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진 탁구 "이면타법"이란 걸 처음 시도한 인물이
현 중국 탁구대표팀 감독인 류궈량이있다. 그는 펜홀더전형의 선수였다.
백핸드에서 어려움을 느낀 류궈량은 탁구라켓 뒤에다 러버를 붙여서 가끔 서비스를 하곤했다.
"이렇게 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으로 시작한 류궈량의 시도는 나중에 중국 탁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 남자탁구는 스웨덴의 얀 오베발트너와 외르겐 페르손이 전성기를 누리던 1980-90년대 초반에 힘을 쓰지 못했다.
그 후의 세대가 공링후이와 류궈량이었다. 류궈량은 펜홀더의 한계를 넘기 위해 가끔씩 이면타법의 백핸드를 실전에서
구사했다. 이후 주니어 선수 중에서 마린과 왕하오가 본격적으로 이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왕하오는 이면타법을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숙하게 친다.
이면타법은 볼이 꺽이는 각도가 혼란스럽고, 선제공격에도 유리하다.
펜홀더라켓의 뒷부분에 러버를 붙여서 치는 이면타법은 당시로선 기상천외한 방식이었다.
중국의 탁구 지도자들은 언제나 세계 최고를 달성해야 한다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었다.
상부에서는 항상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라, 그래야 정상에 머물 수 있다"는 질책이 내려온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를 수행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
그 결과 중국 탁구에선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쓰는 기상천외한 전형의 선수도 나왔다.
양손 어느 방향으로 공이 오든 포핸드를 칠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국제무대에 진출할 정도로 완성되진 않았던 것 같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그립을 갖고 나온 선수도 봤다.
외국인들 눈에는 중국 탁구는 선수만 3000만 명에 달한다는 "인해전술" 덕분에 정상에 선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끝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진지한 노력이 있었다.
"또 너희냐. 왜 너희들만 독주하느냐" 는 세계 탁구계의 불만에 대해 중국은 이렇게 되묻고 싶을지 모른다.
"당신들은 이기기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가?" 최강을 지키고 싶다면 힘들게 훈련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용품개발, 새로운 기술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진취적 정신이 필요하다.
이것이 중국 탁구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중국 탁구를 누르고 싶어하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중국만큼 투자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라고, 적어도 그런 노력 뒤에야 세계 정상의 길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