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지가의 뜻으로 해남에 최고의 노인복지를 실현할 노인복지회관이 건
립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그 독지가에 대한 궁금증이 나타
냈지만 30억을 고향을 위해 희사했다는 것 이외에는 밖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해남노인복지회관 기공식에서 만난 바로 그 사람, 박창길씨(67)는 여전
히 노인복지회관의 건립자체에만 관심을 둘뿐 자신에 대한 인터뷰를 극
구 사양했다고 한다.
해남읍 남송리 출생, 해남중·고등학교 졸업, 35년간의 서울생활에서 일
구어낸 경제를 부를 고향 해남에 환원하는 박창길씨, 그에게는 부를 가
진 이의 어떤 거만함도 거리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문구부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박창길씨는 "사회
적으로 복잡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시대를 희생적으로 살아온 지금의 노
인들은 편안하게 살아야할 권리가 있다"며 "노령이 돼 생산의 모든 것을
잃고 허약해지고 만성질환에 시달리나 사회에서 이를 해소해 주지 않고
있어 노인들이 외로움을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의 순
리에 그저 따른 것이다"라고 노인복지회관건립의 의의를 밝힌다.
기공식 후 마련된 식사자리에서 노인들은 여기저기서 고맙다며 진심 어
린 악수를 청한다. 악수에 겸손하게 응하는 박씨는 "늘 고향에 보람된 일
을 하고 싶어서 택한 일인데, 오늘 노인들의 손을 잡으며 좋아하는 모습
을 보며 보람된 일을 적소에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스레 웃는다.
또, 노인들과 함께 온 사회복지사들에게는 자신은 아무 것도 아는 바가
없으니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고 노인복
지회관의 관장은 사회복지 1급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노인복지에 대
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은 뒤에서
후원하는 위치에 머무를 것을 강조했다.
그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청했다. "그저 남이 한 시간 일하면 한시간 더
일하고, 한 걸음 많이 뛰면서 성실하게 살아오려고 노력했다"며 말을 아
끼는 박창길씨. 그간 치열하게 살아온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 기쁨과 평온
함이 흘러 넘쳤다.
30억이라는 돈을 고향의 노인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내놓았지만 정작
자신은 20년이 넘은 30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다시 바라
보게 한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가족에게 인색한 것은 아니다. 넘치지 않을 정도
로 자신과 가족에게 베풀고 더불어 사회에 환원하는 그의 모습은 돈을 어
떻게 써야하는 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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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소식
서울의 독지가 해남노인 회관...박창길씨?
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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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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