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27일 1박 2일, 약12시간에 걸쳐 덕유산종주를 하였다.
덕유산하면 일단 무주구천동부터 떠올리지?
그런데 왜 九千洞이냐~
구씨와 천씨가 살기 시작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구절양장(九折羊腸) 9,000굽이를 헤아리는 계곡의 많음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는 두가지 설이있더군.
두번째가 더 그럴싸하지?
구천동은 이 德裕山의 한 부분이고,이 산은 말야~
전라북도 무주군·장수군, 경상남도 거창군·함양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서
최고봉은 향적봉(香積峰:1,614m)인데,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군.
북덕유산(향적봉)과 남덕유산(1,507m)으로 나뉘며,
주봉우리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무풍면(茂豊面)의 삼봉산(三峰山:1,254m)에서
시작하여 대봉(1,300m)·덕유평전(1,480m)·중봉(1,594m)·무룡산(1,492m)·
삿갓봉(1,410m) 등 해발고도 1,300m~1,5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 지어 솟아 있어
일명 덕유산맥으로 부르기도 하지.
봄에는 철쭉 군락, 여름이면 시원한 구천동계곡, 또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겨울에는 눈에 덮인 구상나무와 주목,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인데...
특히 이 산은 겨울의 설화와 상고대로 유명하지.
가지에 눈 내린 것 쌓인 것이 눈꽃, 눈가루와 서리가 내려 녹다가 다시 얼어서
투명하게 된 것이 상고대인데~
국립공원의 산중, 눈꽃과 상고대로 이름난 곳은 이 덕유산 외에 소백산과 치악산이 있다.
사실 산은 어느 계절이나 특색이 있지만 여름산행은 그중에 좀 빠진다 싶었는데
이번에 색다른 경험을 하였지.
향적봉에서 삿갓재로 이어지는 주봉능선에서 내몸의 좌측, 즉 경남 쪽은
치솟아 오르는 안개비로 냉각기의 바람처럼 서늘하고
몸의 우측인 전북 쪽은 훈훈한 기후가 완연히 느껴지더라구.
거기에 서려있는 안개비의 그런 환상적이고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능선 곳곳에 피어있는 원추리 꽃들과 주걱비비추등의 야생화 장관은
여름이 아니면 절대 구경치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었지.
고도 1,300~1,400미터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야생화의 잔치.
"거기서 말 달리며 애마부인을 찍는다거나 누드사진을 찍으면 죽이겠군"
이런 생각을 했는데...너무 속된 생각이었나?
다행히 비는 맞지 않았으나 땀과 안개비로 흠뻑 젖은 몸을, 걷고 걸어 도착한곳은
우리가 묶을 삿갓재의 산장.
거기에서 시원한 샘물로 몸을 닦으니 다시 원기가 솟구치더군.
낮에먹은 주먹밥의 보상으로 저녁은 복분자 탄 소주와 삼겹살...정말 그맛이란!
대부분 국립공원 측에서 운영하는 다른 산장과는 달리 이곳은 개인이 5년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1999년에 지어져 비교적 깨끗하고 산장지기도 꽤나 친절하더군.
새벽에 작은일 보러 밖에 나오니 칠흙같은 밤을 조용히 감싸고 있는 안개는
그 또한 새로운 여름산의 맛이더군.
시끄러운 것을 피해 조용히 계곡에서 가족과 즐기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말야~
시끌와글한 무주구천동쪽 계곡보다는 경남 거창을 거쳐들어와 황점계곡과
월성계곡을 한번 가보라구.
또 모르지...엊그젠 좋았던 곳도 금새 알려지는 법이니까.
요샌 하도 오지 매니어들이 많으니까~
좌우간 구천동보단 덜 오염된 그곳의 콸콸대는 폭포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네.
(2003.7.28)
향적봉에서 바라본 풍경
주능선 곳곳에 피어있는 안개속의 원추리꽃과 주걱비비추
삿갓재 산장에서 백두대간 단독 종주한 우리직원과 함께
첫댓글 부럽구먼~~마음의 여유와 체력 그리고 넉넉하게 써주는 글솜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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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아 참 부럽다. 나중에 캐나다로 와서도 맨날 이렇게 살꺼 아니냐. 참 멋지게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