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공양후 독특한 셀프설겆이(자기가 먹은 식기는 스스로 설겆이)하고 요사채 배정 받은 곳으로 향하는데
여전히 비가 줄기 차게 내린다. 여자들은 사자1실, 남자는 연화5실... 간단하게 짐을 풀고 6시반부터 시작한다는
저녁 예불 참석차 법당으로 갔다. 엄숙하다. 법당 관리 보살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가져온 참외를 보살님의 손을 빌려서 부처님전에 올리고 법회에 임한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래도 다들 예불에
목청을 높인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번, 천수경까지 염불 참여하고 석가모니불 정근에 들어가는 찰라에
스님 바로 뒤에 앉아있던 규환이가 "나가자"라고 귓속말한다. 목탁소리&엄숙한 분위기에 다들 망설인다.
회장이 방석을 접는 것으로 분위기를 결정한다. 과감히 반배하고 방석 정리하고 법당을 줄줄이 나선다.
길들여지지 않아서 일까 비내리는 산사......어둠이 깔려 오는데...법당을 나서니 너무 맑은 공기와 그리고
비안개 가득한 경치에 자유감을 느낀다.
요사채로 내려오니 갑자기 심심해진다. 보현회가 평소 같으면 지금쯤 곡차에 매진하고 있을 때인데.....
의기투합이 일어난다. "절아래 동네에 차(?) 마시러 가자!" , 우리가 조금 준비해온 곡차(?)와 주전부리들을 들고
준곤이 차(7인 승차 가능)로 잠시 만에 절을 탈출...ㅎㅎ 첫번째 만난 가게에 들어가 얼큰한 찌게, 파전 요청을 하니
흠쾌히 승락한다(장사가 안되나 보다 ㅎㅎ).
오늘 포행을 마무리하는 의식거행이 짧은 시간에 준비되었다.
동동주, 막걸리, 맥주... 메밀전, 두부찌게, 생두부 무침, 오징어등 ....야외식탁에 차려 놓고 다들 둘러 앉아 입담을 시작한다.
처적처적 밤비가 내리고 길건네 팬션에서는 술취해 가무하는 소리까지 들려...세상사 논하기 좋은 분위기다.
9시 취침시간을 맞추려고 훨씬 지난 시간이지만 같이 자야할 사람들(템플스테이) 생각에 아쉽지만 포행반성식을 끝냈다.
요사채에 와서 씻고 닦고... 잠이 안올것 같은 분위기지만...대충 엎어져 잔다.
새벽녘...규환이가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늙으면 잠이 없나보다 ㅎㅎ)
줄지어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하고 발길은 자연스럽게 법당으로 향한다.
여명속에 법당과 어우러지는 사자산의 자태... 금강송 사이로 하얀 아침 안개가 피어오른다. 곽군이 놀란다.
"형! 저거 찍어라..쥑인다." ...... 기념 사진 몇장 찍고...아침 공양간으로 이동. 공양하면서 오늘 일정을 의논해본다.
단양에 있는 천태종 본사인 구인사와 고수동굴에 가보자고 중지를 모았다.
무관스님을 정녕 못뵙고 간단 말인가...허전한 마음...아쉬운 마음에... 스님의 거처라도 보고 가려는듯 규환이가 찾아다닌다.
아.....어쩌나....무관스님이,.............우리가 간밤에 잠을 잔...옆방이 거처라니.......대중들이 자는.... 요사채...
씁슬하다... 미련없이 떠나고 싶어서 일찍 길을 나선다. 고수동굴로....... 가는 길에 오디도 따먹고 그림같은 도담삼봉에서
아이스크림 파티도 하고 섭씨14.5도인 고수동굴 구경하고 구인사로 갔다.
무슨 제를 올리는 모양인데 징과 북 그리고 염불이 어우러져 다소 경쾌한 분위기다. 바라춤만 추는 줄알았는데...
어제저녁 법흥사에서의 엄격한 분위기의 예불과는 대조적이다. 북을 치는 스님의 어깨가 흥에 겨워 들썩인다.
엄숙함과 경쾌함이 대조적이다... 그리고 구인사의 분위기가 조직적이고 분업적이다...거대한 시멘트 사찰...
공양간에도 자원봉사들로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된장국과 버섯 무침, 무우채나물이 맛있었다.
서울로 가는 김정희를 배웅하면서 2009년 2번째 보현회 만남은 구인사 버스 주차장에서 회향식을 했다.
******* 다음 모임때는 potluck을 하기로 했다. potluck이 뭐냐고? 각자가 준비한 음식을 가져와서
다양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다. 음식과 과일..과자...등..겹치지 않게 각 개인에게 준비할
음식에 대해 지령이 내려갈 것이다. ^^*
#2009년 3번째 보현회 포행은 지리산 실상사 부근에 있는 일성콘도(강규환 회원권)에서 하기로 했다.
실상사, 금대암(?), 칠선계곡(벽송사, 서암), 상림숲, 정여창 고가...등으로 포행을 떠날 계획이다.
아름다운 보현회 포행에 꼭 참여 하시길 부처님전에 기원하면서........서보균 합장 ()()()
P.S 여러 회원님들의 중지와 회장의 결심으로 당분간 명찰 탐방위주의 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해와 더불어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첫댓글 오랜만에 본 자리로 온거 같아 좋네.... 다음 포행에는 꼭 참석토록 하마.
요번 포행은 고등학교때 수련회 하는 기분도 있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회장님 수고가 많으심니다...
마음이 찡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