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의 봄 <1>/ 박경용
갸웃대던 깜장새가
부리를 문지르자
자작나무 줄기가
희멀거니 살아난다
거뭇한 떨기나무숲도
희부옇게 드러난다.
한발 앞선 동생이
버릇된 시늉으로
자작나무 둥치에
손가락을 들이대자
흐릿한 우듬지 둘레가
파릇하게 트인다
-봄빛이 가까운 날
-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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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박경용
살랑살랑 꼬리치는
강아지풀아, 반갑다!
오늘날 강아지는
나보다도 귀하신 몸.
만만한
네가 반갑다.
이름만으로도 반갑다!
- 202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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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운동회/ 김용희
꽃 피우기 경주로
온 들판이 들썩인다.
"어서어서 빨리빨리,
짧은 해가 지기 전에……"
벌 나비 심판관들도
날갯짓이 숨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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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고개/ 신현배
날마다 킥보드로
출근하는 우리 삼촌.
'서른 고개'를 넘어
더 가팔라진 '결혼고개.'
그 고개
킥보드 타듯
단숨에 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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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나비/ 진복희
꽃잔치가 끝날 때쯤
문득 날아든 흰나비.
지려던 꽃잎들이
나붓나붓 망설인다.
저무는
꽃동네 봄을
다독거리는 햇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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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동시조 정원
동시조 쪽배 동인 제13호/ 자작나무의 봄/ 동시조쪽배동인/ 리잼/ 2024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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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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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용희 시인은 <엮고 나서>에서 박경용 선생 작품 끝의 날짜가 탈고 날짜라고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