올려놓았다. 육수를 약간 붓고 겨자, 식초, 설탕을 입맛에 맞게 쳐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된다.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사용하는 것도 맛의 비결이다. 제1회 춘천 막국수 축제 대상을 받기도 한 집이다. (033) 242-2228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를 벗어나 동면 구봉산 골짜기 아래 있다.
▶ 검봉산 칡국수 (춘천시 남산면/ 칡국수)
비빔냉면이나 막국수처럼 양념장에 초와 겨자를 쳐서 먹는 매콤한 칡국수. 면을 뽑을 때 칡을 갈아 넣었다고 해서 칡 냄새가 세게 풍기는 건 아니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맛 자체보다 무슨 무슨 재료들이 들어갔다는 데에서 더 먹는 맛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국수와 달리 면발의 끈기나 먹는 감촉은 쫄깃쫄깃하다. 칡국수 (4000원)에 칡부침(3000원)을 곁들이면 칡 한 뿌리를 캐내서 먹는 듯한 기분이다. 양념장도 거칠지 않으면서 매콤한 맛을 잘 내고 있다.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칡국수나 촌두부를 먹는 맛이 일품이다. (033) 261-2986
*찾아가는 길: 강촌 유원지에서 구곡폭포로 향하는 길에 있다.
▶ 실비막국수 (춘천시 소양로2가/ 막국수)
춘천 막국수를 대표할 정도로 오래된 집으로, 부안막국수집 등과 더불어 전통적인 춘천 막국수의 명가로 자리매김해왔다. 주문을 받자마자 적당량의 막국수를 뽑아낸다. 금방 만든 면발이 싱싱하다. 면을 비빌 때 적당량의 육수를 넣어서 비비면 새콤 매콤하면서도 부드럽게 먹힌다. 겨자, 식초, 설탕을 쳐서 비비면 된다. 달걀 지단과 무, 상추 등을 고명으로 얹어서 내온다. 가벼운 메밀 향이 나는 면발이 입안에서 잘 끊긴다. 면을 다 먹고 나선 그릇 채로 들고 바닥에 깔린 시원한 국물을 쭈욱 들이키면 온몸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든다. 푹 삶은 돼지고기 제육은 막국수의 매콤새콤한 맛을 중화시켜 준다. (033) 254-2472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 캠프 페이지에서 도심으로 넘어가는 사창고개 위에 자리잡고 있다.
▶ 읍내밥집 (춘천시 조양동/ 된장백반)
옛날 초가집에 앉아있는 듯한 정취가 느껴지는 집이다. 앞마당 장독대에선 장 익는 냄새가 풍겨나온다. 떠먹는 된장(4000원), 비벼먹는 된장(5000원) 외에도 다양한 재료들을 넣은 된장찌개와 국 등 메뉴들이 ‘된장’ 일색이다. 우렁된장, 모시조개된장, 소고기된장, 배추 넣어 끓인 된장국 등은 뱃속이 후련하게 장맛을 보여준다. 배추, 부추, 물김치, 마늘쫑, 쇠고기장조림, 마늘무침 등 집에서 맛보는 듯한 반찬들이 편안하다. 된장에 찍은 풋고추 하나 베어 물면 자연의 정감이 느껴진다. (033) 256-1103
*찾아가는 길: 춘천 시청 후문 근처, 제일병원 뒤에 있다.
▶ 원조 숯불닭갈비 (춘천시/ 닭갈비)
고기를 구울 때는 역시 숯불을 쓰는 게 제맛을 낸다. 춘천 닭갈비라 하면 까맣고 둥그런 불판에 양념과 닭갈비를 올려놓고 구워먹는 게 상식. 하지만 원조 숯불닭갈비집은 그런 전형성을 무시하고, 숯불에 철망을 올려놓고 양념이 잘 밴 닭갈비를 푸짐하게 구워준다. 겉에서 보기엔 협소한데다 볼품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춘천에서 닭갈비 맛 하나만큼은 어느 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집이다. 뼈 있는 닭갈비, 뼈 없는 닭갈비 모두 고기 자체의 육질이 좋아 쫄깃쫄깃 씹는 맛이 입 안에서 풍부한 여운으로 남는다. 숯불에 닭갈비가 다 익으면, 숯불과 철망 사이에 철판을 끼워 넣어서 타지 않게 해준다. (033) 257-5326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 중앙시장 건너편 대로변 모퉁이에 있다.
▶ 양지말 화로구이 (홍천군 홍천읍/ 양념돼지구이)
언제부턴가 홍천 명물로 자리 잡은 화로구이. 왠만큼 허기가 지지 않더라도 차를 타고 지나다 고기 굽는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에 재어둔 양념 돼지고기를 풍로에 구워 먹는다. 화로라고 부르기엔 그렇지만, 어쨌거나 분위기상 이른바 화로구이(7000원)다.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비계에서 떨어지는 기름이 숯불 타는 냄새를 자극적으로 만들고, 숯불 냄새가 다시 돼지고기에 스며들면서 육질에 풍미를 더한다. 양념구이라 그런지 고기 맛보다는 약간 달콤한 양념 맛에 비중을 뒀다는 점이 아쉽다. (033) 435-7533
*찾아가는 길: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 홍천읍 못 미쳐에 자리잡았다.
[맛기행 / 강원] 양양군, 속초시, 인제군, 설악산
▶ 등불 (양양군 양양읍/ 등심, 송이구이)
날씨가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한우 맛은 남다르다고 한다. 강원도 한우와 양양의 명산 송이버섯의 만남은 최고다. 가을철 깊은 산 속 소나무의 정기를 받고 자란 송이와 최고급 한우를 굽는 것만으로도 입은 최고의 사치를 누리게 된다. 생등심과 송이버섯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식당이다. 송이버섯은 매년 시세가 다른데 최상급은 1kg당 30만원이다. 얼리지 않은 선홍빛 등심과 송이버섯을 올려 놓고 구워가면서 죽죽 찢어 먹으면 된다. 질 좋은 한우 등심의 육질, 얇게 잘라 깨물어 먹으면 코를 자극하는 송이버섯 향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가을에 찾을 것을 권한다. (033) 671-1500
*찾아가는 길: 양양에서 속초로 올라가는 국도 변 왼쪽에 있다.
▶ 천선식당 (양양군 양양읍/ 뚜거리탕)
매년 가을이면 양양에선 ‘연어 축제’가 펼쳐진다. 연어철이 돌아와 연어가 넘치기 때문이다. 이때 양양에서 맛볼 수 있는 게 연어구이와 연어회. 연어구이는 소금간을 해뒀다가 구워준다. 짭짤한 간이 돼 있어 입이 심심치가 않다. 오렌지빛 연어회는 꽁꽁 얼렸다가 해동해 내온다. 김에 싸 먹으면 차갑던 연어가 입안에서 체온으로 인해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맑은 강물 바위 밑 모래 속에 산다는 작은 민물고기 뚜거리를 푹 끓인 뚜거리탕(5000원)도 이집 명물이다. (033) 672-5566
*찾아가는 길: 양양읍내 남대천 변 구다리 건너에 있다.
▶ 김영애할머니 순두부 (속초시 노학동/ 순두부) 학사평 마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바로 이 동네에서 만들어내는 순두부 맛 때문이다. 학사평 두부 마을의 원조답게 메뉴도 순두부정식 딱 한가지로만 했다. 맑은 국물에 담겨나오는 하얀빛의 순두부. 따뜻한 국물이 온기를 전해주고, 콩 냄새를 살짝 띈 순두부는 입안에서 보드랍게 녹는다. 가끔 가다 걸리는 두부 알갱이의 여운이 혀끝을 거쳐 입안에 퍼진다. 두부 자체의 담백한 맛을 즐기려면 양념장을 쳐서 먹는 것보다 두부만 숟가락으로 떠 먹는게 낫다. (033) 635-9520
*찾아가는 길: 미시령에서 서울 방면으로 가다보면 학사평 마을 국도 변에 있다.
▶ 준활어판매장 (속초시 동명동/ 생선회)
속초 여객선터미널에서 등대로 이어지는 길 전체엔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집은 마치 ‘미니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1층에서 횟감을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가 양념값을 따로 내면 회와 매운탕을 내주는 식당이다. 다른 집에 비해 비교적 신선한 횟감을 다양하게 구비해 두었고,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방어, 광어, 우럭, 가자미, 도다리, 게르치 등 횟감들은 항상 넘쳐날 정도로 풍부하다.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보다는 방어나 가자미 등 동해에서 잡아올린 생선들을 회로 뜨는 게 괜찮을 듯 하다. (033) 636-1996
*찾아가는 길: 속초시 동명동 횟집촌 안에 있다.
▶ 유운장 (속초시 금호동/ 중화요리)
속초에 오랫동안 머무르던 친구가 짜장면 맛이 아주 좋은 집이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첫발을 들인 집이다. 그제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속초에는 유난히도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집들이 많다. 이곳은 옛날에 먹던 중국요리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35년 역사를 자랑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면발의 맛이 잘 살아있는 짜장면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이 집의 음식 솜씨를 간파할 수 있다. 잘 볶아만든 짜장을 맛보면 강한 불로 조리한 중국 요리의 특성을 느껴볼 수 있다. 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어내오는 탕수육은 달콤한 소스와 함께 부담없이 넘어간다. (033) 633-2310
*찾아가는 길: 속초시내 대원마트 맞은 편에 있다.
▶ 원조함흥냉면 (속초시 금호동/ 회냉면)
속초에는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많이 산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지닌 곳에 어찌 맛있는 함흥냉면 집이 없을까. 함흥에서 피난 내려와서 가게를 차린 주인은 작고했지만 여전히 대를 이어 성업 중이다. 주방은 밖에서도 면을 뽑는 걸 볼 수 있도록 오픈해놓았다. 회냉면은 탱탱하고 질기게 씹히는 면발이 좋다. 양념은 약간 세다 싶을 정도로 진한 편이다. 여기에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냉면을 먹으면서 진한 양념으로 무친 홍어회를 먹는 것도 잘 어울린다. (033) 633-2256
*찾아가는 길: 속초시내 중앙시장 건너편에 있다.
▶ 미산민박식당 (인제군 상남면/ 두부, 민물고기조림)
따뜻한 우유빛 국물에 담긴 부드러우면서도 콩내음이 물씬 풍기는 두부 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입에 넣는 즉시 눈처럼 스르르 녹아버린다. 새벽마다 두부 만드는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이 집의 민물고기 조림은 주인아저씨가 미산계곡에서 잡아온 메자, 꺽지, 쉬리, 동자개 등을 졸여낸 잡어 조림이다. 작은 놈들은 가시가 들어있는 채로 아삭아삭 씹어먹어도 된다. 간장을 중심으로 한 짭잘 매콤한 양념맛과 오염되지 않은 계곡에서 사는 민물고기의 싱싱함이 만나 최상의 맛을 제공한다. 직접 담근 옥수수술 한 잔 걸치는 맛도 좋다. (033) 463-6921
*찾아가는 길: 인제군 상남면에서 미산계곡으로 들어가면 식당 간판이 보인다.
▶ 점봉산 산채 (인제군 북면 / 산채정식)
산채의 천국인 점봉산 깊은 산골짜기에서 채취한 산채의 진수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이름 모를 산채들에서 풍겨나는 향기는 식사를 다 마친 후에도 입안 구석구석을 자극하며 오래도록 남는다. 상에 오르는 산채 수는 약 스무가지. 얼레지, 나물취, 표고버섯, 목이버섯, 박쥐나물, 노란 동백, 산당귀, 참나물, 물푸레나무, 고비 등이 뿜어내는 현란한 냄새에 취해보자. 우산나물이나 당귀잎, 단풍취에 쌈을 싸서 된장을 약간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다래, 도토리, 두릅 등으로 담근 장아찌 한입 깨물면 입속 전체가 즐거워진다. (033) 463-8894
*찾아가는 길: 인제읍에서 미시령 쪽으로 가다보면 국도 변 오른쪽에 있다.
[맛기행 / 강원] 평창군, 강릉시, 오대산 ▶ 운두령 (평창군 용평면/ 송어회)
평창은 60년대 최초로 송어 양식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수온이 낮아 송어 키우기에도 최적이라고 한다. 송어회(2만원) 전문집인 운두령은 큼지막한 접시에 꽁꽁 얼린 돌판을 올려놓고, 그 위에 오렌지빛 송어를 네 줄로 가지런히 썰어 내놓는다. 돌판의 차가운 기운이 송어에 스며들어서인지 다른 송어 횟집에 비해 씹는 맛이 풍부하고, 졸깃졸깃하다. 송어회와 곁들여 먹는 야채 양념도 일품. 야채에 콩가루, 초장, 참기름을 섞어서 먹으면 송어 맛이 한결 더해진다. (033) 332-1943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속사 IC에서 빠져나와 운두령 고개 쪽으로 향한다.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서 2km 정도 가면 있다.
▶ 부림식당 (평창군 진부면/ 산채백반)
오대산 아랫쪽에 자리한 진부에는 유난히 산채 전문식당이 눈에 많이 띈다. 어느 집이나 나름대로 잘 갈무리해둔 산채를 밥상 위에 풍성하게 올려놓는다. 산채백반에는 김치류 몇가지와 된장찌개, 두부 외에 열댓가지 나물들이 올라온다. 콩이 좋다는 강원도답게 두부와 된장찌개에서는 산골 맛이 물씬 난다. 취나물, 곰취나물, 참나물 등 산나물 향기와 표고, 느타리 등 버섯 종류의 은은한 향기, 더덕, 두릅의 강한 향기가 밥상 전체에 흐른다. 나물들의 수수함이 어우러진 푸짐한 밥상, 이 냄새를 벗하는 것만으로 맑은 공기를 쐬는 듯 하다. (033) 335-7576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로 가다가 진부 IC에서 빠져 하진부로 들어가면 원앙예식장 뒤에 있다.
▶ 부일식당 (평창군 진부면/ 산채백반)
산채가 좋기로 유명한 진부 지역에서 산채백반 하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식당이다. 볼거리는 별로 없는 동네지만 산채 맛을 보기 위해 영동고속도로에서 하진부로 들어오는 객들이 많다. 부일식당 산채백반(6000원)에는 더덕, 도라지, 곰취나물, 취나물 등 산나물과 오이, 고추, 깻잎, 알타리 등 야채들이 한상 가득 펼쳐진다. 투박한 두부와 매운 양념장이 잘 어울린다. 된장찌개 한그릇에도 시골 정취가 가득 담겨있다. 유명세에 걸맞게 산채가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033) 335-7232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에서 진부 IC에서 빠져 하진부로 들어가면 SK주유소 옆에 있다.
▶ 삼교 원조동치미 막국수 (강릉시 주문진읍/ 막국수)
여름철 뱃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운 동치미와 막국수 한그릇은 어떨까. 자그마한 단지에 큰 얼음덩어리들이 둥둥 뜬 시원한 동치미 국물은 보기만 해도 한기가 느껴진다. 메밀향이 풋풋한 막국수 사리에 동치미 국물을 가득 부어 먹는 막국수(3500원) 맛이 일품이다. 겨울철에도 뜨끈한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먹으면 이냉치냉, 정신이 번쩍 난다. 돼지고기 수육(1만 2000원)은 양이 적은게 흠이지만 기름진 육질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033) 661-5396
*찾아가는 길: 주문진 읍내 SK주유소가 있는 사거리에서 삼교리 장덕리 방면으로 8km 가량 들어가면 있다.
▶ 그린횟집 (강릉시 사천면/ 생선회)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올라가는 해안도로는 ‘횟집 천국’이다. 그 많은 횟집 중에서도 그린횟집은 횟감이 꽤 다양한 편이다. 수조 속을 헤엄쳐다니는 갖가지 생선 종류 만큼, 이곳을 찾는 손님도 많다. 광어, 가자미, 방어, 놀래미 등 일반적인 생선류, 여기에 오징어, 가리비, 멍게, 해삼, 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뒤를 잇는다. 회를 뜨는 솜씨도 나쁘지 않고, 다양한 횟감을 구비한 만큼 선택의 폭도 크다. 회를 먹은 후 삼숙이나 해뜨기(추가예정)로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도 시원하다. (033) 644-0366
*찾아가는 길: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주문진으로 바닷가를 끼고 올라가는 해안도로변에 있다.
▶ 초당원조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순두부)
두부 하나로 전국에 명성을 날린 초당 마을에 가보자. 어느 집을 찾건 두부 맛에 실망할 일은 안 생긴다. 그 중에서도 초당 원조순두부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매일 아침 일찍 바닷물을 떠와 간수를 해서 두부를 만들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따뜻한 두부 국물과 함께 떠먹는 순두부는 입에서 스르르 녹는다. 살짝 응고시켰던 액체가 체온이 닿자 녹는 듯한 기분이다. 속이 알찬 모두부는 두부 씹는 맛이 좋다. 탄탄한 모두부를 먹으면 입에 꽉 차는 듯한 기분이 든다. 비지 알갱이가 입안에 사르르 걸리는 비지찌개나 시골 맛이 나는 된장찌개도 좋다. (033) 652-2660
*찾아가는 길: 강릉시에서 초당동을 찾으면 동네 전체가 두부집 천지다.
▶ 강릉 감자옹심 (강릉시 임당동/ 감자옹심)
감자바위란 말도 있지만 감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쌀이 모자라던 시절에 감자 한 톨의 고마움은 대단했으리라. 감자옹심이란 단어 자체는 낯설지만, 동짓날 팥죽에 넣어 먹는 새알심을 떠올리면 된다. 새알심을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에 맞춰 감자와 전분을 적당량 섞어 만든 것이 감자옹심. 만드는 데에 손이 많이 갈 뿐만 아니라 탄력이 넘치고 씹는 맛도 쫄깃쫄깃하다. 이집 감자옹심(4000원)에는 투박한 칼국수와 메밀칼국수가 들어간다. 국수에 감자옹심을 듬뿍 넣어 면만 먹을 때의 심심함을 달랜다. 촌스럽지만 인상적인 음식이다. (033) 648-0340
*찾아가는 길: 강릉 천주교회 근처에 있다. 성당을 찾은 후 전화를 걸면 금방 찾을 수 있다.
▶ 해성횟집 (강릉시 성남동/ 삼숙이탕)
부산과 전주의 대표적인 해장용 국물이 복국, 콩나물해장국이라면 강릉의 해장국 대표주자는 삼숙이탕(5000원)이다. 강릉도 바닷가 동네답게 해장용으로 해물탕을 즐겨 먹는다. 삼숙이를 부드럽게 씹는 동시에 명태 곤이의 씹는 맛도 느껴본다. 국물이 깊은 맛에 미나리와 파를 넣어 싱싱함과 시원함을 더했다. 재료와 매운 양념이 어우러지면서 얼큰 시원한 맛을 만들어 낸다. 싱싱한 오징어를 쓰는 물회(7000원)도 시원한 여름날에 먹기 좋은 별미(별미)다. 철 따라 바뀌는 오징어며 가자미, 명태 식해도 맛깔스럽다. (033) 648-4313
*찾아가는 길: 강릉 중앙시장을 찾으면 시장 건물 2층에 있다.
[맛기행 / 대전] 유성구, 서구, 중구, 동구
▶ 숯골원냉면 (유성구 신성동/ 냉면)
유성온천 가까이 형성돼 있던 냉면촌은 이 지역 재개발로 뿔뿔이 흩어졌으나 그중 대표주자였던 숯골원냉면집의 맛은 여전하다. 찰기가 거의 없이 톡톡 끊어지는 메밀 면과 함께 얇게 썬 계란 지단을 씹는 느낌이 독특하다. 시원한 국물은 냉면 맛의 기본. 잘 익은 동치미와 그 안에 든 새콤한 무를 깨물어 먹는 맛도 좋다. 깔끔하게 새로 지은 건물이라 가족 단위 나들이 손님들도 많다. 토종닭 백숙과 냉면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42)861-3287
*찾아가는 길: 충남대 서문을 지나서 주유소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300m 정도 가면 있다. 산동농협 뒷건물.
▶ 솔밭묵집 (유성구 관평동/ 도토리묵)
북대전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면 난데 없는 묵 집촌이 펼쳐진다. 묵 하나만으로 마을 하나를 세운 듯한 느낌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좋은 재료를 써야 맛이 나고, 잔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음식이 바로 묵이다. 야들야들하면서도 탱탱한 도토리묵(3500원)을 숟가락으로 뜨려면 미끌거리면서 흘러내린다. 닭 기름에 깨를 갈아 넣은 닭죽은 고소하다. 자르르 흐르는 기름기와 부드러운 닭죽 맛의 여운이 강하다. 널찍한 시골 마당 분위기다.(042) 935-5686
*찾아가는 길: 엑스포IC에서 빠져나가자마자 오른쪽 샛길로 빠져나가면 묵 집촌이 펼쳐진다.
▶ 동천홍 (서구 월평동/ 사천탕면)
일본 사람들이 선호하는 굴 소스를 많이 쓰는 게 동천홍의 특징이다. 깔끔한 일본풍 중화요리점이라고 보면 맞다. 매운 고추를 듬뿍 넣어 자극적이지만, 신선한 굴을 넣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 난다. 볶음면 종류도 괜찮다. 면과 야채를 같이 넣어 한 번 볶아준 굴소면은 면발을 씹는 졸깃한 느낌과 배추 맛이 산뜻하게 어울린다. 충남 서해안에서 지천으로 나는 싱싱한 굴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인은 화교 출신으로 일본에서 해물과 굴소스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042) 482-6267
*찾아가는 길: 선사유적지가 있는 월평동 선사시네마극장 근처에 있다.
▶ 옥천순대 (서구 가장동/ 순대)
순대 하나는 자신 있게 내놓는 집이다. 순대만 시켜서 소금에 찍어 먹어도 좋고, 순대국으로 제대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다. 엷은 갈색이 감도는 순대와 내장, 머리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순대국 한 그릇이 풍족스럽다. 내장과 머리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함과 돼지 창자 속을 듬뿍 채운 토속적인 순대 맛을 느낄 수 있다. 순대국밥에 양념장을 풀어 넣으면 돼지고기의 듬직한 맛과 얼큰한 국물 맛이 교차한다. 하루종일 차를 몰고 찾아온 사람들과 택시기사들로 북적거린다. (042)525-0234
*찾아가는 길: 시내에서 가장교 다리를 건너서 100m 정도 가다 횡단보호에서 골목 안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 영순옥 (중구 대흥동/ 추어탕)
전국 어디를 가나 대도시에는 꽤 잘 한다는 추어탕집이 한두집쯤 있게 마련이다. 대전 영순옥은 산초가루와 더불어 인삼가루를 넣는 추어탕으로 인기를 모으는 곳. 주인 할머니가 추어탕 끓이는 법을 배운 곳이 인삼의 고장 금산이라 인삼가루를 넣게 됐다나? 푹 끓인 추어탕을 먹을 때 인삼가루를 넣으면 딴 데서 먹었던 것과는 다른 향기가 사르르 퍼진다. 산초의 강한 향과도 잘 어울린다. 파를 듬뿍 넣어서 시원하기도 하고, 버섯 향취 또한 추어탕의 개운함을 더한다. 마늘과 고추 다진 걸 넣고 약간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먹는 것도 좋다. (042)823-7872
*찾아가는 길: 국립묘지를 지나 SK주유소와 같이 있다. 동학사 가는 길이다.
▶ 진로집 (중구 대흥동/ 두부두루치기)
대전 근처를 지날 때면 이 집 두부두루치기(4000원)의 매운 맛이 떠올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른다. 두부두루치기는 일종의 두부전골. 고춧가루를 푸짐하게 써서 아릿하게 매운 국물이 꽤 자극적이다. 매운 두부를 허겁지겁 떠 먹어가면서 국물에 국수사리를 같이 넣어서 먹으면 그 맵기가 무교동 낙지 저리 가랄 만큼 맵다. 제육을 따로 시켜서 국물에 넣고 비벼 먹어도 맛있다. 푸짐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싸다. 그야말로 대중적인 실비집이라고나 할까. (042)226-0914
*찾아가는 길: 대전여중 후문 앞 좁다란 골목 안에 있다.
▶ 한밭식당 (동구 중동/ 설렁탕)
대전의 옛 이름인 한밭을 옥호로 내건 한밭식당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가장 오래된 음식점 중 하나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며 주인도 여러번 바뀌고, LA에도 같은 이름을 내건 설렁탕집이 있을 정도다. 시커먼 가마솥에 불을 때가며 서민 음식인 설렁탕을 전문으로 해온 집으로, 설렁탕 맛은 나이 든 세대들이 좋아할 묵직한 맛이다. 이런 옛스러운 맛을 내는 집은 이제 전국적으로도 흔치가 않다. 뽀얀 설렁탕 한 그릇에 곁들여 먹는 깍두기 맛도 좋다. (042) 256-1565
*찾아가는 길: 대전역에서 길을 건너 오른쪽 블록 안에 있다.
▶ 평양숨두부 (동구 대성동/ 순두부)
이 집 두부는 손가락으로 누르면 쏙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두부 표면에는 송송 숨 구멍이 들여다보인다. 이런 두부의 모양새를 보고 지은 건지 상호도 숨두부, 메뉴 이름도 숨두부다. 뜨끈한 국물과 연하디연한 두부를 한 숟가락에 떠서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목구멍을 꽉 채우며 넘어간다. 담백한 두부에 고추, 파, 깨를 같이 넣은 매콤한 양념장에 묻혀 먹어도 좋다. 두부 전문집으로 시작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오리와 닭백숙을 많이 한다. 시골 촌닭 맛도 괜찮은 집이다. (042)284-4141
*찾아가는 길: 대전에서 금산 가는 길, 가오동 변전소 지나서 맞은편에 있다.
[맛기행 / 충북] 진천군, 괴산군, 청주시, 보은군
▶ 송애집 (진천군 초평면/ 붕어찜)
붕어찜에 관한 한 충청도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다. 큼직한 냄비에 알이 굵은 붕어를 넣고 푹 쪄낸 붕어찜(2인분ㆍ2만4000원) 맛이 각별하다. 알이 있는 붕어를 먹는 맛은 정말 일품이다. 알 자체의 단 맛과 톡톡 씹히는 맛이 어우러지면서 싱싱한 붕어를 먹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푹 삶은 무와 시래기, 그리고 수제비가 들어간 붕어찜은 내력 있는 식당의 손맛을 보여준다. 간이 진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으면서 절묘하게 적당히 얼큰한 맛을 자아낸다. (043) 532-6228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진천 IC에서 증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초평저수지 근처에 있다.
▶ 복성원 (괴산군 증평읍/ 중화요리)
크게 썬 고기에 달콤한 소스를 얹은 고전적인 탕수육이다. 케첩을 듬뿍 치고 달달한 맛만 나는 요즘의 서울 탕수육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맛있다. 이곳 짜장 맛은 <북경반점>이라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장처럼 된장같은 장 맛이 살짝 난다. 짜장 맛이 구수하기까지 하다. 이 집의 가을철 별미는 자연산 송이버섯과 죽생(대나무 속의 그물처럼 생긴 막)을 한데 볶아놓은 송이볶음. 송이 향의 여운은 물론 죽생을 씹는 시원함이 오래 남는다. 부추를 직접 손질하는 화교 할아버지의 손맛이 음식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043) 836-2026
*찾아가는 길: 증평 읍내 시외버스 터미널 사거리에 있다.
▶ 경북집 (청주시 주성동/ 민물새우탕)
민물새우 매운탕(9000원) 외에도 쏘가리찌개, 메기찌개 등 민물고기 매운탕을 전문적으로 끓이는 집이다. 30년 넘게 민물새우탕을 전문적으로 끓여왔으니 전통이 빚어낸 손 맛이라고나 할까. 찌개 국물 맛에 깊이가 담겨 있다. 민물새우 매운탕은 민물새우를 듬뿍 넣고 수제비, 느타리버섯, 무, 파 등을 같이 넣어서 얼큰하게 끓여냈다. 민물새우 특유의 맛 때문에 시원하면서도 살짝 흙내음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들척지근한 맛이다. 깨끗하고 넓은 건물을 식당으로 쓰고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괜찮다. (043) 211-9200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주 IC에서 빠져나가 충주가는 36번 국도로 가다 신흥고등학교가 보이면 700 정도 더 가면 있다.
▶ 제일장 (청주시 산성동/ 백숙)
지금은 물이 말라버린 명암약수터를 지나 구비구비 좁은 길을 올라가면 상당산성이 나온다. 상당산성 주변에는 토속음식점으로 지정된 괜찮은 음식점들이 많다. 다만 어디나 비슷한 메뉴를 한다는 게 흠이다. 제일장 역시 토속음식 전문식당이다. 십전대보탕과 황기, 엄나무, 은행을 넣은 한방오리백숙(3만원)은 약재 맛이 풀풀 나는 건강식이다. 인삼을 넣고 푹 쪄낸 인삼닭백숙(2만3000원)을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 하다. 찰, 찹쌀, 콩, 수수, 조, 다시마, 대추, 밤, 인삼, 은행, 호두, 잣, 솔, 쑥을 넣은 영양돌솥밥(1만원)도 일품이다. (043) 254-3979
*찾아가는 길: 청주시내 상당산성 유원지를 찾아가면 식당이 보인다.
▶ 경주집 (청주시 서문동/ 버섯매운탕)
경주집은 지방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술도 안 팔고, 담배도 못 피우게 하는 집이다. 하지만 술이 고프고 담배가 피우고 싶은 사람들이 꾹꾹 참고 이곳을 꾸준히 찾아오는 이유는 변함없는 맛 때문이다. 메뉴는 매운 양념장으로 얼큰하게 끓여낸 버섯매운탕(6000원) 한 가지뿐이다. 버섯향이 향기롭고, 육수를 연상케 하는 짙고 강한 국물 맛이 이채롭다. 20년 넘게 나오는 반찬도 깍두기와 울릉도 취나물 뿐이라고 한다. 똑같은 반찬을 20년 넘게 준비해 왔으니 그 맛의 깊이도 어지간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맞다. (043) 221-6523
*찾아가는 길: 서문동 오거리 서남교회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 경희식당 (보은군 내속리면/ 한정식)
경희식당의 한정식(1만8000원)은 담백한 서울식이다. 서울 출신의 주인 할머니의 손맛 때문인 듯 하다. 쇠고기를 네모나게 다진 뒤 구워서 다시 조린 반찬, 손이 많이 간 게 들여다보이는 북어 보푸라기, 강한 맛이 자극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겨자장 등은 요즘 보기 드문 반찬들이다. 향이 강한 싸리버섯과 표고버섯전, 호두, 밤 등 견과류, 더덕, 마늘쫑, 갑오징어, 굴전, 은행, 더덕, 논우렁, 두릅, 감장아찌, 더덕순, 마늘장아찌, 쇠고기장조림, 집장, 박고지, 꽃게장, 인삼, 도라지, 씀바귀 등 반찬들이 한상 가득 푸짐하게 나온다. (043) 543-3736
*찾아가는 길: 속리산 법주사 사하촌에 있다.
▶ 가야식당 (보은군 내속리면/ 버섯전골)
속리산도 산의 정기가 담긴 산채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가야식당에서 가장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산나물 비빔밥(5000원). 고사리를 비롯한 몇가지 나물, 표고버섯, 싸리버섯이 들어간 산나물 비빔밥에선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가야식당은 다양한 버섯들을 넣은 버섯전골(1만5000원)을 주메뉴로 내걸고 있다. 버섯전골엔 표고, 능이, 싸리, 새송이, 팽이, 느타리 등이 들어갔다. 버섯 냄새가 풍부하게 뿜어나오는 얼큰한 국물 맛이 시원하다. (043) 543-4419
*찾아가는 길: 속리산 법주사 사하촌에 있다.
▶ 신라식당 (보은군 보은읍/ 백반)
저렴한 가격에 정성들인 백반(6000원)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반찬의 양이나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이 담겨있는 식탁이다. 집에서 편히 먹는 상차림이라고 보면 된다. 깻잎을 가벼운 양념을 해서 쪄냈는데 양념간이 적당하게 맞을 뿐만 아니라 삼삼하면서도 자극적이라 잃었던 식욕을 당기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반찬이었다. 껍질까지 잘 붙은 돼지고기를 새우젓에 찍어 먹으며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떠먹는 기쁨도 최고다. 두릅, 조개젓, 부침개, 도라지, 미나리, 취나물, 표고버섯, 쑥갓, 고추장아찌 등 깔끔한 밑반찬들과 함께 나온다. (043) 544-2869
*찾아가는 길: 보은읍내 보은군 농협 옆에 있다.
[맛기행 / 충북] 제천시, 단양군, 충주시, 월악산 ▶ 묵마을 (제천시 봉양읍/ 묵밥)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터널이 뚫리기 전 박달재는 참으로 험난한 고갯길이었다. 박달재를 넘는 길에 자리한 봉양이란 마을엔, 아예 이름을 ‘묵마을’로 내걸 만큼 묵 하나만큼은 자신만만한 집이 있다. 사실 전국적으로도 묵을 전문으로 내세우는 식당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릇에 넘칠 정도로 그득하게 담은 묵과 따뜻한 국물, 여기에 밥을 넣어 함께 먹으면 푸짐한 곡기가 느껴진다. 따뜻한 국물에 묵을 썰어 내놓는 채묵(4000원)을 먹으면 온 몸에서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훈훈하다. 탱탱한 도토리묵도 신선하게 입맛을 자극한다. (043) 647-5989
*찾아가는 길: 제천에서 충주 방면으로 가다보면 박달재 못 미쳐 봉양사거리에서 차로 2분 정도.
▶ 아리랑토면 (제천시 중앙로/ 막국수)
과거에 나왔던 아리랑 담배 로고가 그려져 있는 이 집 간판을 보면 뱃속부터 싸하게 시원해지는 느낌이 온다. 이 집의 상호로 내건 토면(3000원)은 쉽게 말해 막국수다. 고명을 거의 넣지 않고 국물과 면 맛으로만 충분히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장 기본적인 국물과 면 맛에 자신이 있어 고명 따위엔 신경쓰지 않겠다는 건가. 물론 야채와 각종 고명을 화려하게 올려놓은 토리면(4500원)도 있다. 이 집 면발은 싱그러운 내음이 풍길 만큼 싱싱한 게 특징이다. (043) 647-8658
*찾아가는 길: 제천 주택은행 뒷편에 있다.
▶ 장다리식당(단양군 단양읍/ 도토리빈대떡)
이 집 도토리빈대떡(7000원)은 해산물을 듬뿍 얹은 ‘해물피자’에 가깝다. 각종 산나물과 낙지 등 해물을 고명으로 올려놓고 도토리 가루를 이용해 파전처럼 부쳐낸 맛이 특별하다. 도토리 맛이 빈대떡에 무게를 더해준다. 음식을 내주는 손이 넉넉하다. 산채비빔덮밥(5500원)은 고사리, 숙주, 도토리묵, 애호박 등을 넣고 고추장 양념에 밥을 비벼서 먹는다. 그냥 비빔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밥을 비빈 후 배추나 케일 같은 야채로 쌈을 싸서 먹는다. 일반 메뉴에 약간씩 변화를 준 아이디어가 새롭다. (043) 423-3960
*찾아가는 길: 단양읍내 관공서 사거리에서 동북쪽 골목 안에 있다.
▶ 맛나식당(단양군 단양읍/ 오소리감투 전골)
이 집이 오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오소리감투 전골 때문이다. 오소리감투 전골이란 다름아닌 돼지내장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푹 끓인 찌개의 일종이다. 역한 냄새를 제거한 돼지내장에다 느타리 버섯까지 듬뿍 집어 넣으면 냄비 하나가 가득찬다. 당근, 깻잎 등 몇가지 야채를 집어넣고 마늘, 생강 등으로 진하게 양념해서 펄펄 끓인다. 계속 끓여가면서 떠 먹는 얼큰한 국물 맛도 일품이다. 돼지내장의 텁텁한 맛과 이를 누르는 듯한 강한 양념의 조화가 좋다. (043) 422-3380
*찾아가는 길: 단양에서 나루터 쪽으로 가면 롯데장이라는 여관 뒷골목에 있다.
▶ 소백산관광목장(단양군 대강면/ 한우구이)
소백산 한우의 생생한 맛을 자연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소백산관광목장이다. 산중의 맑은 공기까지 어우러져 쇠고기 맛 하나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우 한 마리(1kg 4만원)’이면 네 명 정도가 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커다란 접시에 부위별로 다양하게 잘라 내온다. 안심, 등심, 아롱사태, 차돌박이, 안창, 염통 등 각종 부위가 적당한 양으로 나온다. 다양한 부위를 맛보는 게 싫다면 등심 같은 부위만 따로 주문해도 좋다. 아무래도 특수 부위의 맛에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밑반찬의 수준이 쇠고기의 수준을 받쳐주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주말에 가서 숙박까지 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043) 422-9270
*찾아가는 길: 단양에서 영주 방면으로 가다가 927번 지방도로 예천, 사인암으로 가는 길로 우회전해서 쭉 가면 된다.
▶ 신라정(충주시 교현동/ 쏘가리찜)
‘민물고기의 제왕’이라는 쏘가리찜이 신라정의 대표선수다. 탱탱한 육질이 특징인 쏘가리는 생김새로 보나, 맛으로 보나 최고의 민물고기다. 쏘가리찜을 주문하기 전에 장어구이를 먹어보자. 돌판에 양파와 생강을 깔아 내놓는 장어구이 요리가 수준급. 양념이 잘 배어있는데다 장어도 적당하게 잘 구워 내온다. 쏘가리찜은 쏘가리가 눌어붙지 않도록 냄비 바닥에 젓가락을 깔고 무를 넣고 졸여냈다. 맵고 얼큰한 국물 맛이 푹 스며들었다. 양념 맛은 물론이요, 육질 좋은 쏘가리의 살점을 발라가면서 먹는 맛이 민물고기조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043)843-9356
*찾아가는 길: 충주 시내 건대병원 건너편에 있다.
▶ 아주식당(충주시 성서동/ 순대)
시장통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을 듯한 토속적인 순대집. 싼값에 토속적인 순대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순대를 섞어 달라고 주문하면 돼지내장에 속을 잔뜩 채운 순대와 쫄깃하고 물렁뼈가 씹히는 머리고기를 푸짐하게 섞어 내온다. 요기하거나 술안주감, 어느 쪽에나 적합하다. 순대 자체도 부드럽고 알차게 내용물을 채운 게 꽤나 먹음적스럽다. 돼지뼈를 고아낸 진하고 얼큰한 국물의 순대국도 이 집의 자랑거리. 뜨끈한 순대국물이 스산한 가을바람을 싹 잊게 한다. 겨울철에는 소곱창전골을 끓여가며 먹어봐도 좋다. (043) 847-2998
*찾아가는 길: 충주시내 제일로타리 근처 중앙시장 안에 있다.
▶ 대장군식당(충주시 상모면/ 꿩요리)
마을 전체를 ‘꿩 마을’로 만들기 위해 농민후계자들이 꿩 공부를 하러 전국을 돌아다녔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집 꿩 전통요리 (4만5000원)라고 한다. 꿩 전통요리는 꿩 한 마리를 풀 코스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먹는 요리. 꿩 한 마리를 육회로 시작해 생채, 꼬치, 불고기, 만두, 수제비 등 여섯 가지 코스로 먹는다. 빨간 가슴살은 육회로 뜨고, 속가슴살을 다진 후 소스에 버무려 오이, 양배추 등과 같이 생채로 먹는다. 허벅지살을 구운 꼬치, 양념간을 해서 구운 불고기 등 한 마디로 꿩 한 마리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다. (043) 846-1757
*찾아가는 길: 수안보온천 근처에 있다. 충주나 수안보에서 전화로 문의를 하는 게 낫다.
[맛기행 / 충남] 서산시, 태안군 ,홍성군
▶ 솔감관광농원 (서산시 팔봉면/ 밀국낙지탕)
밀국낙지탕이라는 간단해도 나름대로 잔손이 많이 가는 탕 메뉴다. 쇠고기 육수에 빨간 고추, 피망, 대파를 집어넣고 팔팔 끓이고, 이 국물 안에 낙지를 통째 넣어 살짝 데쳐 먹는 요리다. 마구 꼬부라지는 낙지를 집게로 들어올려 가위질을 해가면서 잘라 먹는다. 낙지를 얼마나 짧은 시간에 잘 데치느냐가 낙지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포인트다. 낙지를 다 먹으면 수제비가 등장한다. 이미 한 번 삶아서 나오는 수제비다. 그래서 수제비가 국물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걸쭉하지 않고 담백한 국물 맛을 끝까지 느길 수 있다. (041) 669-9090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태안으로 가다 검문소가 나오면 우회전, 그 길을 따라 5㎞ 가다 LG주유소에서 좌회전 어송리 마을로 들어가면 된다.
▶ 반도회관 (서산시 읍내동/ 한정식)
서산의 밥상은 육류와 해물이 다같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게 특징. 물론 서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간이 잘된 매콤한 어리굴젓이 올라 와야 한다. 그래야 밥상 받는 맛도 들기 때문이다. 조기, 오징어, 멍게, 낙지, 홍어 등 해산물과 두릅, 더덕 등 산야채들이 곁들여 진다. 한정식상에는 가벼운 횟감도 올라온다. 30여 가지의 육류와 해물들이 한 상에 꽉 찬다. (한정식은 1인분 2만5000원) 바다와 산의 정취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지역 환경을 밥상머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 (041) 665-2262
*찾아가는 길: 서산문화회관 근처 대로 변에 있다.
▶ 삼기곱창 (서산시 동문동/ 게장백반)
서해안에서 잡힌 꽃게들의 집산지가 바로 서산, 이곳에서 게장 맛 하나는 최고로 치는 식당이다. 삼기곱창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게장으로 더 유명하다. 예전에는 삼기수족관이라는 상호였는데, 아직도 게장 맛은 여전하다. 예부터 간장게장하면 민물참게장이나 꽃게장을 최고로 쳤다. 큼직한 꽃게에 간간하고 짭짤하게 배어든 장맛, 게살을 파먹는 재미, 밥 한 그릇이 게눈 감추듯 없어진다. 간장과 게살 향의 어우러진 게, 서해의 진미를 맛보는 기분이다. 게장백반(1만 2000원) 1인분에 한 마리씩 돌아가니 배딱지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다툴 일은 없다. (041) 665-5392
*찾아가는 길: 서산시 축협 앞에 있다.
▶ 부석냉면 수복식당 (서산시 부석면/ 냉면)
방 안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적힌 문구가 눈에 팍 들어온다. ‘냉면, 비빔냉면만 허유.’ 냉면 전문점다운 글귀다. 말 그대로 메뉴는 냉면(4000원)과 비빔냉면(4500원) 두 가지뿐이다. 깔끔하고 산뜻한 육수 맛이 가볍다. 부드러운 육수와 야들야들 쫄깃쫄깃한 면발의 조화도 인상적이다. 돼지고기와 계란 등 고명을 얹고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냉면 맛도 꽤 괜찮다. 정통적인 냉면 맛에서 본다면 약간은 캐주얼한 맛인 셈이다. 냉면 김치 맛도 입맛을 돋우는 데는 손색이 없다. (041) 662-4128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간월도 쪽으로 가다가 부석면 소재지에 있다.
▶ 오뚜기횟집 (서산시 부석면/ 새조개)
오뚜기횟집은 새조개를 전문으로 내걸고 있는 횟집이다. 조개 속살이 새 부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새조개, 일본에서는 도리까이라고 부른다. 그냥 구워먹는 것도 좋지만 새조개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날로 먹거나 살짝 익혀서 먹는 게 더 낫다. 조갯살의 부드러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조개를 샤브샤브로 끓여먹는 맛은 감칠맛 난다. 끓는 육수에 슬쩍 담갔다가 살이 보들보들할 때 입 안에 바로 넣으면 살살 녹아 버린다. 하지만 새조개를 먹을 수 있는 철은 겨울 한 철뿐이다. 새조개가 없는 다른 철에는 광어, 우럭, 농어, 놀래미 등의 횟감이 있다. (041) 662-2708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부석면을 지나 간월도까지 가면 있다.
▶ 물새집 (태안군 안면읍/ 생선회)
흔히 여름 농어, 겨울 숭어라고 한다. 여름철에 안면도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횟집에서나 농어들을 볼 수 있다. 한창 살 오른 농어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계절은 여름이다. 찬 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황량한 겨울바다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물새집의 수조에는 우럭, 광어, 농어, 놀래미 등 횟감들이 노닐고 있다. 회 한 접시를 주문하면 해물 밑반찬들도 괜찮게 펼쳐진다. 아나고, 낙지, 해삼, 굴 등으로 가볍게 입맛을 돋우고 푸짐하게 회 한 접시, 그리고 이어지는 매운탕 국물에 식사를 하면 된다. (041) 673-4576
*찾아가는 길: 태안반도 안면도에 가면 방포해수욕장을 찾으면 된다.
▶ 안흥하우스 (태안군 근흥면/ 생선회)
태안반도의 서남쪽 끝에는 옛날 항구의 풍경이 남아 있는 안흥항구가 있다. 선착장 주변에는 어리굴젓을 위시한 젓갈류와 해산물 가게,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횟감이나 메뉴는 비슷비슷하다. 싱싱한 활어회 한 접시 시켜 먹으면서 항구 풍경을 즐기면 된다. 맛보다도 분위기가 더 근사하다. 사실 회보다는 생선매운탕 맛이 더 낫다. 생선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얼큰하게 끓인 매운탕이나 서해의 명물 꽃게탕을 즐기는 것도 좋다. 농어회는 1㎏에 6만원 정도다. (041) 675-1021
*찾아가는 길: 태안반도에서 안흥까지 찾아가면 유람선 선착장 맞은편에 있다.
▶ 삼천리회센터 (홍성군 서부면/ 대하구이)
천수만에서 잡히는 대하가 크고 싱싱해 사람들은 남당리를 찾아간다. 알루미늄 호일에 올려놓고 번개탄에 구워가며 담백한 대하(1㎏당 2만원)를 먹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뜨거운 불 위에서 깜짝 놀라 하늘로 펑펑 튀어 오르는 새우들을 한 번 상상해 보시라. 살아 있는 새우를 껍질만 벗겨 오도리로 먹는 것도 신선하기 그지없다. 처음엔 바닷가 간이 의자에 앉아 대하를 구워먹었지만, 지금은 그 바로 앞에 건물을 새로 지었다. 대하는 봄, 가을이 제철이다. 겨울에는 새조개 회나 샤브샤브, 구이를 주로 내놓는다. (041) 634-2672
*찾아가는 길: 홍성에서 광천을 지나 북쪽으로 우회전, 남당리를 찾으면 된다.
[맛기행 / 충남] 부여군, 논산시 ▶ 구드레돌쌈밥 (부여군 부여읍/ 쌈밥)
부여를 벗어나 백마강으로 가는 길목, 구드레라는 동네에서 쌈밥으로 명성을 쌓은 집이다. 돌솥밥과 쌈밥이란 말을 줄인 돌쌈밥(1만원)을 전문으로 한다. 충청도 식당 중에서는 일찍이 외국산 허브들을 쌈 재료로 사용해왔다. 케일, 겨자잎 등 20가지 이상의 쌈 야채들이 풍성하게 나온다. 돌솥밥은 마치 마가린이 들어간 듯 고소한 맛이 난다. 야채에 밥과 보쌈처럼 삶은 삼겹살을 같이 싸서 입을 크게 벌리고 먹으면 된다. 쌈 싸먹는 기분이 제대로 드는 집이다. (041) 836-0463
*찾아가는 길: 부여읍내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 가는 길에 있다.
▶ 황산옥 (논산시 강경읍/ 황복찜)
어느 봄날 소동파가 “대밭 속의 복숭아꽃 두서너가지 피기 시작하는데, 바로 복어가 올라오는 때”라 했다고 한다. 봄날 강물을 노랗게 물들이며 올라오는 황복을 잡아 냉동시켜 뒀다가 1년 내내 얼큰한 매운탕(1인분 1만2000원)을 끓여준다. 금강에서 나는 우여는 처음에는 약간 퍼석거리는 듯 해도 매콤새콤한 양념에 무치면 맛이 한결 살아난다. 웅어가 맞는 말이지만 우여라는 사투리가 더 정감이 난다. 식당 바로 앞에 파란 금강이 펼쳐져 있다. 문을 연 지만 80년 가까이 된 유서 깊은 식당이다. (041) 745-4836
*찾아가는 길: 강경에 가면 옛날 나루터 있는 동네에 있다
▶ 평매매운탕 (논산시 가야곡면/ 매운탕)
탑정저수지는 충청도 일대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민물고기도 많아 예부터 낚시꾼들이 많이 찾았다. 그러니 주변에 맛난 매운탕 집이 없을 리 없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맛있는 참게의 노란 알에선 향기가 난다. 그런 참게를 넣고 매운탕(3만원부터)을 얼큰하게 팔팔 끓인다. 가을에 말려둔 무시래기와 민물새우, 우렁을 집어넣어 시원한 맛을 낸다. 식당을 찾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매운탕 한 냄비 먹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041) 741-0926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논산 IC에서 나가서 가야곡면 쪽으로 마을 안에 있다. 전화 문의 요망.
▶ 화악리 오골계식당 (논산시 연산면/ 오골계)
겉만 검은 게 아니라 뼛속까지 검고, 몸에도 좋다는 오골계. 다른 동네에 살던 놈들은 거의 멸종됐지만, 계룡산 줄기인 연산면 화악리에서만 살아남아 종자를 잇고 있다. 이 식당은 대규모로 오골계를 양식하는 데 성공, 손님들에게 맛있는 오골계탕(중 2만원, 대 3만원)을 제공한다. 다른 닭에 비해 오골계는 졸깃졸깃 씹는 맛도 좋고, 뻑뻑하지도 않다. 한방에 쓰이는 약재들과 함께 더덕, 대추, 마늘, 고추도 집어넣는다. 오골계를 푹 찐 오골계황기탕 한 그릇이면 힘이 불끈 솟는 것 같다. (041) 736-0707
*찾아가는 길: 대전에서 논산으로 가다가 연산 못미쳐 개태사 근처에 있다.
[맛기행 / 광주시] 북구, 서구, 동구
▶ 영미오리탕 (북구 유동/ 오리탕)
광주 유동 오리탕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집. 오리 요리로 80년 세월을 지켜왔다. 메뉴로는 오리탕, 오리로스, 오리주물럭이 전부다. 오리탕(2만3000원)은 마치 보신탕처럼 들깨를 풀어서 걸쭉하게 끓였다. 오리고기는 쫄깃쫄깃, 살짠 데친 미나리가 향긋하다. 초장과 깨를 버무린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오리로스구이(2만8000원)는 뼈를 발라낸 살코기만을 구워먹는 메뉴다. 다 먹고 나면 탕을 끓여준다. 남도의 내력 있는 집답게 배추, 무, 갓김치가 입에 착 달라 붙는다. (062) 527-0249
*찾아가는 길: 현대백화점 옆 오리탕 골목 안에 있다.
▶ 흑산식당 (서구 화정1동/ 홍어찜)
가게 전체에 홍어 삭히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 냄새가 바로 남도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냄새이기도 하다. 암모니아 냄새처럼 퀴퀴하지만 여기엔 그로테스크한 마력이 있다. 먹으면 먹을수록 그 강력한 냄새가 더 입맛을 당기게 하니 말이다. 뚜렷한 남도 색깔이라 할 수 있는 홍어의 맛. 물기를 잘 뺀 홍어는 씹는 감촉이 쫄깃쫄깃, 오돌오돌하다. 잘 삭힌 홍어 냄새는 코가 뻥 뚫리다 못해 숨이 가쁘다. 이러면서 뒤통수에서부터 잔잔하게 홍어 냄새의 여운이 퍼지기 시작한다. 홍어회(2만원)에 초장을 살짝 찍고 입 안을 넘기면서, 꺢ヅ퉬이라는 말 그대로 동동주 한 잔 곁들이면 제격이다. (062) 369-5859
*찾아가는 길: 화정동 주택은행 뒷골목에 있다.
▶ 팔도정 (동구 수기동/ 굴비구이)
팔도정은 무엇보다 굴비와 밥맛이 좋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하랴. 맛있는 굴비 한 마리면 밥 그릇 몇 개를 비워도 모자랄 것을. 주인 별명이 ‘미스터 굴비’로 통한다. 법성포 쪽이 고향이라 광주에서 다른 장사를 하면서 손님들한테 굴비를 한두마리씩 구해주다가 굴비 전문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흔히 영광굴비라 부르지만 영광은 행정 중심일 뿐 최상의 굴비 생산지는 법성포다. 이 집 주인은 “최상의 굴비만 골라 쓴다”고 한다. 큼직한 굴비(1인분 1만8000원)를 노릇노릇하게 구운 게 탐스럽기만 하다. 젓가락을 들이대기가 아까울 정도다. 꾸들꾸들하게 씹히는 맛이 감칠맛 난다. (062) 222-8889
*찾아가는 길: 명성예식장 후문 앞에 있다.
▶ 무등산추어탕 (동구 금남로4가/ 추어탕)
광주를 대표하는 추어탕집. 무등산추어탕이라는 상호로는 몰라도 ‘뽐뿌집’이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제시대 때 이 집 앞에 펌프가 달린 공동우물이 있었는데, 그 펌프라는 단어가 뽐뿌집이 된 것이라고. 딴 메뉴 없이 추어탕 하나만 한다. 미꾸라지를 잘 갈아서 넣고, 시래기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추어탕(5000원) 국물이 담백하고 깊다. 시래기를 씹을 때마다 미꾸라지의 진국 맛이 배어난다. 조선간장에 파, 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양념장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된다. 식당은 금남로 대로변 고층 빌딩 사이의 야트막한 건물에 있다. 세월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 같은 집. (062) 228-2406
*찾아가는 길: 금남로 4가 국민은행 옆에 있다.
▶ 또식당 (동구 대의동/ 애저찜)
‘어린 새끼돼지’를 뜻하는 애저는 귀하고 먹기 힘든 음식이다. 예전에는 어미 뱃속에 든 놈을 찜 재료로 썼다지만, 요즘은 제주도의 새끼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후 2~3월이 지난 놈을 골라서 쓴다. 또 식당의 애저찜(한 마리 15만원, 반 마리 7만5000원)은 애저를 연하디연하게 쪄낸 요리다. 된장 푼 물에 인삼, 대추, 생강, 밤 등을 넣고 고기가 흐물거릴 정도로 푹 삶은 다음 돌냄비에 받쳐서 내온다. 이렇게 나온 애저찜은 입에 넣는 시간도 짧다고 여겨질 정도로 그냥 녹아 없어진다. 묵은 깻잎에 싸먹는 걸 제일로 치기도 하지만 토하젓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식당에 도착하기 한 시간 정도 전에 미리 전화를 걸어두는 게 좋다. (062) 222-1355
*찾아가는 길: 금남로 1가 광주일보 뒷골목에 있다.
▶ 대광식당 (동구 불로동/ 고기전)
육전과 아롱사태가 대광식당의 두 가지 간판 메뉴다. 주로 사태살을 쓰는 육전은 찹쌀가루를 슬쩍 묻힌 뒤 계란옷을 얇게 입혀 구워준다. 손님들이 굽는 게 아니라 항상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고 서브해준다. 부드러운 사태살에 부드럽게 계란을 입힌 덕에 입 안에서 슬슬 녹는다. 땅콩가루와 후추를 넣은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육전에는 굴이나 낙지를 추가로 주문할 수도 있다. 고기만 먹기 위해서라면 아롱사태가 괜찮다. 육질이 좋은 아롱사태를 얇게 저며서 슬쩍 굽는다. (062) 223-3598
*찾아가는 길: 도청에서 천변으로 가다 그랜드호텔 건너편 패밀리렌트카 뒤에 있다.
▶ 불로백반 (동구 광산동/ 갈치조림)
밥상머리에 앉으면 먼저 다슬기국을 내온다. 속풀이를 하라는 일종의 전채)인 셈이다. 한 번 데웠다가 적당히 식혀 주는 데 위장이 두둑할 정도로 개운하다. 불로백반의 간판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알이 굵고 담백한 갈치를 어디서 구해오는지 언제 가도 갈치 크기에 변함이 없다. 갈치 한 마리를 큼직하게 썰어서 가운데 살찐 토막은 구이용으로 쓰고, 약간 작은 것들은 조림으로 쓴다. 매콤한 양념으로 푹 조려낸 갈치조림이 입에서 슬슬 녹는다. 항상 싱싱한 갈치를 구비해두는 집이니만큼 매콤 쫌쪼름한 갈치속젓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시사철 병어, 서대, 금풍생이 (줄돔의 일종으로 딱돔이라고도 한다)등 다양한 생선 요리를 내놓는다. 얼마 전 내부수리를 해서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062) 228-4834
*찾아가는 길: 도청 옆 전남대학병원으로 가는 일방통행로 오른쪽에 있다.
▶ 선주원 (동구 광산동/ 한정식)
남도 한정식의 진수, 광주 한정식은 푸짐하다. 어느 집을 가나 나름의 손맛으로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푸짐하게 깔아놓는다. 부드러운 생고기, 가을철 송이버섯, LA갈비식으로 구운 소갈비, 쇠고기산적, 산낙지, 생선전, 호박전, 야채전, 쇠고기전, 매생이탕, 장어구이 등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물론 철마다 상차림은 바뀐다. 겨울철에는 꼭 홍어에 돼지고기, 신 김치를 곁들인 삼합이 나온다. 떡 벌어지게 차린 요리들을 먹고 나서 생선구이와 젓갈, 장아찌에 곁들여 먹는 밥맛도 좋다. 토하, 뻘덕게, 멍게, 전복내장젓갈 등이 군침을 돌게 한다. 4인 기준 8만원 상, 10만원 상이 있다. (062) 232-5522
*찾아가는 길: 도청 민원실과 보이스카우트 연맹 사이 골목 안에 있다.
▶ 삼화식당 (동구 서석동/ 생조기매운탕)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삼화식당의 4000원짜리 생조기매운탕에도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생굴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밥상에 올라온 반찬 가짓수가 요란하지는 않다. 하지만 하나같이 맛있다. 매운탕에는 조기 두 마리와 굴, 조개, 오징어 등이 들어간다. 저렴한 가격에도 풍성한 해물 잔치를 연상케 한다. ‘이렇게 줘서 뭐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 뜨겁게 달구어진 냄비에 담긴 시뻘건 국물, 시원한 맛을 자아내는 해물들은 식사로나 숙취 해소로도 그만이다. 매운 양념을 한 낙지를 철판에 슬슬 구워가면서 먹는 낙지철판구이(2만원) 맛도 좋다. (062) 232-9293
*찾아가는 길: 동구청 뒷골목 구 전남공고 정문 앞에 있다.
▶ 송죽헌 (동구 남동/ 한정식)
빛고을 광주의 한정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 중 하나가 송죽헌이다. 기품 있는 음식, 정갈한 상차림, 푸짐한 요리들, 한 마디로 남도 한정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식당이다. 요리 가짓수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홍어회와 돼지고기, 신 김치의 앙상블을 일컫는 삼합을 비롯해 생선회, 죽, 홍어찜, 죽순찜, 떡갈비, 쇠고기산적, 어만두 등이 상에 넘칠 정도로 차려진다. 밥이 나올 때쯤이면 드디어 젓갈의 고향 남도의 한정식 집답게 오랫동안 공을 들여 삭힌 젓갈 잔치가 펼쳐진다. 토하, 진석화, 꼴뚜기, 납새기, 전복창, 돔베, 대구알젓 등 다양한 젓갈 일곱 가지로 밥상을 장식한다. 굴비나 고추, 무, 오이장아찌 등 맛깔스러운 장아찌들도 함께 상 위에 오른다. 4인 점심은 14만원, 저녁은 16만원. (062) 222-4234
*찾아가는 길: 도청에서 전남대학병원 가는 일방통행로 뒷골목 안에 있다.
▶ 아리랑하우스 (동구 계림동/ 한정식)
배가 터지도록 떡 벌이지게 차린 음식들을 쫓아가다 보면 입이 쉴 틈이 없다. 한정식(1인분 2만원)에는 홍어찜, 홍어사시미, 제육, 꼬치, 갈비살구이, 모듬전, 장어구이, 탕평채, 낙지볶음 등이 주르르 나온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를 먹는 속도가 쫓아가기 바쁘다. 남도 한정식처럼 반찬 가짓수와 양이 많다. 토속적인 남도 풍을 벗어나 누구나 먹기 쉽게 서울ㆍ경기 풍의 담백하고 삼삼한 맛이다. 2만5000원짜리 한정식에는 몇가지 생선회와 튀김 종류가 추가되고, 3만원 짜리 특상에는 로스편채, 생선구이, 구절판 등이 더 나온다. 뭘 시키든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062) 525- 2111
*찾아가는 길: 광주시청 정문 바로 앞 금수관광호텔 2층에 있다.
▶ 송풍정 (동구 운림동/ 보리밥)
무등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당산나무 그늘 아래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보리밥 한 상 받는 기분이 흐뭇하다. 산 중에서 맛보는 꽁보리밥 백반(4000원)이 이렇게 달 줄이야. 꽁보리밥에다 상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촌스러운 스테인리스 대접, 열댓가지 나물들이 보기 좋게 올라온다. 투박한 된장찌개 맛도 구수하다. 산길이라 일찍 어두워지므로 저녁 때는 개방된 등산로를 따라 차를 몰고 올라가야 한다. 보리밥 식사 외에도 닭이나 청둥오리백숙(3만원)이 있고,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볶음도 맛있다. 막걸리 한 자배기 들이키기에 딱 좋다. (062) 227-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