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조합을 찾아라
한국은 중앙수비수 조용형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가와사키를 상대로 정대세를 수비한 경험이 있는 황재원이 공백을 메웠다. 중앙미드필더에도 부상으로 빠진 김정우 대신 최근 잉글랜드 위건에 입단한 조원희가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는 박주영과 이근호가 선발로 나섰다. 평가전이라 다음달 1일에 있는 북한과의 경기만큼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사실상 베스트 11이 선발로 출장했다.
무적 선수 이근호, 실전감각은?
최근 여러 유럽팀에 입단이 무산되어 말 그대로 '유럽여행'을 하고 J리그 팀을 알아보고 있는 이근호는 팀이 없는 '무적'상태이기 때문에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이다. 얼핏 보기에는 실력의 변화가 보이지 않은 것 같아도, 골 결정력이 그 차이를 보여주었다. 전반 4분 박주영과 이청용이 이근호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만들어 주었지만 이근호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21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이근호의 어깨를 맞고 들어가는 듯 했으나 크로스바를 스쳤고, 22분에는 박지성의 패스를 이청용이 받아서 슈팅을 했고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이근호가 재차 슈팅을 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외 전반 35분,38분,41분에 박주영과 콤비플레이를 펼치면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나 필드골은 넣지 못했다. 결국 이근호는 후반 27분 기성용이 얻어낸 패널티킥 골로 득점하고 34분에 배기종과 교체되었다.
압도적인 경기..아쉬운 후반 집중력
한국은 이라크를 상대로 거의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었다. 후반 10분 황재원의 헤딩 자책골을 제외하면 후반 30분까지는 이라크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대표팀의 '쌍용'인 기성용과 이청용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전반전에는 이청용, 박지성, 박주영이 공격을 주도했고 후반전에는 기성용이 박현범과 교체되기 전까지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했다. 후반전에 교체투입된 김동진, 김치우의 움직임도 좋았다. 전반전에 이영표가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 반면, 후반전에 이영표와 교체된 김동진은 왼쪽 측면에서 이영표보다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하는 등 이영표와는 다소 다른 스타일의 경기를 보였다. 박지성과 교체되어 투입된 김치우는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후반 14분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김치우에게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김치우가 이라크 골키퍼가 손을 쓸 수없는 발리 슈팅으로 멋있게 데뷔골을 장식했다.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배기종, 이상호, 박현범도 후반에 교체투입되어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경기가 끝날 무렵에 한국의 공격을 포함한 여러 움직임이 현저하게 둔해졌다. 후반 30분 이후에 공격을 자주 허용했고 후반 48분에 코너킥을 김치우가 몸을 날려 막지 않았다면 동점골을 허용할 뻔했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지쳐보였다.
전체적인 평
한국의 실력은 압도적이었다. 약속된 세트 피스도 어느 정도 잘 맞은 듯 했고 미드필드과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이었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골결정력과 후반 집중력이다. 한국은 슈팅을 24번, 유효슈팅은 11번 기록했다. 골로 바로 연결될 수 있었던 장면은 수 차례 있었는데 필드골은 겨우 1골이다. 그것도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드가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의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선수들이 다소 지친 기색이 보였는데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하고 집중을 해야한다. 최근에 평가전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실전에서 그 문제점들이 잘 보완되었기 때문에 다음달 1일에 있을 북한과의 경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보완될 것으로 믿는다.
- 허원우 (예비)축구해설위원 -
첫댓글 허원우회원의 날카로운 해설이 축구경기를 다시 보는 듯하게 느껴지게 하네요. 경기의 촛점을 매우 잘 설명했으며, 물 흐르듯부드러운 전개는 허원우 축구해설가의 장점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해설의 생명은 '시간성(timeliness)'인데, 매우 짧은 시간내에 완성한 것 또한 매우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그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다시한 번 세길 명언이라 생각됩니다. 허원우 해설가, 수고했습니다.