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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의 이해
ver 2.0(2009. 4. 21.)
최광은 / 사회당 대표
1. 기본소득의 핵심 개념과 그 배경
<개념>
- 개인 모두에게 조건 없이 주는 소득이다.
-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로 준다.
- 노동 요구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준다.
- 자산 심사 등의 어떤 심사도 없이 준다.
- 다른 모든 소득과는 상관없이 준다.
<배경>
- 경제위기 대안 모색, 대안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
- 국민주권의 기초, 사회적 공화국의 기초
- 선별적, 시혜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
- 임금노동형 완전고용 패러다임에서 사회적 필요노동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 자산 심사로 인한 자존감 상실 방지
2. 기본소득의 예상 효과
- 절대적 빈곤의 철폐와 상대적 빈곤의 감소
: 절대빈곤율 7%(장애인은 30%)의 대한민국
- 자유와 평등의 증진
: 자유의 물질적 기초 확보로 종속과 의존 탈피, 보편적 권리 획득으로서의 평등
- 노동조건의 향상과 노동자의 권리 증진
: 사업장 종속성의 약화, 노동시간의 단축, 노동의 인간화, 파업기금 효과로 인한 협상력 증대
- 여성의 자율성과 권리 증진
: 가정에서 남성에 대한 종속성 경감
- 관료적 비효율성, 고비용 관료제도의 제거
: 각종 심사의 폐지로 관료제 축소, 효율 증진
- 협동조합 및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
: 기존 경제 영역에서 흡수되지 못한 인력을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용이
- 내수 증진을 통한 일자리의 확대
: 생필품을 포함한 기초 분야의 내수 증진을 통해 일자리 신규 창출
- 조세형평성의 획기적 강화
: 기존 조세 체계의 급진적 개혁이 재원 마련의 전제
3. 기본소득의 제도 수립 과정에서의 논쟁점들
- 지급 수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 기본 생계비 산출의 문제
- 연령에 따라 지급액을 어떻게 달리 산정할 것인가?
: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등의 구간 설정 문제와 지급액의 차등 문제
- 어떤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 세제 개편의 방향을 둘러싼 문제(증세/감세/tax shift, ecotax, 토지세 등). 여태껏 상당수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소득세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을 해옴. 사람들이 창출한 가치에 세금을 매길 것인가, 아니면 자연 자원 이용과 사회적으로 형성된 가치의 이용에 세금을 매길 것인가가 하나의 쟁점.
- 여타의 공공부조, 사회보험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등 기여형 사회보험제도의 조세형 제도로의 전환 문제(사회보장세 신설 논의)
- 부분 기본소득으로부터 점진적으로 실현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 정말 아무런 의무나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
: '참가소득Participation Income' 주장
- 이주민에게도 기본소득을 보장할 것인가?
- 지구적 기본소득의 가능성은 있는가?
: 재원 마련 방법 중의 하나인 탄소세(지구적 불평등 완화와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증진)
4. 기본소득에 대한 익숙한 비판
- 기본소득이 돈과 상품 사회를 영속화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
: 기본소득은 오히려 노동력의 탈상품화를 촉진시키고,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다양한 사회 활동과 “내재적 부”(앙드레 고르)를 창출할 수 있음
-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더 큰 규모의 사회적 자선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
: 노동 강제, 의무 부과와 같은 사회적 강제에 대한 강박에 묶여 있는 사고
- 과잉생산, 과잉소비를 불러오는 선진국 소비모델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
: 이는 생산과 소비의 성격 변화를 사상한 비판임. 생산의 질이 높아질 수 있으며, 소비 형태 또한 바뀔 수 있음. 과소비를 위한 것이 아닌 기본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정한 공급 증가를 어떤 근거로 부정할 수 있는가.
-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
: 점진적인 접근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음. 문제는 패러다임의 전환. 브라질의 사례.
5. 20세기 이전 기본소득 논의의 흐름
<세 가지 역사적 기원>
○ 16세기 초에 최초로 등장한 최소 소득에 관한 아이디어
○ 18세기 말에 최초로 등장한 조건 없는 일회적 급부에 대한 아이디어
○ 19세기 중엽 이 두 기원이 최초로 결함함으로써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관한 아이디어가 최초로 형성됨
<인물과 주장>
- 비베스(1492-1540) : 기본소득 아이디어의 기원 가운데 하나인 최소 소득 보장에 관한 구상을 최초로 구체화함. 이는 빈민에게 사후적으로, 그리고 노동과 연계하여 보장해주자는 제안임.
- 몽테스키외(1689-1755) : “국가는 모든 시민들에게 안전한 생활수단, 음식, 적당한 옷과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활 방식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법의 정신>, 1748)
- 콩도르세(1743-1794) :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관>(1795)에서 사회보험에 관한 구상을 최초로 전개함. (* 사회보험의 이중적 성격 - 수급 자격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에 근접하나 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동떨어짐.)
- 토마스 페인(1737-1809) : 공공 부조와 사회보험을 뛰어넘는 급부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초로 발전시킴. 공공재인 토지의 지대 수입으로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자고 함. 모두가 자연 유산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논리로 이를 정당화함.
- 샤를 푸리에(1772-1837) : <잘못된 산업>(1836)에서 기본적 자연권을 누리지 못하는 탓에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사람들에게 사회는 기본 생존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함.
- 죠셉 샤를리에(1816-1896) : <사회 문제의 해법 혹은 인도적 헌법>(1848)에서 진정한 기본소득에 대해 최초로 정식화 함. 그는 샤를 푸리에가 옹호한 자산 심사와의 연계, 빅토르 콩시데랑이 옹호한 유급 노동과의 연계 모두를 거부했으며, 토지 소유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일정 소득에 대한 조건 없는 권리의 기초로 보았음. 훗날 <사회 문제의 해결>(1894)에서 그는 이를 “토지 배당”으로 명명함.
- J. S. 밀(1806-1873) : <정치경제학의 원리> 2판(1849)에서 “분배에 있어서, 특정한 최소치는 노동을 할 수 있거나 없거나 간에 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먼저 할당된다. 생산물의 나머지는 노동, 자본 그리고 재능이라는 세 요소들 사이에 사전에 결정되는 특정한 비율로 분배된다.”고 서술함.
6. 20세기 이후 기본소득 논의의 흐름
<세 가지 줄기와 하나의 예외적 실현>
○ 전간기 영국에서의 ‘사회 배당’, ‘국가 보너스’, ‘국가 배당’ 논의
○ 60, 70년대 미국에서의 ‘demogrants’와 ‘NIT’를 둘러싼 논의
○ 70, 80년대 이후 북서유럽에서의 활발한 기본소득 논의
○ 하나의 예외적 실현인 알래스카 영구 기금
<복지국가의 위기와 기본소득>
○ 공공부조와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가 오늘날 경제적, 사회적 한계에 다다름.
○ 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대안적 소득보장 논의가 촉발되고 있음.
○ 그 방향은 크게 노동연계복지workfare와 非노동연계복지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고, 전자의 대표가 EITC라면 후자의 대표가 기본소득임.
<인물과 주장>
- 버트란트 러셀(1872-1970) : <자유로 향하는 길>(1918)에서 생계에 충분한 소득을 모두에게 주어야 한다고 함.
- 데니스 밀너(1892-1956) : <국가 보너스 계획>(1918)에서 매주 영국 모든 시민에게 1인당 GDP의 20% 수준에 맞춰진 국가 보너스를 지급하자고 함.
- 클리포드 더글라스(1879-1952) : 1924년 일련의 강의와 저작에서 ‘국가 배당’을 모든 가구에 매월 지급하자는 ‘사회 크레딧social credit’을 주장함. (캐나다의 Social Credit Party)
- 조지 콜(1889-1959) : 1935년 저작에서 ‘사회 배당’을 주장함. <사회주의 사상사>(1953)에서 기본소득의 영어 표현인 ‘basic income’을 최초로 언급한 것으로 보임.
- 제임스 미드(1907-1995) : 1930년대 중후반의 저작에서 역시 ‘사회 배당’ 아이디어를 옹호함.
- 줄리엣 라이스-윌리엄스 : 1943년 기본소득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 계약’을 제안함. 보편적이긴 하나 노동이라는 조건이 연계된 한계가 있었음.
- 밀턴 프리드만(1912-2006) : <자본주의와 자유>(1962)에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주장함.
- 제임스 토빈(1918-2002) : NIT와 대조적으로 공공부조와 사회보험을 대체하지 않는 최소 보장 소득인 ‘demogrant’를 주장함. (이 용어는 죠셉 페츠먼이 맨 처음 사용) 1972년 민주당 조지 맥거번의 대선 강령에 토빈의 demogrant 제안이 담겼음.
- 앙드레 고르(1923-2007) : 1985년 20,000시간의 사회 서비스 제공을 조건으로 한 평생 동안의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함. 1997년에는 조건 없는 소득에 대한 지지로 돌아섬.
<연대기>
- 1976년 주 헌법 개정으로 알래스카 영구 기금 설치
- 1977년 네덜란드 기독민주당 좌파로부터 태동한 급진당이 기본소득을 공식적으로 선거 강령에 담은 의원을 지닌 최초의 유럽 정당이 됨.
- 1982년 6개월 이상 거주한 알래스카의 모든 사람에게 나이와 거주 햇수에 상관없이 영구 기금으로부터 매년 균일한 배당을 실시하기 시작함. (2008년 현재 1인당 2천달러를 조금 상회함.)
- 1983년 샤를 푸리에 그룹의 형성
- 1984년 영국에서 빌 조단과 허모인 파커 중심으로 ‘기본소득연구그룹(BIRG)’이 결성됨. (BIRG는 1998년에 시민소득트러스트(CIT)로 바뀜.)
- 1985년 네덜란드 Scientific Council for Goverment Policy가 ‘부분 기본소득’의 도입을 제안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네덜란드에서 활발한 논쟁이 촉발됨.
- 1986년 기본소득에 관한 첫 번째 국제회의 개최, BIEN을 결성하기로 하고 이후 2년마다 총회를 치름.
- 1988년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BIEN) 결성
- 1999년 브루스 액커만과 안네 앨스톳의 <종잣돈 사회The Stakeholder Society> 출간. 8만 달러의 조건 없는 지급에 대한 정당화는 ‘지구의 공동 소유 개념’(토마스 페인)이 아닌 ‘기회의 평등’으로서 보다 포괄적인 정의의 개념에 기초한 것임.
- 2000년 1월부터 격월로 <NewsFlash> 발간 시작
-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0차 총회에서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로 전환함.
- 2005년 독일에서 기본소득 관련 논쟁이 크게 일어남.
-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최초로 BIEN 총회가 개최됨. 앤드류 글린의 <고삐 풀린 자본주의>
- 2010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BIEN 총회 개최, 브라질 부분 기본소득 실시 예정
7. 한국의 기본소득 운동
<기본소득 주장 주요 인사, 단체, 정당>
- 학계 : 곽노완(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강남훈(한신대 경제학과)
- 노동계 : 이수봉(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 사회단체 : 금민(사회대안포럼 운영위원장)
- 정당 : 사회당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핵심 공약 ‘국민기본소득제도’, 사회당 기본소득위원회(2009년 2월 2일 사회당 중앙위원회에서 특별위원회로 설치)
<기본소득 관련 움직임과 계획>
- 2009년 1월 22일 사회대안포럼 제3회 심포지엄 ‘기본소득제도의 사회대안적 가능성’
- 2009년 2월 18일 기본소득네트워크(The Basic Income Earth Network - Korea) 까페 개설(http://cafe.daum.net/basicincome)
- 2008년 3월 28일 사람연대(대학생사람연대, 인연맺기운동본부, 행동하는의사회, 전국노동자회, 사회당의 연대체) 중앙위원회 기본소득 강좌
- 2009년 4월 13일 <한겨레> 기사 ‘대전환의 시대 2부 대전환을 읽는 열쇳말 1회 기본소득 제도’
- 2009년 4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4월호 기사 ‘[Issue]일하지 않는 자도 먹을 권리가 있다: '일자리' 대신 '소득'을 나누는 새로운 패러다임’
- 2009년 4월 17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주최 기본소득 토론회
- 2009년 3, 4월 <사회당> 당보 기본소득 특집, 시도당 캠페인과 당원강좌 사업 진행
- 2009년 6월 맑스꼬뮤날레 기본소득 세션 계획
- 2009년 8월 한국사회포럼 기본소득 세션 계획
- 2009년 가을 필립 판 빠레이스(벨기에 루뱅대학) 초청강연회 계획
- 2009년 하반기 혹은 2010년 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결성 계획
- 2010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개최되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 총회 참여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인준 요청 계획
첫댓글 사회당 각 시도당에서 '기본소득'을 주제로 당원강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에 맞춰 쓰여진 교안입니다.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고, 좀 더 넓은 범위에서 활용하기에는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혹시 참고가 될지 몰라 자료를 올려봅니다.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입니다.
파일로도 자료를 첨부했습니다. 오픈 도큐먼트 형식입니다. 사회당은 '자유 소프트웨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한글을 쓰실테지만, 이참에 오픈오피스(http://openoffice.or.kr)를 한 번 사용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