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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질병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를 생각해야 하니까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질병을 복잡하게 만들고 현대 사회에서는 의학 정보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기준이나 지식의 범위 내에서 질병을 진찰하고 판단하고 저울질한다.
수많은 대학병원의 유명한 의사나 한의사, 심지어는 외국의 유명한 병원까지 다녀본 어느
척추 디스크 환자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제 병은요. 침을 허리의 어느 혈에 놓고, 다리에는 어느 혈에 놓아야 되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내가 원하는 곳에 침을 놓지 않아요. 참 유명한 선생님들이 이 쉬운 병을
고치지 못하니 참으로 답답해요."
"......?"
"왜 대답이 없으세요? 제 말이 틀렸어요?"
"......?"
대답할 필요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참 해도 너무한다. 이 환자는 의사가 필요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의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치료해 주기를 원한다.
지방의 어떤 중소기업의 섬유 회사 사장이 십수 년간을 거래하던 외국의 어느 섬유 수입
회사가 한국의 섬유가 질은 좋지만 비싸서 중국으로 거래선을 옮기겠다는 FAX 한 장을
받고는 그만 쓰러져 사람이 실성해져서 폐인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것 모두가 그 사람의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섬유 회사 사장이 삼초의 기운이 왕성한 분이었다면 어느 정도 충격은 받았겠지만 그
정도로 심각해지는 않았을 것이고, 다시 재기의 기회를 엿보며 노력할 것이다.
의학입문에는 삼초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상초는 여무라 하여 마치 구름 같다
하였고, 중초는 여구라 하여 거품이 일고 있는 도랑 같다 하였으며, 하초는 여독이라 하여
물이 잘 빠지는 도랑 같다고 말하였다.
중초의 여구는 언제나 거품이 일고 있는 상태 같은데 중초에서 병이 생기면 거품이
가스로 변하여 속이 더부룩해지는 것이다.
삼초경으로 다스릴 수 있는 질병이 많은데 두통이나 여러 가지 흉통, 정신병,
류머티즘질환 같은 전신성질환도 치료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초의 기운은 동양사상의 우주 삼라만상으로 보면 상화지기로써 오행적인 질서가 잘
운행되게 하는 에너지의 공급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사람의 인체에서도 삼초지기가
없다면 오행적인 질서는 깨지게 되고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삼초의 기운이 원활해야 모든 일을 활기 있게 처리할 수 있고 과감한 추진력도 생길 수
있으며 결단력도 생기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오고, 보고, 듣고, 배운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중용이라는 것은
바로 불교의 깨달음,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깨우침과 상통하는 말로서 어디에도 얽매임이
없이 순수의 마음, 단순한 본래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불가에서는 본래 면목이라고 한다.
이러한 본래의 면목을 찾으려면 삼초의 기운이 활발해야 하고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인체의 에너지를 오운육기의 작용에 의해 기화되고, 이 기회된 에너지가 바로
삼초지기이니 삼초지기가 왕성하면 경락의 기운도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그럼 삼초지기를 보강하는 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인간에게 건강은 정신력과도 관계가 깊은 것으로서 황제내경에 보면 '지오미는
입으로 받아서 비위에서 간직되고, 칠정을 길러 주며, 신은 여기서 자생한다.'하였는데,
여기서 칠정은 기쁘고, 화내고, 근심하고, 슬프고, 생각을 많이 하고, 놀라고, 공포에 질리고
하는 인간이 일곱 가지 감정을 말한다.
정신력이 약해지면 잘 놀라고, 기억력이 둔해지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세인 경계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증상에는 침구요법, 약물요법, 정신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약물요법으로서는 잘 놀라는 경계증세와 건망증에는 귀비탕이라는 약이
대표적이다.
비약물요법의 고전에 나타난 것을 살펴보면 어떤 부인이 도둑에게 겁탈을 당하고는
놀라기를 잘하고 의식을 잃기도 하였다. 의원이 와서 부인을 엎드리게 하고는 그 앞에
빈 궤짝을 놓고 몽둥이로 크게 소리나게 두드리니 부인이 처음에는 놀랐으나 계속 몇 차례
두드리니 놀라지 않고 그 뒤로는 정상이 되었다. 며칠 후에 의원이 사람을 시켜 그 부인이
자는 방문을 두드렸으나 놀라지 않고 잠을 자더라는 이야기다.
"선생님, 저는 보약을 먹고 싶은데 살이 찔까 두려워서 겁이 나는데요?"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
여성의 나이 30대 중반이 가까워지면 임신, 분만, 수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여성 특유의 피하지방이 많아져서 풍만하게 되는데 어쩌면 당연한 건강일
수 있으나 심리적인 나태함이나 과식과 함께 오는 운동 부족 등은 여러 가지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이럴 때 살을 빼기 위한 약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 때
쓰는 약들은 발한제로 땀을 강제로 내게 하거나, 하제로 설사를 강제로 시켜 주는 약들
뿐으로 이런 방법들은 인체의 생리 기능을 역행시켜 건강을 크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부터 20년이나 30년 전쯤만 해도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사람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고 모든 것이 풍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 시대에는 약을 지으러 오는 대개의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니 기본적인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약을 지을 때도 보약을 지을 때도 밥맛이 좋아지게 하는 약을 함께
넣어 살이 찌게 하였는데 이러한 것이 와전되어 잘못되어진 것 같다.
한마디로 보약은 인체 각 장기와 기관들을 보강하고 튼튼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보약은 반드시 살을 찌게 하지는 않으며 자신제를 투약하다 보면 오히려 몸의 모양새를
예쁘게 하고, 탄력있게 하고, 체중을 내려서 건강미가 넘치는 젊음을 간직할 수가 있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이 비만 치료의 빠른 길이라고 할 수가 있으며 침구요법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약의 효능과 먹는 데 따른 상식은 어떤가?
중국 진나라의 갈홍이 지은 포박자에는 '사람의 몸은 한 나라와 같아서 가슴과 배는
궁전과 같고, 팔과 다리는 성곽이나 들판과 같고, 뼈는 문무백관과 같고, 마음은 임금과
같고, 피는 신하와 같고, 기는 백성과 같으니 몸을 다스릴 줄 알면 나라를 다스릴 줄 알게
되고, 백성을 사랑하여 나라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기를 아껴야 몸을 온전히
지탱할 수 있는 것이고, 백성이 흩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기가 흩어지거나 고갈되면 몸도
지탱하지 못하는 법이니, 한번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가 없다. 사람의 몸은 가꾸기는 어렵고
그르치기는 쉬워서 비록 기가 강건하고 깨끗하다고 하나 탁하고 쇠약해지기 쉬운 것이므로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덕망으로 몸을 잘 보전하고 지나친 욕망을 삼가고, 혈기를 튼튼히
해야 만이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니 이렇게 하면 병들지 않고, 설령 병이 들었다
하여도 금새 물러갈 것이니 연년익수할 것이다.'
이 내용은 유가의 논어에 나오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도 될
것이다.
보약은 몸을 가꾸고 보충하여 주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급하여 병이 들었을 때 침 몇 번이나 약 몇 첩으로 낫지 않으면
침을 열흘이나 맞았는데' 혹은 '약을 한 제나 먹었는데' 하고는 투덜거린다. 침을 열흘밖에
안맞고, 약을 한 제밖에 안 먹었는데도 말이다.
이 조급한 마음은 보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보약을 먹었는데도 별로 모르겠다.'한다.
보약은 지금 병이 있어서보다는 내일을 위해서이며 참으로 자기 몸을 가꾸고 기르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여 주는 것이며, 비싼 보약보다는 싸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보약을 먹는다면
제일이다.
보약하면 대부분 빠른 효과를 노려서 비싸고 무리한 중제를 쓰고, 비싸고 무리한
중제인만큼 효과가 빠르고 단시일에 굉장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참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고 그렇게 권하는 의사가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자기 몸을 가꾸고, 기르고, 진액을 보충하여서 장래에 올지도 모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주고 건강한 삶을 영위시켜 주는 것이라면 자기에게 맞는 약을 지어서 복용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과다한 욕심은 금물이다. 어린아이에게 녹용을 너무 많이 써서 체물질이 쌓여서 비만하게
하는 것도 그 좋은 예라 할 수가 있다.
"어린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머리가 둔해집니까?" 물론 그렇지 않다.
녹용의 약효는 함께 쓰는 부제에 따라 차이가 나며, 부제가 좋고 알맞아야 하며, 거기에
따라 약효가 좌우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건강한 몸으로 장수를 한다는 것은 정력이 좋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정력이 좋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정력이 좋다는 것은 스태미나가 있고 건강미가 넘친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나무가 늙어도 새 가지가 돋아나면 다시 살 수 있는 것 같이 사람이 늙어도
진기를 보충하면 젊음을 간직할 수 있으니 즉 환동이 된다.'
여기서 진기라는 것은 신정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에게 생명의 원동력이 된다. 즉 신정의
동력이 움직여서 새로운 스태미나를 간직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것을 정력이라고
부른다.
남자에게서의 정력은 곧 힘의 상징이고 이것은 부부 생활의 기초 에너지이며, 부부
생활을 동양의학에서는 양사라고 부른다.
선가에서는 '음양의 화합에는 정이 참으로 보물과도 같으니 음양의 화합이 방종으로
흐르지 않고 절제하여 사용하면 장수에 이를 것이다.' 하였고 '상천옹'이라는 책에는
'사람이 양생하는 데는 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데 정력이 충만하면 기가 튼튼하고, 기가
튼튼하면 정신력이 뛰어나고, 정신력이 뛰어나면 몸이 튼튼하고, 몸이 튼튼하면 저절로 병이
없어져서 안으로는 오장의 기능이 원활하고, 밖으로는 피부가 윤택하여 안색에 광채가 나고,
이목이 총명하고 또렷하여 늙어서도 정력이 넘치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하였다.
또 소녀경에는 '정을 남발하지 말고 잘 지켜 정신 수양에 정진하면 장수할 수가 있다.'
하였다.
여러 원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간의 스태미나와 장수와는 관계가 깊으며 할 수만
있다면 선도나 선도의 수행이 참으로 좋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여러 가지 운동요법과
식사요법, 그 외에 침으로 기혈의 순환을 보하고, 보약으로 진액을 보충한다면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비싼 약만이 좋은 보약이라고 권하는 의사가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독자들이 할 일이다.
계한상수 갑한하수
해설: 닭은 추워도 나무에 올라가고, 오리는 추워도 물에 들어간다.
옛날 중국에서 선도를 익히고 수행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법이
없이 살았다. 선도의 사상을 다룬 '회남자'라는 책에는 '너는 살아서는 칠 척의 몸뚱이에
지나지 않고, 죽어서는 한 줌의 흙이 된다. 네가 살아있을 때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죽어서 형체가 없어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네가 살아 있을 때 다른 형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죽었다고 하더라도 흙이 더 두터워지지 않으니 너는 어찌하여 삶과 죽음에 대하여
기뻐하고, 증오하고, 두려워하느냐?' 그 사람의 본심이 착하고 어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선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끝없는 수행으로의 정진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욕망과 탐욕과 증오는 기를 탁하게 만들고 마음이 괴롭게 되고 기가 날로 쇠약하여진다.
닭은 아무리 추워도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는데 닭이 만일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지 않고 땅에서 자려 한다면 그것은 병든 닭이다. 오리는 아무리 추워도 물위에서 노는데
오리가 만약에 물위에서 놀기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병든 오리임에 틀림없다. '생긴 대로
놀아라.' 이 말은 농담이 아니고 진리이다. 닭이 아무리 추워도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는 것이나 오리가 추워도 물위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것은 닭이나 오리의 본능적인 것이며
이것은 곧 진리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소설 '두자춘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두자춘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품행이 바르고 성품이 어질었는데 어느 날 한 선인이
나타나 그의 어진 성품을 보고 그를 선인을 만들기 위해 자기가 기거하는 산으로 데리고
갔다. 두자춘은 선도를 수행하기 전에 시험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고독과 두려움을 받고,
두 번째는 사랑하는 아내와의 정을 끊는 고통을 겪고, 다음은 육체적인 고통과 괴로움,
배고픔 등을 겪고, 다음은 육체적인 욕망인 성욕에 대한 시련을 겪으며, 마지막으로
자식과의 사랑과 인연을 끊는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 그는 모든 시련과 시험은 다
이겨냈으나 마지막 자식과의 정과 인연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쫓겨나게 된다는 설화다.
선도의 최고의 경지를 이루려면 인간이 칠정인 기쁘고, 슬프고, 화내고, 근심하고, 놀라고,
두려워하고, 공포에 질리는 모든 감정을 초월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이렇게 할 수 없으니 어진 성품으로 살아가며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돕고,
병든 자는 보살펴 주고 하는 사랑의 마음과 행동이 있으면 참으로 좋은 삶이라 할 수가
있다. 이것은 속세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웬만한 수행법 못지않은 훌륭한 자기 정화의
방법이며,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갈 때 세상은 한층 밝아진다.
첫댓글 실제로 제가 만나본 수도하시는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수도를 함에 있어서 가족과의 마찰(자녀 양육 문제, 결혼 문제, 부모님의 반대 등등)이었는데 그것을 본 제불제성들께서 고민하신 덕분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도법들이 나오고 있으니 그 문제들은 차차 없어질 것이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