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노인요양원 감사편지
원장 이 종 숙
노란 은행잎들이 꽃송이처럼 흩날리며 떨어져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길가엔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게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가로수들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서있는 걸 보면서 또 한해가 지나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한해를 보내는 시기와도 겹쳐있어요.
요양원에서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우리 청암노인요양원에서도 어르신들의 식단이
훨씬 풍성해지고 따뜻한 방에서 의식주는 걱정 없이 지내시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족과 함께 지내시지 못하는 어르신들이기에 가슴 한 구석에 허전함은 항상
지니고 사시겠지요.
게다가 우리 요양원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어 몇 년이 되도 면회 한번 오지 않는
어르신들도 꽤 여러분이 계십니다.
이렇게 외로움을 안고 사시는 우리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방문해
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이 계셔서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특히 느티나무 봉사단은 수년 동안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셔서 주방봉사, 청소,
어르신 산책도우미, 말벗, 차량지원 등을 통해 직접, 간접적으로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기에 우리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함께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회원 여러분들이 바쁘게 일하시는 가운데 많지 않은 휴일을 우리 어르신들을
위해 할애하심을 알기에 저희들의 고마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애기하지만 이렇게 풍족하지 않은 생활 가운데에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여 기꺼이 봉사해주시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우리 청암노인요양원을 위해서 흘려주신 땀과 노고에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이 감사드리며 소중한 인연을 오래도록 지속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따뜻한 사랑을 가슴속에 품고 봉사를 통해 숭고한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시는 느티나무 봉사단 여러분들의 개인과 가정에 넘치는 축복과 행복이
영원토록 함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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