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비너는 '1910년경 오토 헤르조그가 처음 발명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등반교재나 인터넷을 검색해보아도 이 구절만 있을 뿐 사진한장 없어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언제 독일이나 스위스 산악박물관에 가 보면 알 수 있겠죠....
3인공저 <암벽등반의 세계>에서는 O형비너가 가장 처음에 나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P72)
이는 단순히 선입관에 기초한 추측일 뿐입니다. 어느 책에서는 카라비너를 설명할 때 O형부터 시작하니까요.
예컨대, O형은 강도가 약해서 D형비너를 만들었고......식이죠.
최초의 산악용 카라비너는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장담컨대, 사진에서처럼 서양배(Pear)형 비너 또는 HMS비너였습니다.
이렇게 장담할 수 있는 증거는 사실^^ 없고요, 다만 아래와 같은 정황증거만 있을 뿐입니다.
첫째, 오토 헤르조그가 카라비너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뮌헨의 소방수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서양배형(Pear)형 고리에서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착안해서 오늘날과 같은 카라비너를
만들었다고 하죠.(이용대 선생의 알피니즘의 역사 p59)
그는 서양배형의 고리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습니다. HMS비너일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여기서 서양배형 고리와 오늘날과 같은 카라비너는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정확한 사진을 찾지는 못했지만, 좌측이 '서양배형의 고리'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몸매가 호리하다고 상상하세요^^) 요즘도 가방이나 개목걸이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이죠.
오토 헤르조그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아래쪽 슬링거는 부분을 없애고 우측과 같이 만들어 냈습니다.
1933년 미국 산악잡지에서..철제 카라비너의 모양이 서양배형임. |
1930년경 뉴질랜드 산악회 사진첩에서.사진 하단부를 유심히 보면.. |
둘째, 가방업계나 애완용 개목걸이 가게나 산업용에서는 카라비너가 여전히 Pear형이 일반적입니다.
다시말해 Pear형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시말해 카라비너의 원형은 Pear형이라는 것입니다.
O형 비너는 산악계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말을 반대해석해 보자면, 산악계에서는 Pear형 카라비너에서
만족하지 않고 다시또 O형을 계발할 특별한 결핍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 결핍은 바로...
하켄에 카라비너를 뀌우고 반바퀴 돌려서 자일을 넣는 다는 것입니다.
어떤 비너가 편할까요?
그래서 HMS형 비너 또는 Pear형 비너에서 곧 O형 비너로 바뀌게 됩니다.
그때가 언제일까요?
1938년 최초로 아이거 북벽을 등정한 주인공 중의 한명인 헤크마이어입니다.
하켄과 함께 카라비너가 철제이고(무게가 상당했겠죠.) 모양이 오형비너이네요...
한편,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면서 제철제강기술이 선진화되고 있던 일제가 1928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하는 카라비너의 모양입니다...오형입니다.
다만 1910년대는 암벽장비 개발의 광풍의 시대였습니다. 아이젠,하켄.카라비너 등등....
다시말해, 1910년 오토 헤르조그가 HMS비너를 만들자 마자 얼마 안있어서 오형비너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형비너를 만든 사람은 오토 헤르조그인지 누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건, 최초의 카라비너는...O형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추측^^합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었네요.
저도 잘 읽었습니다..
비너의 개발로 등반의 역사는 상당한 진보를 하게 돼었지요 ^^ 논리정연한 설명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